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알바 강남 호텔 숙박기 1일차 -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선택한 이유

2021. 2. 19. 20:32생활정보/생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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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메리어트 호텔 엘리트 티어 (플래티넘 이상)를 가지고 있다면 사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최애 호텔은 아닐 것이다. 이유는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디자인 호텔 계열인 데 메리어트 참여 호텔로 엘리트 회원들에게 소극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을 선택한 이유?

 

당신이 메리어트 회원이라면 플래티넘 SM (18박 이상) 달성을 위해 숙박하거나 또는 메리어트 엘리트 티어 유지가 필요하거나 아님 라이프타임 플래티넘을 위해 이 호텔을 선택했을 것이다. 필자 또한 메리어트 10년차 회원이자 8년차 플래티넘 회원 (작년 코로나 19로 인해 플래티넘 티어 숙박 갱신 없이 1년 연장받게 되어 플래티넘 연차는 1년 늘지 않은 8년차 그대로이다)으로 라이프 타임 플래티넘을 노리고 있기에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선택하게 됐다.

 

※ 라이프타임 플래티넘 : 한 번 라이프타임이 되면 평생 (죽기 전 까지 또는 호텔 그룹이 망하기 전까지) 최상위 티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호텔 라이프타임 제도는 글로벌 호텔 중에서도 메리어트, 하얏트, 힐튼만이 갖고 있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메리어트 플래티넘 회원임에도 조식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데다 사우나나 수영장 등의 부대 시설도 없으며 라운지 또한 없다. 그럼에도 필자가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배달 알바하기에 좋은 강남에 위치했으면서도 호텔 숙박 비용이 타 메리어트 호텔에 비해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이후 여행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사실 호텔에 머무는 게 개인적으로는 그닥 즐거운 경험이 되지 못하면서 호텔 멤버십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되었는 데 배달 알바라는 독특한 동기부여가 다시 호텔의 세계로 나를 다시 불러 들였다.

 

 

눈 내리던 2월 16일.

 

퀄리 전기자전거로 배달알바를 하지만 이 날은 도보로 변경해 동네 부근해서 점심 배달을 마쳤다. 그러다 강남이라면 춥고 작은 도로는 빙판길이 예상되는 며칠간 도보로 배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급하게 당일 호텔 예약을 잡았다.

 

왜 그렇게 배달에 집착하냐고 누군가는 궁금할 것이다. 필자는 힐튼 호텔 다이아몬드 (연 60박 이상) 올해로 9년차다. 메리어트도 9년차 (이전 SPG 플래티넘)이니 사실 호텔에서 매년 100박 이상을 보냈다. 국내외 호텔에서 연 3개월 이상을 호텔에서 보낸 셈인 데 필자 본업이 그렇게 바쁘게 보내는 편이 아니다 보니 호텔 생활이 점차 감옥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여행도 특별한 일상이기에 즐거운 것이지 여행이 일상이 되면 같은 루틴이 발생하고 그런 무한 반복된 상황은 즐거움이 아닌 무료함이 되어 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19 이후에는 여행에 대한 환상이 줄어드며 지난 글에도 포스팅했지만 국내외 여행하고 호텔에서 쓰는 돈 줄여 여행 관련 미국주식에 투자한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여튼 작년 5월부터 배달알바를 부업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이게 재미있다. 물론 마냥 즐거운 건 만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지도를 보고도 길을 못 찾아 식은땀 꽤나 흘렸더랬다. 또한 음식점 사장분에게 하대도 당하고 불편한 짜증도 듣게 되고 손짓, 턱짓으로 가져가라며 경미한 갑질도 당하기도 했지만 좋은 음식점 사장분과 직원분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됐다. 수고한다며 진심어린 인사도 받게 되고 덥고 추운데 안에서 앉아서 기다리라며 먼저 배려해 주기도 하고 가끔 물이나 음료수 등도 건네주기도 한다.

 

어느 사회에나 구성원 중 일부는 나쁜 사람들도 더러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착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배달 알바를 하며 배우게 됐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 체크인, 체크아웃은 1층이 아닌 L층 (4층) 프론트 데스크에서 한다. 이게 필자에게는 꽤 매력적인 점인 데 왜냐하면 배달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데 굳이 직원분과 마주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ㅎㅎㅎ

 

 

이렇게 강남 호텔에 숙박하며 배달 가방과 인형을 가지고 다닌다. 그래야 배달 할 때 음식을 따듯하게 보온할 수 있고 음식이 가방 안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인형으로 고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뾱뾱이를 가지고 다녀 추운 겨울에는 한 번 더 보온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아무래도 도보는 전기자전거, 전동 킥, 오토바이에 비해 많이 느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점심, 저녁 피크 시간 도로 정체도 심하고 주문이 너무 밀려있을 때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 도보 배달이 없다면 손님 입장에서는 꽤 긴 시간을 마냥 기다리고 밥 때를 놓치게 될 테니 말이다. 또한 너무 추운 날에 가방도 없이 다닌다면 음식이 다 식을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음식 맛을 경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온, 보냉이 가능한 배달 가방이 필요하고 안에 음식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할 수 있는 물품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2년 전에도 두 번 정도 숙박한 경험이 있다. 욕실 어메니티는 일체형인 데 어느 브랜드를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샤워 젤이나 샴푸 향도 좋은 냄새가 나고 거칠지 않다. 컨디셔너도 질감이 꽤 괜찮은 편이다.

