세계문화유산 봉정사와 제비원 석불

2018. 8. 24. 17:11톰군/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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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경안동 봉정사영주 부석사, 경남 양산 통도사, 충북 보은 법주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해남 대흥사 등 국내 대표적인 7개의 산사가 '산사, 한국의 승지승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최근 7월 말, 주말에 봉정사를 방문했다고 하는데요. 안동에 방문했으니 봉정사 한 번 방문해봐야 할 이유들로 충분한 듯 하네요.


그럼 산사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천년 고찰 봉정사를 소개합니다.


봉정사로 가는 길에 놓여진 늙은 노송


봉정사는 사찰로 들어가는 길에 입장료 2천원 (카드 안 됨)를 받습니다.


이 날 너무 더워서인지 아님 원래 가능한지 차를 가지고 사찰 깊숙이 들어가 차를 주차 할 수 있었는데요. 다른 사찰에 비해 걸어올라가야 하는 수고로움은 덜 수 있었지만 차를 타고 올라오는 길에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늘어선 길을 보니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또한 매력일 수 있겠더군요.


이런 말을 꺼내자 친구들이 그럼 넌 걸어와! 해서 더 이상 군말없이 차에 올라탔습니다. 이 날, 최종 목적지가 영덕이었기에 걸어올라가면 여기서 꽤 많은 시간을 쓸 수 밖에 없으니까요.



천등산 봉정사 - 7개의 산사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다


봉정사 사찰의 역사 및 유래를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신라 문무왕 12년 (672) 의상대사가 부석사에서 날린 종이 봉이 이 곳에 내려 앉아 절을 창건하였다 한다.

봉정사 안내문


봉정사가 672년에 지어진 천년고찰인데 영주 부석사에서 스님이 날린 종이 봉이 랜덤으로 이곳에 내려앉아 지었다면 부석사는 얼마나 오래된 고찰일까 하는 생각과 그럼 여긴 랜덤으로 지은거네, 라는 친구의 유치한 말을 지나가는 불제자 분이 들을까 무시하고 사찰 입구로 향합니다.


봉정사는 그렇게 큰 절이 아님에도 건물들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공민왕 12년 (1363)에 지었다는 극락전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입니다. (국보 제 15호), 조선시대에 건립된 대웅전 (국보 제 311호), 화엄강당 (보물 제 448호), 고금당 (보물 제 449호) 등이 있습니다.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


그런데 지금껏 산사를 오르다보면 일주문 (사천왕문)을 지난 뒤 대웅전이 보이는데 봉정사에서는 일주문을 보지 못했어요. 친구들에게 일주문을 봤냐고 물었더니 차를 타고 바로 올라와서 못 본 게 아닐까 하는 의견이 있어서 내려갈 때 다시 살펴봐도 일주문을 못 봤습니다.


산사에 일주문이 없는 절은 처음인 듯 싶기도 하네요.


태국에서도 여러 번 절을 방문해 보면 중국식 절에는 항상 일주문을 봤거든요. 한국에서야 당연하고요. 심지어 도심에 위치한 봉은사에서도 봤는데 일주문이 없는 절도 있구나, 처음 알았습니다.



대웅전 (국보 제 311호)


안에서 기도드리는 분들이 게시더라고요. 바로 왼쪽으로는 극락전이 있고 오른쪽은 공사 중인지 들어갈 수 없어서 우선 다른 곳 부터 먼저 둘러보기로 합니다.



여기도 올라가면 안 되는 곳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방문했을 때 여기서 주지스님과 사진 찍은 장면이 있는 것 같은데 일반인은 올라가면 안 되는 곳이라 밖에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둘러봤어요.


대웅전과 마주하고 있는 곳인데 워낙 국보와 보물들이 많은 곳이라 여기도 뭐 건축학적 의의가 있는 곳일까 하고 둘러봤으나 안내문이 없으면 그냥 목조 건축인 것 외에는 ㅋㅋ


극락전을 보러 옆으로 몸을 돌립니다.



봉정사 타종


우리나라 절들은 절에서 종 일반인이 함부로 치거나 만질 수 없어요. 그런데 태국 치앙마이 같은 경우, 관광객들이 방문하면 종을 치게 해줍니다. 제가 쳐도 돼, 라고 도리어 되물어 봤는데 몇몇 절들은 문제없이 오히려 치면 액운을 떨쳐 준다고 치라고 합니다.


치앙마이에서는 여러 사찰 및 사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관심있는 분들은 태국, 치앙마이 여러 사원들을 소개 한 제 글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고려 때 지은걸로 추정되는 3층석탑


동전을 던져서 기도를 드리나봅니다.


한국 사람들 돌 쌓는 거 너무 좋아하는 듯


제주도에도 그렇게 돌 위로 쌓아 올리는데 솔직히 제주도 뿐 아니라 어딜 가나 돌을 쌓아 올릴 곳이 있으면 저렇게 쌓아 올리는데 소원을 비는 의미가 있을까요?



극락전 (국보 제15호)


안에 항상 기도를 드리는 분들이 있어 제대로 찍지 못했네요.


고려 공민왕 때 지은 기록이 남아있어 현존하는 국내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건축학적 의의응 인정받은 곳인 듯 합니다. 사실 건축에 대해 지식이 많지 않은 저로서는 목조로 지어 유지 및 관리, 특히 불을 조심해야 해서 꽤나 보존하는데 어렵겠다 하는 생각이 앞서더라고요.


여기도 불상이 놓여져 있어 부처님께 가볍게 인사 드리고 돌아 나왔습니다.


