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알바 강남 호텔 숙박 2일차 - 본격적인 강남 도보 배달 시작!

2021. 2. 21. 08:41생활정보/생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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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쿠팡이츠 저녁 피크 프로모션을 노리다 1시간 넘게 헛탕친데다 호텔이 위치한 언주역 주변 지리를 익히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 바람에 두 건만 배달한 게 아쉬워 오늘은 기필코 좀 더 해내야겠다,는 마음 속 강렬한 의지로 불타올랐다.

 

오전 9시 30분

 

전 날 미국 시장을 살펴보느라 늦게 잠이 들어 햇살이 눈 부시게 빛나던 9시 30분 경에서야 눈이 떠졌다. 해바라기 샤워기에 비 맞듯 샤워하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어제 사 둔 버거킹 햄버거에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배민에서 문자 알림이 온다.

 

배민라이더스 프로모션 공지

 

아침 10시 기온 영하 7~8도, 체감온도 영하 12~14도일 정도로 바람이 몹시도 몰아치던 날이라 1천원 추가 할증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추가 1천원 할증 문자가 연달아 들어왔다.

 

※ 배민커넥트 자전거, 킥보드, 오토바이, 자동차 기본 단가는 3,000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도보 기본 단가는 2,900원부터다.

 

어제는 길치인 주제에 급경사 언덕을 피한답시고 애써 주문을 거절하느라 두 건 밖에 못했기에 오늘은 가급적 들어오는 배달 주문을 다 받기로 했다.

 

첫 주문 건은 선릉에 위치한 곰탕집. 무려 5만원치라 배달 가방에 다 들어갈까 살짝 걱정을 하며 언주역에서 선릉역쪽으로 향해 열심히 걷는다. 호텔 문을 나서며 매섭게 부는 바람에 잠시 정신이 멍해졌지만 아래로는 내복까지 껴입은 데다 위로는 마스크에 넥워머까지 한 덕에 차츰 추위에 적응이 되며 발걸음에도 힘이 실린다.

 

곰탕집에 늦지 않게 도착했으나 조리 대기로 인해 픽업 예정시간 보다 3~4분 가량 늦어졌다.

 

음식 배달은 사실 예측이 꽤나 어렵다. 내가 늦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음식점에서 음식이 늦게 나올 경우도 많다. 그래서 평소 배달하던 곳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주문을 받지 않는 게 좋다. 배민의 경우 픽업 - 배달 - 픽업 - 배달 순으로 주문이 한 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앞 음식점에서 조리 대기가 길어 오래 기다리게 되는 경우 첫 배달지까지는 문제없이 진행되겠지만 다음 음식점에서 음식을 픽업할 때는 무조건 늦게 되기 때문에 익숙지 않은 곳에서 배달을 하는 경우라면 돈 보다는 천천히 주변을 익히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

 

국물있는 음식은 특히나 조심스럽다. 가방에 인형 및 뾱뾱이 등으로 빈 공간을 막고 잘 쌓아 넣었지만 국물은 언제나 용기 밖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도보는 뛰기 쉽지 않고 자전거는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 속도를 최대한 줄이고 엉덩이를 들어 타야 한다.

 

어쨌든 지금은 자전거가 아닌 도보로 배달을 하는 경우니 너무 늦는다는 고객의 불만이라도 있을까봐 가급적 지도를 보며 최단거리를 확인하며 걷는다. 특히 신호등 위치 및 신호등 바뀌는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여기에서 지체하는 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첫 배달은 빌딩 사무실 카드 결제. 핸드폰으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는 데 이럴 때는 쿠팡이 그립다. 배민은 선결제, 후결제 모두 가능한데 반해 쿠팡이츠는 선결제만 가능하기 때문에 따로 카드결제, 현금결제가 없어서다. 어쨌거나 카드 결제까지 마친 뒤 이동중에 다음 주문을 받은 샐러드 가게로 이동했다.

 

샐러드 음식점은 도보 배달이 편한 마음으로 배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식점이기는 하지만 항상 문제는 조리대기가 엄청 심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게 가게마다 차이가 너무 큰데 어떤 샐러드 점은 픽업 예정시간 보다 항상 일찍 나오고 또 다른 샐러드 점은 조리대기만 10분을 넘게 기다리게 된다. 

