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20. 17:02ㆍ톰군/국내여행
저는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 전통 시장을 둘러보는 걸 좋아해요. 가장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나기 좋은 곳이자 옛스러움의 정취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ㅎㅎ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 자체로 의미가 되고 문화가 되는 곳이 전통 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 안동구시장을 소개하도록 할게요.
안동구시장
안동구시장 남문
첫 날, 너무 무더운 날이었기에 그냥 시골집으로 향할까 하다가 그래도 점심이나 먹고 들어가자며 늦은 점심을 먹으러 향한 곳이에요. 안동구시장 주차장은 야외에 있었는데도 거의 찜통 수준이더라고요.
차 문을 나오자마자 어디 사막에라도 와 있는 듯 그 열기가 올라오는데 바로 숨을 탁 막으며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고요. 주차장에서 그늘을 찾아 나오는 찰나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주차장을 조금 벗어나니 후덥지근 한 무더위가 그대로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덜 덥더라고요. 친구가 전통시장을 좋아하는 저를 알고 농담으로 안동구시장 들어갈까, 라며 농담을 건네는데 손사래를 치게 만드는 날씨였어요.
40년 전통 보문식당
5천원의 푸짐한 보리밥 상차림
혼자와도 여럿이 와도 상차림은 같아요. 물론 양이 더 추가되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만 부족한 음식은 더 달라고 하면 줍니다. 처음 나올 때 숭늉을 주시는데 시장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3분 걸어왔는데 다들 숭늉을 원샷으로 마시고 물통에 물을 계속 들이키게 되더라고요.
친구 셋이서 먹은 보리밥 비빔밥 정식이 15,000원 (1인분에 오천원).
전통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 중에 하나는 맛도 좋지만 양도 푸짐한 밥상의 가격이 여전히 저렴하다는데 있어요.
전통시장 시간여행, 보문식당 since 1983.
옛날보리밥, 보문식당 : 9:30 - 20:00 (오픈시간)
안동구시장 천장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와 더운 열기를 식힐 수 있었다
보문식당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구시장을 들어갈까 하다가 여기 안동에 유명한 빵집이 안동구시장 근처라는 말에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너무 더운데 사람이나 있을까 싶고, 상인들은 어찌 참고 일하실까 싶었는데 시장도 일본처럼 아케이드로 되어 있어 비나 눈, 햇살 등도 피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현대화도 되어 있었고요. 시장 내 천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생각보다는 덜 덥긴 했습니다.
덜 더워 좋긴 한데 노점에서 판매하는 생선, 과일 등을 보면서 저 물 때문에 더 빨리 상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대화 된 아케이드를 지나니 제주 동문시장처럼 야시장으로 된 노점이 있는데 그곳은 아케이드로 막히지 않은 곳이라 너무 덥더라고요.
거기서 떡볶이 등을 파는데 몇몇 노점은 아예 열지 않았더라고요. 지나다니는 손님들도 별로 없고 너무 더운 탓에 과연 저녁이 되도 얼마나 와서 사먹을까 제가 걱정되더라고요. 요새 조금 선선해졌으니 노점에 파는 간식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났길 바래봅니다.
시장을 지나쳐 나오니 무더위를 피할 수 잇는 쉼터가 나온다
구시장을 지나쳐 나오니 안동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곳이 나오네요. 무더위를 피할 수 있게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고 사면에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앉아 쉬며 잠시 더위를 피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미슐랭 그린 가이드 등에 소개된 맘모스제과
때 아닌 논쟁에 휩싸이게 했던 맘모스제과 ㅋㅋㅋ
친구가 미슐랭 별 세 개를 받은 곳이라고 해서 아니 한국 빵집이 아무리 유명해도 미슐랭 같은 콧대 높은 애들이 별 3개를 줬다니 말이 돼냐. 뉴스에 나왔다. 맘모스제과 내에서 빵이랑 팥빙수, 음료수 등을 시켜 자리에 앉아 말 없이 검색하며 내가 맞네 니가 틀렸네, 논쟁을 벌이게 만들었던 곳입니다.
꽤 유명하다고 소문난 크림 치즈 빵
여러 글을 보니 크림 치즈 빵과 팥이 들어간 것 외에도 꽤 맛있다는 것들이 리뷰 등에 많이 있더라고요.
전 빵 맛을 잘 모르겠어서 그나마 가장 잘 알 수 있는 크루아상 (크로와상)을 먹어보려고 했는데 - 빵 맛이 다 그렇지라고 생각했는데 파리와 훗카이도 니세코에서 정말 맛 좋은 크루아상을 경험했다 - 베스트 넘버 1.이 크림 치즈 빵이라니 이걸 선택할 수 박에 없었어요.