 

특이하게도 바디 로션은 없다. 또한 치약, 칫솔, 면도기 등은 제공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유상 구매해야 한다. 2년 전에는 일반 어메니티가 놓여져 있었는데 지금은 면봉 외에는 없다. 헤어 드라이어기는 있고 욕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다.

 

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되어 있고 디지털 체중계가 있어 도보 배달 알바하고 온 뒤 몸무게가 얼마나 줄었는 지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왜냐하면 전기자전거로 배달을 하다 보니 운동은 거의 안 되는 데 먹기는 엄청 먹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작년에 비해 몸무게가 6kg 이상 늘었는데 룸에 체중게가 있으니 몸무게도 좀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게 되더라. ㅎㅎㅎ

 

차와 커피는 커피빈 제품을 사용하며 물은 기본 2병 제공이다. 방은 16층, 슈페리어 룸 (25 스퀘어 미터)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받았다.

 

배달알바 강남 호텔 숙박기 1일차

 

 

집 근처 동네에서는 전기자전거로 배달하지만 너무 춥거나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는 가끔씩 강남 도보하러 온 적이 있었다. 대부분 강남역과 논현역을 중심으로 배달을 했는데 처음 강남 지리를 몰라 배달 단가만 보고 언주역, 역삼역 주변 주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마 이 동네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큰 길 쪽에도 언덕 경사가 엄청나지만 작은 길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언덕 넘어 언덕이 있고 경사 또한 가파름에 새삼 놀란적이 있다.

 

이 날 배달 앱을 언주역에서 켜서 시작하다 보니 순간 혼란에 빠져들었다. 왜냐하면 언주역 주변은 역삼역, 논현역, 학동역이 있는데 이 세 역은 모두 꽤 긴 언덕을 넘어야 하고 대로변이 아닌 작은 골목은 언덕 오브 언덕인 경우가 많아 지리에 약한 경우 정말 헉헉헉 소리를 내며 잰걸음으로 배달을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위치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배민 주문이 울리는 데 처음 몇 번은 당황해서 계속 거절을 눌렀다.

 

또한 이 날 운까지 나빠던 게 쿠팡이츠 저녁 프로모션 이벤트가 있어 쿠팡이츠를 먼저 켜 놓고 한 시간을 기다렸는 데 아쉽게도 한 콜도 받지 못했다. 덕분에 저녁 피크 한 시간을 통으로 날린 뒤에야 배민커넥트를 켜서 지리 감각을 익히다 보니 저녁시간 동안 겨우 2건 밖에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배달알바를 하다 보니 쿠팡이츠 저녁 피크 프로모션을 할 때는 도보로 배달 주문을 받기가 쉽지 않구나,라고 다시 한 번 하게 깨닫게 됐다. 물론 상권이 밀집된 강남 몇몇 지역에서는 도보도 시간 당 두세 건 받을 수도 있지만 언주역 쪽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다,라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리고 내일부터는 배민커넥트만 염두하고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월 16일 배민 도보 2건 (11,300원)

 

이 날 총 3건밖에 안 했음에도 짐 챙기고 풀고 하느라 다리도 아프고 몸도 무거워 내일을 위해 오늘은 푹 셔야겠다, 싶어 일찍 호텔로 돌아왔다. 밖의 날씨가 꽤 추웠음에도 걷다 보니 등은 땀으로 축축해져 있었다.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니 몸이 한결 가벼워 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욕조가 없다,는 점이었다. 디럭스 룸부터 욕조가 있는데 작년 타 호텔 간 SC 매칭으로 메리어트 플래티넘 회원이 급격하게 늘어 숙박하는 동안 디럭스 룸 받을 확률은 그닥 높아보이지 않는다.

 

밖에서 배달 알바한다고 두 시간을 보냈더니 호텔 안에서 갇혀 지낼 때에 비해 시간이 너무 잘 간다. 사실 이 점 때문에 강남 호텔에 머물며 배달 알바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호텔에만 갇혀 있으면 너무 심심했을 텐데 점심, 저녁 시간 내 운동도 하고 배달 알바로 용돈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시간도 잘 가고 재미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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