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일차 2만 걸음 이상 걸어다니며 본 것들 (4.25 특별한 일상)

2018. 4. 26. 21:16톰군/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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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가 넘도록 호스트 분이랑 술을 마시고 내 한 달 간 머물 집인 별채로 돌아와 못다한 짐정리 및 샤워를 했다. 


전날 저녁에 안동소주에 매운 치킨을 먹은 탓인지 제주도로 출발한 날 아침부터 장이 안 좋더니 하루종일 화장실을 반복해야만 했다. 잠도 새벽부터 깨서 24일 날은 새벽부터 블로그도 쓰고 짐도 정리하며 아침이 되어서는 이발도 하러 다녀왔다.


그렇게 수면부족에 이은 제주도 첫 날은 에어비앤비 호스트 분과 소주 2병에 맥주 4캔을 나눠마시며 긴 대화를 나눴는데 호스트 분이 다음 날 일이 없어서 가능했고 내 여행이 한 달 간이라 하루 이틀 정도의 일정에 차질이 생겨도 그리 큰 문제가 아닐거라 여겼을수도 있다. 물론 하루 이틀 이상 일정이 틀어져도 전혀 문제될게 없었다.


그런데 아침 7시 30분에 알람 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물론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알람을 끈 뒤 다시 누웠지만 그래도 15분 안에 일어났다. 그래도 여행왔는데 실제 하루를 시작하는 첫 날부터 잠에 빠져들수는 없다는 의지로 일어나 거의 정신을 놓고 경제뉴스를 블로그에 올리고 HTS를 열어 내 할 일을 살피고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주식은 모바일로도 볼 수 있으니 우선 나가는게 중요했다.




- 천지연 폭포 -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탔을때도 내가 가려는 목적지가 나와있지 않아 꽤 애를 먹었는데 천지연 폭포를 갈 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카카오 지도에서는 분명 버스가 어디로 간다고 알려주고 어디에서 환승하면 되는지를 보여주는데 막상 정류장에서는 그 행선지가 눈을 찾아봐도 없다.


그래서 천지역 폭포를 갈 때, 버스를 2번만 타면 도착할 것을 무려 4번인가를 환승하여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어제 늦게까지 저녁 겸 술을 마신탓에 배가 고프지 않아 나왔는데 버스를 계속 갈아타며 버스를 기다리다 천지연 휴게소에서야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틀 연속 술을 마신탓에 속도 별로 좋지 못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고기국수를 시켰는데 국수에 고기가 얹어져 있다. 국물이 시원하면서 깨가 들어있어 속을 달래는데 좋았는데 막상 국수를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서 처음 국물을 먹을 때 밥도 시킬까 했던 쓸데없는 짓을 저지를뻔 했다.


그렇게 국수를 먹는 사이에 아침부터 구름이 많이 끼고 쌀쌀한 편이었는데 어느덧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아! 그냥 다시 돌아가야하나? 여기까지 무려 3번의 환승을 해서 어렵게 도착했는데 (실제로는 1번만 환승했으면 됐다) 그냥 가려니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서 조금씩 내리는 비니 그냥 맞으며 구경하자 하며 몸도 춥고 떨리는데 천지연 폭포 입구로 향했다.




- 천지연 폭포 입구 부근에 오리들 -


꽤 큰 오리들이 사람이 근처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근처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 사람 좀 상대해본 모양새다.




천지연 폭포는 여행기에 다시 자세하게 올릴 계획이라 지금은 가는 길에 대해서만 남기도록 하겠다.


실질적인 여행 첫 날, 천지연 폭포를 가려고 했던 이유는 홈플러스와 다이소가 서귀포 시청 제1청사와 가까운 편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방폭포도 가까운 편이라 둘을 비교하다 주변이 넓고 볼게 더 있어보이는 천지연 폭포를 선택한 것이다.


버스를 타며 꽤 헤맸는데 결국 결론은 카카오 지도에 나와있는 대중교통이 거의 정확하다는 점이다. 오늘 가파도를 다녀왔는데 또 한 번 카카오 지도의 대중교통 정확성을 새삼 재확인했다. 어찌됐건 구름 낀 날 가파도를 다녀왔는데 팔등은 타서 빨갛다. 이 얘기는 3일차에 다시 하도록 하겠다.




- 새연교 & 새섬 -


천지연 폭포를 감상하고 나오는데 이 날, 학생들로 보이는 단체 관광객들이 꽤 많이 왔는데 저 멀리서 걸어서 천지연 폭포 쪼쪽으로 오고있고 꽤 큰 다리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어 저 곳이 관광지구나라고 짐작이 가능했다. 그래서 그들이 출발한 방향을 향해 걸어가니 새연교가 나왔다.