친구들은 너무 무더운지 팥빙수에 음료수 등을 시켜서 그럴거면 여길 왜 와? 하며 빵을 먹으라고! 했지만 더운데 제 말을 들을 친구들이 아니였어요. 그래서 결국 먹은 빵은 크림 치즈 빵 한 개와 팥빙수, 음료수 두 잔!
블루리본 외에도 여러 곳에서 경력 및 수상을 한 바 있는 듯 했다
2015년 블루리본만 있어서 2015년에 리본 한 개 받고 끝났나 했는데 2018년에도 받았네요.
여전히 리본 한 개인데 물론 블루리본 한 개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미슐랭 3스타는 더 예전에 받을 수 있었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믿겨지지 않아서 봤더니 맘모스제과 내에 중앙일보 신문에 난 기사가 있더라고요.
이 기사를 왜 아직도 붙여놨는지 - 노이지 마케팅 (?) - 알 수는 없지만 결론만 먼저 말하면 미슐랭 3스타는 아니에요. 미슐랭 그린 가이드북에 소개된 바만 있지 별을 받은 적도 없어요. 사실 관계를 가장 잘 알 법한 맘모스제과일텐데 아랑곳 하지 않고 가게를 빛낼 기사 내용을 손님들이 앉는 자리에 붙여놨더라고요.
물론 맘모스제과가 그렇다고 맛집이 아니냐고 한다면 제 수준으로는 평가하기 어렵지만 유명하고 맛집임에는 분명하다! 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미슐랭 3스타 얘기를 더 이상 입에 올리지 않고도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정확한 사실 관계도 모르면서 퍼나르게 만들지 않아도 맛으로도 충분히 여러 경력에서도 맛집임에 틀림없는 곳일텐데 왜 그렇게 까지 미슐랭 3스타의 오해를 계속 심어주는지는 의문스럽네요.
맘모스제과 팥빙수
맘모스제과 팥과 크림 치즈 빵이 유명하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제가 알 수 있는 맛이 아니에요. 전 유럽에서 네 달 간 (터키 등도 유럽으로 친다면 말이다. 터키에서는 한 달 간 머물렀었다.) 머물렀었지만 치즈나 빵이 입에 맞지 않아 솔직히 힘들었거든요. 지금도 그 때 영향으로 빵 등을 더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크루아상 (크로와상)은 가끔 먹는 편이에요.
맘모스제과에서는 별 의미없는 미슐랭 3스타 논란으로 시간을 다 허비했지만 블루리본 한 개 (최고는 세 개) 받은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맛집이에요. 미슐랭이 뭐라고 ㅋㅋ
안동에서는 뭐다? 안동찜닭!
다른 날 방문한 안동구시장.
안동소주 전통음식 박물관에 들러 안동 민속주를 사온 뒤 안동에서는 안동찜닭이지 하며 안동구시장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집에서 먹을거라 포장을 주문하고서 기다리는데 어디서 많이 본, 아! 블루리본!
여기도 블루리본 한 개가 걸려있네요.
맘모스제과 이후로 또 발견한 블루리본이에요. ^^*
친구보고 여기 맛집이라 일부로 온 거야? 했더니 그냥 안동찜닭 몰려있는 곳인데다 내가 전통시장을 좋아해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왔는데 온 곳이 블루리본 맛집이라 좋네요! ㅋㅋ
위생찜닭 - 블루리본 한 개
친구 말로는 여기 시장에 안동찜닭 집이 이렇게 많지 않았거니와 그렇게 유명한 음식도 아니었대요. 어쩌다 유명해졌다는데 전원주 아주머니는 왜 나오시는지도 모르겠고 안동찜닭은 들어봤지만 정작 안동에 사는 친구는 안동 찜닭이 예전에 그리 유명한 음식도 아니었다고 하고 ㅋㅋ
포장가격은 2만 8천원.
안동찜닭 - 양이 많아요.
찜닭이 2만 8천원이나 해? 하며 놀라워했는데 - 사실 친구가 안동 사람과 외지인 가격이 다른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어요 - 양이 엄청나더라고요.
당면 먹다보니 배불러서 정작 닭고기는 남아 버렸어요. ㅎㅎㅎ
시골집 마당에서 안동 소주를 마시며 안동 찜닭을 함께하는 맛은 최고입니다. 미니빔 프로젝터 스크린으로 영화도 보고 저녁마다 매일 파티하는 즐거움은 최고였습니다. 나중에 시골집 마당에서 즐기는 음식 등은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글 아래 공감을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