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3. 14:30ㆍ문화/영화
일본 내에서 한국인 및 재일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 오사카라고 한다.
용길이네 곱창집은 일본 고도 성장기의 오사카 공항 근처의 국유지 판자촌 동네에 여러 이유로 일본에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재일 동포 및 한국인의 이야기이다.
감독 : 정의신
배우 : 김상호 (용길 역), 이정은 (영순 역), 마키 요코 (시즈카 역), 이노우에 마오 (리카 역), 사쿠라바 나나미 (미카 역), 오오즈미 요 (테츠오 역), 오타니 료헤이 (하세가와 역), 임희철 (일백 역)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된 영화는 일본 고도 성장기 공항 근처의 국유지 판자촌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곳에 사는 대부분은 한국계 일본인 (재일동포) 및 한국인으로 일본 사회의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가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일본 사회가 갖는 재일동포의 무시는 여전하다,는 뉴스가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일본 사이타마시는 조선학교 마스크 지급 배제 사건만 바도 아직까지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비애가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영화 내용
세상은 고도성장이라는 특급열차를 타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지만 이곳 판자촌 동네만큼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전쟁이 끝난 후 간장가게 사토 상에게서 곱창집을 산 용길. 하지만 이 인근은 예전 미군관할지로 국유지이기에 전화도 하수시설도 안 되는 곳이다.
이 곳에 곱창집을 연 용길네가 있다. 용길네의 가족사는 꽤나 복잡하다. 용길은 전처 사이에서 두 딸, 시즈카와 리카가 있고 한국에서 건너온 영순에게는 딸 미카가 있다. 둘은 재혼하여 아들 토키오를 가졌다.
토키오는 사립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막내 미카는 유부남과 사귄다. 리카는 사회에 불만만 가득한 남편과 매일 싸움을 벌이고 큰 딸 시즈카는 한 쪽 다리를 전다.
용길은 전쟁 중 한 팔을 잃은 대가로 돈을 받아 곱창집을 열지만 시에서는 국유지 불법점거라며 빨리 나가라고 재촉하고 영순 (이정은)은 망설을 일으키는 가족들 때문에 내가 이래서 살이 안 빠진다,며 한탄한다.
영화 결말
27년을 여기서 살았지. 이 좁은 곳에서 울고 웃고..
큰 딸 시즈카는 테츠오와 북으로 리카는 한국으로 미카는 남편을 따라 다른 일본 지역으로 떠난다. 그리고 막내 토키오는.. 용길과 영순은 철거된 곱창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떠나게 된다.
영순은 떠나는 딸들과 사위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리고 내 눈가에도 촉촉히 눈물로 젖어들었다.
떨어져 지내더라도 우리 가족은 서로 이어져 있어. 그걸 잊으면 안 된다.
이 영화 볼까말까?
영화의 최고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력에 있다. 방이 딸린 좁은 곱창집에서 매일 혼돈에 가까운 일상을 너무 잘 표현했다. 그렇게 숨 쉬기조차 힘든 삶을 살면서도 그들의 표정은 언제나 밝다.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지만 사람과 함께하기에 가족이 있기에 든든하다.
설령, 어제가 어떤 날이든 내일은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그들이 겪은 슬픔과 그럼에도 나날이 즐거웠던 그 때 그 시절 이야기에 곱창에 술 한 잔 생각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잔잔하면서도 시끌벅적한 곱창집의 이야기에 절로 울고 웃고를 반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