'새연교'와 '새섬' 또한 여행을 다녀온 뒤 포스팅 할 계획이라 자세한 사진 및 설명은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다.


'새연교' 아래에는 유람선이 다녔고 새연교 다리를 넘어서는 새섬이라고 작은 섬이 있는데 걸어서 산책하면 천천히 걸어서도 2~30분이면 충분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저녁에는 야경을 볼 수 있다는데 저녁 10시까지 오픈한다고 한다.




제주도 신화에는 '삼신 할머니'가 있다. 그래서인지 돌할망이 보여서 찍었다.




- 이중섭 거리 -




천지연 폭포 - 새연교, 새섬 - 이중섭 거리 - 이중섭 미술관까지의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멀었는데 걸어다녔다. 버스 기다리고 환승하고 하려니 그 시간이나 그 시간이긴 한데 지도를 엉뚱하게 봐서 헤매는 바람에 내 두 다리만 엄청 고생했다. 이중섭 거리 가는 길에 꽤나 이쁜 기념품 가게 및 커피 가게들이 보였는데 이 얘기도 여행기에 따로 올리도록 하겠다.


이중섭 화가는 남북전쟁 (또는 625 전쟁) 때 제주도로 피난와서 '1년도 채 남짓 안 살았다는데 너무 끼워맞추는거 아냐?' 라는 생각도 들지만 작품활동을 잠깐 머문 제주도에서도 꽤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젋은 나이에 병으로 죽게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과 아쉬움으로 남게 되는 듯 하다. 물론 나처럼 미술에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도 '황소'를 보고 아! 많이 봤던 작품이네라고 생각될 정도면 그가 보통의 화가는 아닐 것이었다.


관련글 :  추운날에는 따뜻한 미술관으로 가자 국립현대미술관 MMCA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


이중섭 미술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전통시장이 있다. 언덕위를 올라가면 전통시장이 나온다. 어디를 여행가나 그 지역의 전통시장을 구경하는것이야말로 가장 그 지역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은 관광지라 관광객 등도 어렵지 않게 많이 볼 수 있어 과연 현지 제주도민중에 젊은 사람들은 전통시장을 이용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남았다.





전통시장에서 고로케와 커피를 마시고 대형마트에서 와인 4병과 다이소에서 커피잔, 와인잔을 샀다.


와인을 좋아하는데 시내까지 나와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지방에서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이용해 다니는 도보 여행자에게는 꽤나 어렵다. 그리고 늦은 저녁에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은지라 차라리 와인을 사서 제주 하우스에서 혼술하는 재미에 빠지는게 더 나을 듯 싶었다.


호스트 분에게 잔을 달라고 할까 하다가 지난주에 와인 잔 쏟아 노트북도 날려먹고 잔도 잘 깨는 편이라 (덜렁거리는 편이다) 잔을 샀다. 안 깨지고 잘 쓰면 기증하고 가는 것이고 깨지면 다시 사야하나? 그런 일 없도록 조심히 써야겠다.





그렇게 제주도 2일차는 22,000 걸음 이상을 걸었다. (스마트폰을 몸에 지녔을 때만 기록된 것이니 실제로는 더 걸었을 것이다) 오른 층계 28층으로 표시되는 건 경사길을 다녔다는 뜻이리라. 그래서인지 에어비앤비 집에 도착해 자면서 끙끙 앓는 소리를 수도없이 냈다.


숙소에 도착해 호스트 분이 차려준 저녁을 먹었다. 그래서 겸사 와인도 한 병 같이 나눠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저녁을 줄 의무가 없는데 인심이 좋으셔서 그런지 저녁 시간에 집에 돌아와있으니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신다. 오늘도 가파도에서 돌아왔는데 또 저녁을 먹자고 하셔서 오늘은 거절했다. 아무래도 특별히 술 한 잔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저녁을 거절해야 맞을 듯 하다. 아니면 의무 아닌 의무가, 습관 아닌 습관이 되어 뭔가 불편한 감정이 서로 뜻하지 않게 생길수도 있으니 말이다.


호스트 아내분과 막내 아이가 조만간 오는지 빨래감도 가져가셔서 직접 세탁기에 돌려서 오늘 뜻하지 내 옷과 속옷을 호스트 분께 맡겼다. 샴푸나 치약 등의 비품 등도 한 달 머무를 동안 부족할까 미리 더 챙겨주고 꽤나 정 넘치는 호스트 분이라 미안하면서 고마운 마음이다.



제주도 2일차 일상은 너무 할 말들이 많아서 내용을 간추려 쓰기가 어렵네요. 내용을 압축해서 일기처럼 편하게 써봤습니다. 제주도에서 머물며 겪은 소소한 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런 내용은 못 쓰고 간추린 여행기를 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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