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26. 07:39ㆍ톰군/도쿄
우에노 공원 Shinobazu Pond
도쿄 여행을 오기 전에 꼭 이곳은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어요.
일본 소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지만 재일교포 유미리 작가 분의 소설 <우에노 역 공원 출구>를 읽으면서 막연하게 한 번 방문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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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에노 공원은 어떤 곳인지 위키백과를 통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에노 공원, 위키백과>
소설 우에노 역에서 일왕 (일본 국왕)에 대해 나오지만 위키백과에서 우에노 공원에 대한 역사와 유래를 알 수 있습니다.
입맛은 별로 없었지만 우에노 공원 맛집이라고 알려진 천엔 돈가츠 음식점이 있어 찾아갔습니다.
(우에노 공원) 돈가츠 무사시노
2층에 있어요.
천엔 돈가츠는 점심 메뉴입니다.
감히 추천하건데 돈가츠보다 튀김 새우를 드세요. 아님 돈가츠 + 새우튀김 세트가 가장 추천하는 조합입니다.
네, 맞아요! 저는 돈가츠만 먹었어요. ㅠㅠ
돈가츠만 먹으니 양은 많은데 맛은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새우튀김을 먹는 테이블을 보니 하나같이 맛있다고 하는 걸 봐서는 튀김 새우가 정답이에요.
한국 분들도 왔는데 한 분은 일본에서 일하는지 꽤 일어도 잘 하고 많은 걸 알더라고요. 그 분도 같이 온 일행들에게 튀김 새우를 권하더라고요. 전 이미 주문을 해서 화살이 시위를 떠난 형국이라 방법이 없었어요.
배만 무지 부르고 아쉬움은 커서 다음에 또 와서 새우튀김을 먹어야지, 다짐했지만 여행 중에 어디 그게 쉽나요? 같은 곳을 두 번 올 리가요. ㅠ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우에노 공원을 향합니다.
우에노 공원 일대에서 두 곳의 와인 바를 찾아냈어요.
그런데 정작 와인을 마셔보지 못했던 건 단지 무더워서였을까요?
아님 우에노 공원이 제게는 뭔가 알수없는 슬픈 이미지로 남아 있어서일까요?
우에노 공원의 옛 전차
공원 내 호수 - 유원지 느낌이 물씬 나게하는 보트들
공원 내 오리보트 타는 걸 꽤 좋아하는 제게는 사실 이건 꼭 타야 해, 하는 것이었어요.
올해 태국 꼬창에서는 카약을, 베트남 사파에서는 오리보트를, 삿포로 나카지마코엔에서는 보트를 즐겼는데요.
우에노 공원에서도 타야지 하며 지나쳤는데 막상 타보질 못했어요.
떠나기 전부터 꼭 방문하고픈 우에노 공원은 막상 방문하고서는 신나고 즐거운 느낌이 아닌 어서 이 곳을 벗어나고 싶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서 벗어나질 못했어요.
처음 계획은 맛난 음식도 즐기고 우에노 공원 내 호수에서 보트도 타고 즐겁게 놀다 저녁이 되면 와인 바에 앉아 우에노 공원이 제게 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는데요.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막연한 감정 세포가 일어나더니 어여 이곳을 벗어나자, 라고 외치는 듯 했어요.
뭐가 문제일까? 전혀 알 수 없는 감정이 제 내면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데 몸 상태마저 안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최근 읽고있는 <55세부터 헬로라이프, 무라카미 류> 소설을 통해 그 이유를 약간이나마 찾았다고 할까요.
단편집 중에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이 있어요.
거기서 미나미센쥬 역의 산야의 도야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일본의 3대 빈민가 중 하나인 곳이죠.
그리고 이곳 산야 도야거리는 <내일의 죠 : 도전자 허리케인>의 고향이기도 한 곳입니다.
유미리 작가의 <우에노 역 공원 출구>나 무라카미 류 작가의 <55세부터 헬로라이프,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 모두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감정의 기복을 쉽게 느끼던 때라 머리도 아주 짧은 반삭으로 밀어 여행을 다녔고 바쁘게 보낼려고 몸을 쓰는 물류센터 알바도 하던 때였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
그래서였을까요? 뭔가 답답하고 빨리 우에노 공원 일대를 벗어나고픈 마음이 들었던 이유가 '나이를 먹는다는 불안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감정을 떨쳐내기 어려웠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에노 공원 내 신사
많은 사람들이 신사를 찾아 기도를 드리더군요. 저도 잠깐 들여다봤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우에노 공원을 어여 벗어나고 싶어 살짝 구경만 하다 나왔습니다.
연못에 물고기와 거북이
공원 내 신사 입구에 연못이 하나 있는데 사람들이 밥을 많이 줘서인지 물고기들이 엄청 많고 크기도 크더라고요. 꽤 많은 사람들이 연못에 물고기와 거북이를 보러 몰려들었습니다.
연못을 들여다보니 오히려 마음이 약간 진정됐어요. 하지만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는 게 더는 머물 기력이 없어 우에노 공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우에노 공원 일대 아메요코 시장
해산물부터 떡볶이까지 없는 게 없는 음식점부터 ㅂㄹ거리 풍부한 곳이었어요.
다음에 도쿄를 방문한다면 우에노 공원 일대를 조금 더 밝은 모습으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메요코 시장에서 이것저것 맛난 음식 등도 탐해보고요. 돈가츠 무사시노에서 새우튀김도 먹어보고 와인 한 잔 마시며 여행의 피로를 풀어 줄 책 한 권 읽으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을테죠.
그런 우에노 공원을 꿈꾸며 다음 도쿄 여행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