제 기도는 안으로 들어가서 드리지 않고 밖에서 가볍게 드리는 인사라 ㅋㅋ 아마 들어주지 않을테지만 그래도 이런 멋진 경관을 지닌 오래된 사찰이니 사람들 기도 들어주느라 고생하는 부처님께 인사 정도는 드리는 게 예의일 듯 싶어서요.



극락전에서 바라 본 돌무더기


안정사 석조여래좌상


이 불상은 안동군 월곡면 미질리에서 발굴된 것으로 그곳에 있던 안정사에 보관되었다 안동댐 건설로 안정사가 폐사되면서 1973년부터 봉정사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불상의 양식으로 보건대 제작시기는 9세기 경 (800년 대)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야외에 자리잡은, 정확히 말하면 대웅전과 극락전 사이에 위치한 석상이라 처음에 동남아시아에서 보는 고승의 석상인가 싶었는데 부처님 석상이네요. 약간 원형이 손상된 듯 보이는데 잘 보존하길 바랍니다.



대웅전에서는 수능 백일기도 및 생축기도를 드리는 중


우리는 불제자가 아닌 관계로 친구들이 원래 수능 백일기도는 마지막 날 와서 하루 기도 드리고 인증샷 찍어 자식한테 엄마가 이렇게 기도했는데 나중에 효도하라고 협박용(?)으로 하는 거 아냐 했는데 정말 신실한 분들은 3년 기도도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종교의 세계는 그렇게 넘어가기로 하고 생축기도는 뭔지 모르겠지만 대웅전 계단 위로 올라가지 말라는 문구를 보고 그 앞에서 사진 찍고 간단히 기도드리고 돌아섰습니다.



대웅전 처마끝을 한참을 들여다봤다


처마끝, 처마차양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어요.


동남아의 처마들은 다들 뽀족하게 들어 올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동남아에 지어도 중국 사원들은 한국의 절처럼 처마의 곡선이 완만해요. 


이게 강수와 위도에 따른 처마의 깊이 및 곡선의 정도와 연관이 깊다는 얘기를 듣고 난 뒤 더 절을 방문하면 처마끝을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처마 하나도 그냥 세우지 않고 궁궐이나 절 등을 보면 그림을 그려 넣고 도교적인 의미를 집어 넣기도 해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하산하여라


봉정사를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 일주문 찾았어? 물어보지만 다들 못 봤다고 합니다.


걸어올라왔다면 봉정사는 둘러볼 곳이 그렇게 많지 않고 보수 공사중인지 막아 놓은 곳도 있어 사실 이런 길을 걸어 올라오는 게 진정 산사의 어울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고민이 많다면 이런 길을 따라 산에 올라 깊은 산사의 고찰 한 번 구경하고 내려온다면 조금 그 번뇌의 농도가 옅어질까요? 그런데 입장료 2천원 안 가져가도 절들 꽤 돈 많을 듯 한데 무슨 명목으로 입장료까지 거둘려고 하는 지는 모르겠어요. 산은 절의 것이 아니고 절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곳이 아닌가요?


친구들과 잠시 이런 얘기들을 나눴는데 나이드니 복잡하게 생각하기도 귀찮고 싫으면 안 가고 가고 싶으면 말 없이 내고 생각을 멈추는 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임을 번뇌는 생각이 많아서인데 이런 잡생각으로 생각할 게 뭐냐, 로 끝을 냈어요.



사찰 밑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다


친구는 에이드를 마셨는데 너무 형편없다며 불평을... ㅋㅋ


산에 올라 옛 사찰도 둘러보고 왔으니 마음의 정화 (?) 따위는 내려오는 순간 사르르.. 내려오니 바로 현실의 문이 ㅋㅋ



제비원 석불 (안동 이천동 석불상 - 보물 제115호)


봉정사에서 내려와 영덕으로 가는 길에 바위에 새겨진 불상이 있다고 해서 들렸습니다.


안동 이천동 석불상, 제비원 석불로 불리는 이 곳은 고려시대 불상이라고합니다.


오랫동안 폐사된 사찰이었으나 지금은 조계종의 연미사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밖에서 바라볼 수도 있는데 바위 위에 석상을 조각하여 얹은 듯 머리 부분과 몸통 부분이 다릅니다. 자세히 보고자 한다면 연미사를 올라가면 바로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연등

제비원 석불을 자세히 감상하고 싶다면 연미사로 들어와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기도 중인 곳을 지나쳐 구석으로 가면 제비원 석불을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기도도 드릴 수 있고 저처럼 석상에 새겨진 몸통 부분의 바위를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도 하고 조각된 부처님 머리 부분의 석상을 어떻게 조각했을까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두꺼비 석상


제비원 석불을 보고 내려가려는데 연미사 내에 두꺼비 석상 위에 동전이 많이 놓여져 있더라고요. 자식을 낳아달라는 기도인건가? 두꺼비가 상징하는 게 자식이라는 이미지인데 맞는지 아님 어떤 기도든 드리는 건지 모르겠네요.

친구들과 저 두꺼비 석상 위에 올려진 동전과 기도의 내용이 자식을 보는 게 맞는지와 요즘 결혼 한 부부들 아이를 낳지 못해 부부 클리닉 인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얘기와 그래서 쌍둥이 낳는 집들이 많다는 얘기 등으로 이어지며 영덕으로 향했습니다. 이 날, 최종 목적지이자 원 목적지는 안동을 벗어나 동해쪽으로 가는 것였어요.


안동의 기온은 불볕더위를 계속 이어갔지만 동해는 확실히 기온이 낮아서 이 날은 고래불 해수욕장과 영덕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에 방문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봉정사와 바위 위에 새긴 불상을 볼 수 있는 제비원 (안동 이천동 석불상)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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