 

한 마디로 음식점에서 조리시간을 20분으로 설정했다면 내가 음식점까지 10분만에 도착한 경우 10분을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조리대기가 추가 10분이니 실제 음식 하나를 받기 위해 30분이 걸린 셈이고 음식점 앞에서 대기한 시간만 20분 내외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바쁜 피크 시간에 대기해야 하는 시간 소모가 엄청날 뿐 아니라 다음 주문지가 예정되어 있다면 입술이 바짝 타고 정신이 혼미할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럴 경우 다음 음식점을 취소 요청하거나 아님 앞의 음식점을 빠르고 취소하고 돌아서야 하는데 내 경우 주 활동지가 아닌 강남 도보인지라 여유롭게 하고자 계속 기다리기로 했다. 샐러드 점 도착 후 무려 10분을 더 기다려서야 겨우 음식을 받아 사무실이 밀집한 전달지의 고객분에게 음식을 전달했다.

 

다음은 돈가스 음식점. 무료 픽업 예정시간이 10분이 넘어 있다. 이게 번쩍 배달로 바뀌면서 이런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데 난 그저 들어온 주문을 받았는 데 이미 픽업 예정시간이 지난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연실색할 정도로 기겁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일단 늦지 않으려고 뛰어 음식점으로 향했다.

 

돈가스 6만원어치. 돈가스 종류는 금액 대비 부피가 크지 않고 가방 안에 쏙 들어가기 때문에 부피 걱정은 국물류에 비해 덜한 편이다. 그나저나 북부에서 할 때는 1~2만원 대가 많은 편인데 강남은 회사가 많아서 그런지 5~6만원 대가 많은 편인 듯 싶다.

 

전달지는 내가 머물고 있는 호텔 바로 맞은 편 사무실. 꽤 먼거리이지만 아직 점심 시간 이전이라 마음 편히 받아 움직인다.

 

그렇다면 배달 주문을 받을 때 항상 조심해야 할 음식은 뭘까? 바로 면요리다. 면요리는 전기자전거, 전동킥이라도 늦게 배달할 정도로 거리가 먼 경우라면 거르는 게 좋다. 왜냐면 면이 불어서 고객분으로부터 컴플레인 들어올 확률이 높기 때문인 데 도보인 경우에는 면과 국물을 분리하지 않는 매장의 음식의 경우에는 거르는 게 좋다. 그렇지 않은 면 요리라면 가급적 빠른 배달이 가능한 경우에만 배달을 수락하는 게 좋다. 실제 면 요리점의 경우 도보 라이더는 배차 잡지 말아달라는 주의 문구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꼭 확인해야 한다.

 

 

2월 17일 점심 배달 6건 완료

 

비마트 한 건 포함 총 6건 배달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다리가 아파 가급적 음식을 시켜먹으려고 배달의 민족 앱을 켰다. 맛집은 꽤 많은데 아쉽게도 내가 먹고 싶은 음식들은 최소주문금액이 있어 혼자 먹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리뷰 평점이 좋으면서 호텔에 가까이 있는 맛집을 찾아보니 다행히도 호텔 근처에 배달의 민족 리뷰 평가가 좋은 맛집 몇 곳 찾을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 맛집 미우가
우거지갈비탕 8천원

 

호텔에서 200미터 거리인 데다 리뷰 평가도 좋은 곳이라 방문했다. 갈비탕, 우거지갈비탕, 육갈탕 모두 가격이 8천원이다. 소고기 전문점이라 얼큰한 우거지갈비탕을 시켰는데 맛도 좋고 고기도 많이 들어있어서 가격 만큼의 만족감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로비 (L층)

 

호텔로 돌아와 잠시 로비 구경을 하니 2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작은 공간이 있었다. 그림도 걸려있고 책들도 있었는 데 작은 아트홀 같은 느낌이 든다.

 

딱 저런 소파에 누워 잠들고 싶을 정도로 폭신폭신한 게 아주 마음에 들어 잠시 아픈 다리를 매만지며 비스듬히 누워 있었는 데 이러다 정말 여기서 잠들겠다 싶어 겨우 몸을 일으켜 룸으로 향했다.

 

샤워를 하고 바로 낮잠 모드. 강남 호텔에 머무니 좋은 건 흠뻑 땀에 젖은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호텔에서 씻고 쉴 수 있다. 물론 강남이라도 도보 배달로 벌어야 얼마나 번다고 호텔에 자는 건 오버겠지만 말이다. ㅋㅋ

 

오후 6시

 

영하 7도, 체감 온도 12도 이하임에도 할증이 1,000원만 붙었다. 5시 30분부터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 추운 날씨에 겨우 천원만 더 주다니 조금 더 써, 하며 애써 기다리다 호텔 방구석에 앉아 노트북이나 만지작 거릴거라면 운동이라도 할 겸 나가자, 스스로를 다독여 오후 6시 호텔 밖으로 나왔다.

