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트릭을 풀어나가는 추리소설 악의 (惡意)

2018. 9. 18. 18:43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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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惡意) / 히가시노 게이고



악한 생각. 느낌.


말 그대로, 무언가에 대해 나쁜 생각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흔히 '~에 악의를 가지다' 혹은 '~에 악의를 품다' 등의 말에 자주 쓰인다. 


법률용어로 쓰일 때에는 '특정한 어떤 사실을 알고 있음'의 뜻으로 쓰인다. 대부분의 경우, 좀 더 명확히는 '알고도 모른 체 했다'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의미로 특정한 어떤 사실을 사실을 모르고 행위한 경우로 선의(善意)라는 말이 쓰인다.

악의 (惡意) - 나무위키



평소에 책을 천천히 읽는 편이기에 하루만에 책을 다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이 책은 밤을 새가며 한 번에 다 읽었습니다.


이유는 문학적인 책이 아닌 추리소설이기에 읽히기 쉽기도 했지만 미리 범인을 밝힌 뒤에도 '왜' 그랬을까, 에 촛점을 맞춘 부분은 꽤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거든요.


간단한 줄거리를 보자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막 재혼한 아내와 캐나다에 당분간 거주하며 글을 쓰려고 합니다. 모든 게 다 준비되었고 이틀 뒤에 떠나기면 하면 되는데 갑작스런 상황들이 생깁니다.


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이자 친한 동료 작가이기도 한 노노구치가 히다카 구니히코의 집에 들리면서 발생합니다.


옆 집 고양이의 죽음과 다큐에 가까운 소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족이 찾아와 항의를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밤 벌어지는 베스트셀러 작가, 히다카 구니히코.


트릭의 장치는 작가의 소설이라는 소재 덕분인지 이중적 트릭을 완성합니다.


동창이자 친한 친구인 노노구치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사실을 기록하면서 한 번, 그리고 실제 사건 속에서 또 한 번 이렇게 반전을 숨겨놓고 언제든지 저를 미궁속으로 빠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범인이 너무 일찍 밝혀지면서 이거 여러 편의 단편 소설을 묶은 걸까, 하는 의심마저도 들었습니다.


악의 (惡意)에서 중요한 건, 범인이 누군지가 아니라 왜 피해자를 죽였을까, 에 있습니다.


사실 범인을 쫓는 가가 형사는 범인을 잡는데 꽤나 유능한 재능을 발휘하면서도 사건을 덮지 못하고 끝끝내 '왜'라는 원인을 찾아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과연 형사가 한 사건에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까, 에 대한 의심도 들었지만 추리소설로서는 독자가 가장 사랑할만한 부분을 밝히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소모한다는데 반가울 뿐입니다.


악의는 두 번의 반전을 이룹니다.


첫 번째 악의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악의 (惡意).


두 번째 악의는 노노구치의 악의 (惡意).


진정한 악의 (惡意)가 드러났을 때 과연 악의란 무엇일까, 에 대해 그리고 내 안에 숨어있는 악의는 어떤 가면일까, 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한국 영화 속 스릴러는 범인을 가장 나중에 밝히는데요. 일본 추리소설이나 영화는 범인을 미리 밝히고 그 원인을 추적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듯 합니다.


이는 한국은 범인을 잡는 게 목적인 반면, 일본은 추리소설의 세가지 요소 (why done it / How done it / why done it) 중에 HOW와 WHY를 더 중요하게 다루는 모습입니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책에 쓰여있는 것 처럼 누군가에게 갖는 악의 (惡意)는 때때로 가해자 본인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저 '아무튼 마음에 안 들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소설은 그런 악의가 우리 사회에도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소설이 처음 한국판으로 나온 게 2008년이더라고요. 그런데 2017년 초판 33쇄를 했다고 하니 한국 독자들에게도 꽤 사랑을 받은 책인 듯 합니다.


읽은 소감으로는 이번 추석 시간이 많을 때 한 번 읽어보심은 어떨까 싶네요.


재미있게 술술 읽히고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악의 (惡意), 나의 악의 (惡意)라는 가면에 대해 좀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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