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3일차 가파도 청보리의 물결 (4.26 특별한 일상)

2018. 4. 28. 07:49톰군/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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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디를 가야겠다 일정을 짠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블로그에 경제뉴스를 쓰고 샤워를 하며 어디로 갈까 고민을 했다. 어제 저녁만 해도 저지문화예술인마을과 오름 하나를 오를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살짝 생각이 바뀌었다.


어차피 하얀 백지 위에 붓을 들어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니 어디를 향해도 문제될게 없다. 그리고 산 보다는 바다의 파도 소리가 더 그리웠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가파도로 정하고 모슬포항 (운정항)으로 갔다. 배 시간표도 미리 확인을 안 했는데 모슬포항 근처의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검색해보니 마파도 가는 건 11시 10분에 출발이란다. 배 타는 시간까지 30분 정도 남았는데 마음이 여유롭다. '뭐 마라도 안 되면 가파도 가지.' 그런데 다른 블로그에 올라 온 글을 보니 가파도 배 타는 시간은 12시 넘어서야 있다.


그렇게 햄버거를 다 먹고 일어나 모슬포항으로 향해 걷는다. 흐리면서 맑은 날씨라 걷기에 더없이 좋다. 걷다 방파제를 만나 바다를 바라보니 그냥 갈 수 없어 사진도 찍고 주변 감상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11시 10분을 넘겨 정기여객선이 위치한 모슬포항 매표소에 도착했다.


마라도는 배를 타고 가는 시간이 30분, 가파도는 단 10분이라고 한다. 꽤나 가까운 거리의 가파도이다. 다행히 4~5월 배편이 추가 운행되는지 11시, 11시 40분 이렇게 11시 대에 2편의 가파도 행 배편이 있었다.


가파도는 12,100원 (왕복) + 1,000원 (해상공원입장료) = 총 13,100원이다.


배 시간은 정할 수 있는데 나오는 시간은 정해져있다. 11시에 출발이면 오후 2시 40분인가에 나오는 배를 타야하고 내가 탄 11시 40분은 오후 3시 20분에 나와야 한다. 물론 시간 전에 나오는 건 문제가 없는 듯 했다. 배 시간표를 따로 적지 않는 건 정기여객선 시간표가 수요나 날짜에 따라 바뀌는 듯 하기 때문이다. 가파도가 마라도에 비해 배편은 훨씬 많다.




- 모슬포항 (운정항)에서 여객선을 기다리며 -




- 가파도에서 바라본 바다 -


맑은 날씨에는  한라산이나 산방산, 송악산 등 영주산을 제외한 6개의 산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날 눈에 그나마 선명히 들어오는 건 산방산 하나 뿐이었다.




꽃이름 어플에게 물어봤어야 하는데 또 그냥 와~ 이쁘네 하며 찍기 바빴다.




구멍일 송송 들어난 돌 조각이 이 곳이 화산에 의해 만들어진 제주도임을 쉽게 알게 해준다. 그 위에 올려놓은 돌들. 해안도로를 걷거나 청보리가 한창인 안을 걸어다녀도 저렇게 돌을 위로 쌓아올릴 곳만 있다면 어디든 돌이 쌓아 올려져있다.




- 청보리 축제 기간 -


마침 가파도에는 청보리 축제기간이다. 청보리가 이 때가 한철인 듯 하다. 청보리가 바람에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잔잔한 파도소리와 청보리가 만들어낸 들판의 물결이 눈에 담겨 아름다움 제주도의 작은 섬, 가파도를 품에 안게 해준다.




꽃을 찍으면 이름 정도는 알아놔야겠다. '이쁘네' 하고 찍은 뒤 이름을 모르니 너무나 아쉽다는 마음이 든다.




- 일몰 전망대 -


일몰 전망대가 멋지다고 하는데 일몰을 보고 돌아갈 수는 없어 아쉽다. 여기서 숙박을 하지 않는 이상 일몰 구경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걷는데 자신이 없다면 자전거를 타고 돌아도 괜찮다. 걷는걸 좋아한다면 해안가를 따라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히 쉬며 감상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남는 시간에 안으로 들어가 산책로 코스를 돌아다녀도 3시간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크지 않은 가파도 섬이다.


시간이 남기도 해서 시장기는 없었지만 가파도에 유명하다는 중국집에서 해물짜장을 먹어봤다. 해물짬뽕이 더 유명하다는데 차마 짬뽕은 다 먹을 수 없을 듯 했다. 짬뽕 나오는거 보니 해산물이 하나 가득한게 꽤 먹을만할 듯 했다. 둘 이상 간다면 최소한 짜장과 짬뽕을 각각 시켜 나눠 먹으면 좋을 듯 하다. 혼자로 짬뽕 맛을 못 본게 여간 아쉽긴 하다.




그렇게 3시간 넘게 걸으며 가파도 터미널로 돌아왔다. 화장실 내부가 꽤나 깨끗하다.


모슬포항 (운정항)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이제 겨우 오후 4시 전이라 어디를 갈까 고민하며 주변을 좀 걸어다녔다. 주변이 둘레길이긴 한데 오후 4시에 걸어 둘레길을 걷기에는 무리가 있어 다른걸 볼까 하다 추사 김정희 유배지가 모슬포항 (운정항)에서 가까워 그곳으로 향했다. 모슬포항 (운정항) 터미널 종점에 몇 대의 버스가 있어 이용하기 편하다.


그렇게 어제에 이어 오늘도 2만 걸음을 걸어다녔다. 일기를 쓴 것인지 여행기를 쓴 것인지 모르겠다. 사진이 너무 많아 몇 장을 쏚아냈는데 여행기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 가파도 청보리 물결 -


가파도의 잔잔한 파도를 들으며 걸었던 해안도로 그리고 들판의 청보리 물결은 한 달 여행을 마친 뒤에도 꽤나 오랜 기억으로 남을 듯 하다.


글을 쓴 지금, 또 어디로 떠날까 쇠소깍으로? 아님 성산으로?에 고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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