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가슴 먹먹한 이야기

2020. 2. 20. 21:06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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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블, 사신과 죽은 사자 이야기, 시급 300엔 아르바이트를 키워드가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라이트 노블, 생소한 단어앞에 그러니까 이게 소설이지만 만화 같은 그런 소설이라는 건가, 싶어 이걸 읽어야 하나 그냥 지나쳐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 데요.

 

처음 우려했던 고민과는 달리 문체는 가벼울지 몰라도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가슴 먹먹한 이야기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 저자 후지마루

 

이 아르바이트는 최악이지. 시간 외 수당은 안 나와. 교통비도 없어. 아무렇지도 않게 이른 아침부터 불러내지. 무엇보다 시급이 300엔이야. 어이없는 수준을 넘어서 웃음이 날 정도지. 정말로 돼먹지 못한 아르바이트라니까.

 

미련이 남아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사자. 그 사자에게 주어지는 추가시간.

 

미련이 남은 사자와 연관이 있는 사신.

 

그리고 미련을 해소하는 일이 바로 시급 300엔 사신 아르바이트.

 

인간에게 죽음 앞에 가장 두려운 것은 뭘까, 앞 숫자가 4로 바뀌던 작년 삶에 대해 그리고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애니메이션 '코코'에서처럼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는 이 하나 없는 쓸쓸함일까, 아님 마지막 숨을 거둘 때 남은 후회와 미련일까.

 

사람은 언제나 잃고 나서야 후회한다. 언제나 잃고 나서야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알고 있었는 데 행복은 반드시 망가진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사자에게 주어지는 추가 시간에 한 일들은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행동 또한 무효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사자에게 주어진 추가 시간은 강한 미련을 해소하기보다는 지난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고통만을 받게 된다.

 

300엔 짜리 아르바이트 사신 사쿠라.

 

사자이자 사신인 하나모리.

 

사쿠라는 옛 여자친구인 '아사쓰키 시즈카'를 사자로 맞이하며 자신이 하는 일을 알게 되고 구로사키와 만나 사자의 미련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갖게 된다.

 

히로오카를 만나 어머니가 아이에게 품은 사랑이 절대적이지는 아닐지라도 숭고한 사랑이 깃들여 있음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유를 만나고 잃으며 사자가 갖는 능력이 미련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 또한 배우게 된다.

 

또한 하나모리가 사자이자 사신이며 자신과 같은 깊은 상처를 가졌는지도 알게 되는데.

 

그들은 묘하게 서로를 연결하고 있는 깊은 상처를 통해 사자를 이해하고 사자의 미련 또한 자신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행복은 뭘까. 먼 기억 속 누군가가 물었다. 이제는 안다. 지금이 행복함을 아는 게 행복임을. 잃기 전에 깨닫는 것. 잃었더라도 행복했음을 기억하는 것.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기억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

 

사쿠라는 사자이자 사신인 하나모리를 통해 '희망'을 배우게 되고 삶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된다.

 

사쿠라는 시급 300엔짜리 아르바이트 사신 아르바이트 6개월을 마치고 제출한 퇴직 신청서에 소원을 제출하는데..

 

부디 이 소년이 헤메지 않고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사쿠라가 퇴직 신청서에 적은 소원은 과연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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