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7. 16:32ㆍ톰군/지난 해외 여행기
바르셀로나 여행 : 보름달 아래 산책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밤은 보름달이었다. 리스본으로 넘어가기 전 날,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20일을 기억하자면 무척이나 걷는게 즐겁고 보는게 즐겁고 마음이 즐거웠던 3락(樂)의 도시였다. 이런 느낌은 눈으로 마음으로 먼저 느껴지는 듯 하다.
'그 모든 아름다움을 두 눈에 담고, 가슴에 담고, 머리속에 담는다. 카메라에 담는 것은 가장 나중이어도 괜찮다. 그 아름다움, 어디 가지 않고 그대로이다.' - <제주 오름 여행>에서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즐기러 밖으러 나왔다. 간단한 저녁을 먹었고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와 저녁을 즐기는 모습을 지켜봤다. 바르셀로나에서 머무는 20여일 동안 전세계의 마지막 축구팬들을 열광케하는 엘클라시코 경기가 마드리드에서 열렸다.
축구 경기를 작은 펍에 앉아 봤는데 레알 마드리드 팬도 상당수가 같이 경기를 즐겼는데 마드리드가 골을 넣고 경기를 앞서자 마드리드 팬들의 환호와 그 환호에 가벼운 야유를 보내는 바르셀로나 팬들이 뒤섞여 있었다. 예전 한국의 야구, 롯데-해태의 모습을 떠올리며 싸움이 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들은 그렇게 '환호와 야유'만으로 충분해보였다.
그 날 경기는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아닌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했다.
바르셀로나는 차분하고 따듯한, 따듯한 마음을 지닌 그런 도시였다.
보름달이 뜬 바르셀로나의 저녁은 걷기에 좋았고 많은 아름다운 거리를 눈으로 담기 좋았다. 그리고 많은 관광객들 역시 밖으로 나와 사진으로 그들의 시간을 기념하였다.
"I like corny. I am looking for corny in my life."
전 진부한 것이 좋아요. 전 평생을 진부함을 추구하며 살았어요.
- 로맨틱 홀리데이, <The Holiday, 200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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