 

강남서초, 중부 (종로, 명동, 용산 등)의 특징은 해당 지역 사무실이 많아 점심, 저녁 주문량이 많은 반면 거주하는 사람 대비 배달 일을 하는 사람이 적어 항상 서울 타 지역에 비해 배달 단가가 높다는 점이다. 바로 오늘 저녁이 그런 경우였는데 너무 추운 날씨에 할증 천원만 붙다 보니 경쟁사인 쿠팡이츠로 몰린 것인 지 아님 강남까지 일하러 나온 분들이 적었던 것인 지는 몰라도 주문이 폭발했다.

 

오후 7시 전까지는 그저 평범한 저녁이었다. 주문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지만 특별히 많다고는 느끼지 못했고 난 잘못된 주문을 선택해 언덕 오브 언덕을 넘으며 피똥 쌀 정도로 강행군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오후 7시가 넘으며 갑자기 추가 금액 (일명 복주머니 할증)이 붙기 시작했다.

 

배민은 기본 단가 외 시간대별 프로모션 그리고 설천, 우천, 혹한, 혹서 할증과 복주머니 추가 할증이 붙어 배달 단가가 이뤄진다. 평소에는 기본 단가와 시간대별 프로모션 금액이 전부인 데 오늘같이 너무 추운 날씨에는 혹한기 할증이 붙게 된다. 그런데 혹한기 할증으로도 배달 주문이 안 빠지는 지 저녁 7시 이후에는 추가 프로모션 금액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2월 17일 수요일 배달 11건 (66,300원)

 

저녁은 5건만 했다. 주문이 계속 밀려 들어오고 배달단가도 너무 높았지만 내 다리가 이제 그만하자고 살려달라고 외쳐되는 데다 배도 우리도 먹고 살자,고 외쳐대는 바람에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전달지는 역삼역 부근이었는 데 호텔로 돌아가 음식을 시키면 너무 배가 고플 듯 싶어 배달의 민족 앱을 켜서 음식 주문을 미리 음식을 주문하기로 했다.

 

 

네네치킨 양념치킨
배달의 민족 (3천원 할인쿠폰 적용) 14,000원

 

 

보통 치킨은 주문 후 도착까지 4~50분 정도 걸리기에 역삼역 부근에서 배달 알바를 종료한 뒤 바로 배달의민족 앱에서 주문을 넣었다. 올해 추가한 현대 X 부스트 (X BOOST) 카드. 네이버페이 포함 거의 모든 온라인 간편결제 5%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해외이용도 5% 할인을 받을 수 있어 간만에 디자인 맛집 현대카드에서 만족스런 혜택을 누릴만한 카드를 찾게 되었는데 해외여행은 언제쯤에나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에휴..

 

 

하루동안 오른 층계 수 61층. ㅋㅋ

 

강남 정말 언덕 엄청나다. 북부에서 도보로 배달 알바를 하게 되면 걸음 수는 강남서초에 비해 확실히 더 많지만 오른 층계 수는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뭐 힘든 건 마찬가지이긴 한데 운동은 오른 층계 수가 많은 강남쪽이 더 잘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북부에서는 전기자전거 있는데 걸어서 도보하고픈 마음은 없다. ㅎㅎㅎ

 

이렇게 하루 내내 걷고 뛰었더니 하루만에 1.6kg나 빠졌다. 도보로 하는 배달 알바가 확실히 운동은 되는 셈인데 무릎부터 엉덩이, 허리, 어깨 안 아픈 곳이 없다. ㅎㅎ

 

샤워하고 나니 몸에 힘이 쫙 풀린다. 이대로 눕고 싶지만 치느님을 영접하고 나니 또 그런대로 움직일만 하다. 역시 맛나게 먹고 무릎이며 허리에 파스 좀 붙여주니 시원한 게 참 좋다. 그나저나 강남 호텔까지 와서 호캉스는 커녕 과한 운동이나 하고 있으니 이게 뭔가, 싶기도 하지만 땀 흘리며 일하며 보낸 시간이 즐겁다.

 

그런데 무릎 너무 아파서 내일 일은 할 수 있을까??? 과연 내일은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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