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에서는 어느 정도 앉아 있어야 매너일까?

2018. 7. 24. 12:2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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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담 코너는 반어체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것은 예전부터 내게 중요한 의미였다. 반복이 리듬을 낳는다.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자유업중에서도 벌면 투자자, 잃으면 한량, 백수 보다 못한 도박꾼에 불과한 전업투자자이다 보니 매일 같은 시간대에 일을 하게 되지만, 같은 장소에서 일을 하지 않는 게 기술적 매커니즘, 리듬을 흐뜨러트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나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작가들은 대부분 시간을 정해두고 글을 쓰는 듯 하였고 이는 제 4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구효서 작가나 무심하게 산다를 쓴 가쿠타 미쓰요 씨의 글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예전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기억이 있다.


사실 전업투자자들도 꽤 진지하게 일하는 분들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직간접적으로 보거나 듣게 되고 여행 작가 및 블로거 중에서도 사무실이나 커피숍 등 한 장소에서 일 하는 걸 선호하는 분들이 있다.


난 지금껏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숙소를 옮기고 하느라 사실 아침 9시에 열리는 주식 시장이긴 하지만 외국에 머무를 경우 시차로 인해 항상 시간이 달라져 있고 장기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콘도가 아닌 호텔 등에서 머무를 때는 일주일에 두 세 번 숙소를 옮겨 다녔으니 같은 장소에서도 일 한 적이 30대에는 거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커피숍에서 짬짬이 주식 일도 보고 남는 시간에 블로그도 쓰면 좋겠네 싶어 커피숍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최근 뉴스 기사를 보니 장시간 커피숍에 앉아 있는 게 매너가 아닌가?에 불편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관련글 :  난 마흔이 되어서야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최근 이용하는 커피숍은 탐앤탐스 장안1호점과 이디야 커피 배봉초등사거리점이다.


일반 커피숍 매장 (비브랜드 매장)은 확실히 규모가 작다 보니 앉아 있기 눈치보이고 이왕이면 가까운 곳을 오래 이용할 계획이라면 멤버쉽이 있는 브랜드 커피숍 매장이 나을 듯 싶어서였다. 커피맛은 솔직히 대동소이하다. 블로그 후기나 인터넷 카페 커피 맛 후기를 보면 브랜드 커피에 대해 너무나 세세한 표현을 써가며 글을 써서 참 대단한 문장과 표현력이다 라고 혀를 내둘렀던 적이 있다.


사실 스타벅스나 커피빈, 탐앤탐스, 이디야 등을 다양하게 이용하고 블로그를 써 볼까 하는 호기심 발동이 일기도 했지만 사실 쓸 말이 없어 포기했다. 같은 맛을 내고 평균 이상의 대중적인 커피를 파는 가게에서 커피 매장의 인테리어나 분위기 또는 커피의 몇 안 되는 종류의 맛을 비교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그냥 프랜차이즈 매장의 커피는 커피다 라고 생각하니 쓸 말이 없다.


정작 내게 중요한 건 커피숍에서 자유업의 하나인 주식 전업 일을 잘 체크하는지 (사실 집이나 여행지에서는 여러 번 순간적인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와 사고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였다.


제주도에서 한 달 머무를 때 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 자주 놀러가서 글도 쓰고 사람들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제주도에 이주오는 사람들의 창업을 돕는 공간이자 디지털 노마드 (사실 난 디지털 노마드도 아니고 그런 용어를 내게 쓰는 것을 거부한다) 족들의 쉼터나 일터 같은 역할도 하는 곳이라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분위기도 커피숍 분위기에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여 의논도 하고 누군가는 계획 단계에 있는 것들을 검토하기도 했고 게스트 하우스 등을 오픈하려는 분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서 다양한 것들을 (준비 및 계획) 한 다는 점이 내 감각을 일깨우기 좋았는데 그래서인지 제주도에 다시 머문다면 제주시내 부근에 머물면서 한 달 여행을 하는 게 어떨지 생각하고는 했다.


관련글 :  제주도에서 보낸 3주차의 느낌 및 후기 -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커피숍에서 일도 보고 글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기에 뭔가 감각적이고 생산적인 감각 등이 깨워나지 않을까 해서 가게 되는데 최근 뉴스 기사에 장시간 커피숍에 앉아 있는 혼공족 이야기가 나왔다.


기사만 읽고 댓글은 읽지 말아야 하는데 읽다보니 깊게 빠지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장시간 커피숍에 앉아 있는 경우 매너가 아니다와 여러 불편한 경험담을 말하였다. 사실 읽다보니 난 중간에 일어나지 않고 뭔가 외부 음식을 가져와 먹지는 않지만 확실히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장시간 앉아 있는, 혼공족은 아니지만 노트북을 가지고 일을 보고는 했다.


그럼 커피를 두 잔 마셔주면 괜찮을까? 많은 이들이 커피숍의 회전율에 대해 언급했던 부분이라 한 번이라도 더 팔아주고 앉아 있다면 그나마 나은 듯 보이긴 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점심식사도 아닌 커피를 하루 두 잔 이상씩 꼬박 사먹을려면 만만치 않기도 한데 어떻해야 좋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다 보니 커피숍에 안 가고 집에서 눌러 앉은 날들이 오늘 포함해 며칠 이어지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탐앤탐스에서는 무료 커피 한 잔을 포함해 3번, 이디야 커피에서는 지금껏 2번 이용하였다.


커피숍에 어느 정도 앉아 있는게 매너일까?에 대한 답은 좀처럼 알기 어렵다. 누군가는 로컬에서는 안 되고 대형 커피숍 매장에서는 괜찮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누군가는 욕만 하나 가득 쓰기도 했고 누군가는 답정남녀가 되어 이래이래야 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인터넷 게시판 댓글은 대부분 답정남녀, 판관들만 모여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기준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고 돌팔매질 하며 마녀사냥 할 먹잇감을 찾는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새 많이 들기는 한다.


어쨌거나 그 뉴스 기사로 인해 어제 탐앤탐스 매장을 갔는데 앉은 내내 마음이 불편하더니 오늘은 커피숍으로 몸을 옮기지 못했다. 그래! 남들도 무더운 여름 휴가를 보내는데 나도 오늘 하루 쉬자! 하고 쉬는데 이렇게 잡담 글 쓰게 되니 글 쓰는게 즐겁거나 또는 습관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태국 치앙마이나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 (KL)에 머무를 때에는 뉴스 기사는 안 읽어 모르겠지만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거기서 느낄 수 없었는데 한국에서는 임차룍가 비싼데다 혼공족들의 무개념 논란으로 인해 더 문제시 되는 분위기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다.


정작 커피숍 매장에서는 이렇다 할 가이드 라인은 없다. 다만, 서로 암묵적인 이해와 용인이 존재하는 듯 한데 뉴스 기사나 댓글에서는 꽤나 뜨거운 논쟁이 되어 버린 듯 하여 마음만 무겁고 눈치 주는 이는 없는데 자동으로 눈치 보이게 되버렸다.


과연 어느 선까지가 이해와 용인이 되느냐인데 그걸 모르겠어서 이렇게 몇 자 잡담하듯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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