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7. 20:19ㆍ톰군/도쿄
저는 여행 중에 각 나라의 템플을 즐겨 보는 편인데요.
잘은 모르지만 그 나라의 역사적인 템플 (사원, 교회, 절, 모스크, 신사 등) 을 통해 종교적인 염원, 종교 철학과 사상, 건축 문화와 삶에 대한 태도 등 그 당시 살던 사람들의 행태에 대해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예전의 사람들의 행태가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지만 각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지역과 현지인들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 외에도 현지인이 사는 마을을 산책하다든지 전통시장을 방문해보고 마트 등을 돌아다니는 것 또한 즐겨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그러하기에 에노시마 & 가마쿠라 여행을 계획했을 때 신사를 가장 염두해 두고 다녀왔어요.
하지만 일본은 다른 국가와 다르게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안 좋은 영향 아래 놓여있는 신사가 존재하기에 그 여부도 가려야했기에 검색을 꽤 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일본 템플에서는 기도나 묵념을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에노시마 신사
에노시마에 있는 신궁 3개 (헤쓰노미아, 나카쓰노미아, 오쿠쓰노미야)를 총칭하여 '에노시마 신사"라고 불립니다. 에노시마 신사는 후쿠오카현 무나카타 신사와 같이 여신 3명을 모시고 있습니다.
에노시마 신사 안내문에서
에노시마 신사 입구 -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신사 입구에 파는 것 중 하나가 엄청 유명한지 중국 여행객들은 그 집 앞에서 엄청 긴 줄을 서 만들어 서 있더군요. 일본 사람들은 오이를 꼬치로 해서 파는 것을 먹으면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신사 입구
중국은 도교 사원이 절 만큼이나 많고 한국은 도교 사원은 찾을 수 없지만 절과 교회는 엄청나게 많고 일본은 신사 등의 사원은 많지만 교회는 극히 적은 편이에요.
아마도 교회는 동북아시아 중에서 한국에서만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닌가 싶어요.
에노시마에 사원에는 3명의 여신을 모시고 있다고 했는데 그 중 한 명의 여신일까요?
복석 (福石)
이 돌 가까이서 물건을 주우면 행운이 있게 된다는 이야기에서 후쿠이시 (복석) 라 불리우게 됐다고 합니다.
혹시나 근처 가시면 뭔가 주울 게 있나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래요. ^^
신사 이용안내
예배 전에 손과 입을 씻으라 합니다.
한국은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예배하기 전에 일주문에서 속세의 근심과 부정한 것을 씻고 올라오라고 하잖아요.
그런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여기서 손을 씻고 입을 헹구웠어요. 다른 신사도 같아서 이건 쉽게 이해하겠더군요.
액운을 막아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문 (?)
대충 한자만 읽어보니 무병식재 (無病息災) 무사고*** 가내안전 이런 글귀가 보여서 편안한 마음으로 어떻게 통과하면 돼, 하고 주변을 살펴봤어요.
그림이 문 옆으로 나와있긴 한데 우선 일본 여행객들 어찌 도나 한 번 관찰 후 따라 돌아보기로 합니다. ㅎㅎㅎ
이렇게 1, 2, 3번 코스로 돌아 나오면 됩니다 ㅎㅎ
왼쪽 -> 오른쪽 -> 왼쪽 방향으로 도네요.
방향 순서를 몰라도 일본인들 도는 거 보고 뒤따라 돌면 됩니다. ㅎㅎ
그런데 일본인들도 그림을 한참 보며 어떻게 돌아야 하나 상의를 하는 것 보니 이 분들도 초보들이에요. 그래도 돌고 나서 다시 그림을 확인하니 맞게 돌았네요. ^^
일본 사원 예배방법
봉납 통에 동전을 던지고 박수를 두 번 치고 난 뒤 합장하듯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리더군요. 하지만 오타루 수천궁에서도 걸려있었지만 대부분의 신사에서 일본 왕 즉위 30주년 뭔가를 하는 듯 현수막이 걸려있어 기도는 피했습니다.
관련글 : 삿포로에서 오타루 가는 법과 수천궁
인터넷을 통해서도 알아봤지만 에노시마 신사에 대한 소개를 보면 이렇습니다.
섬 정상에 서 있는 전망 등대에서는 쇼우난 해안을 중심으로 해서 동남쪽으로는 미우라반도, 남쪽으로는 이즈오시마, 서쪽으로는 후지산 - 하코네의 산들을 잘 바라볼수 있습니다.
또, 에노시마는 지질상 석회질의 사암으로 된 섬이며, 그 때문에 바닷물로 침식된 동굴이나 암이 많고 그 기이한 모양은 이전부터 명승지로 유명합니다.
섬 한가운데에는 에노시마 신사가 있어 벤자이텐을 모십니다. 히로시마현 미야지마, 시가현 치쿠부시마에 있는 벤자이텐과 더불어 3대 벤자이텐의 하나입니다. 에도시대에는 '평화의 신', '행복의 신', '음악 - 예술의 신' 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심을 받고 매우 붐볐습니다.
팔각형 정자 사원
저는 이런 모양만 보면 중국풍이라는 생각이 강한데 안으로 가보지는 않아서 모르겠네요.
사당 안의 모습
호리병 모양의 신사 안내도
섬 중앙에 위치해 있어 정상이 아닌데도 이렇게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일본 아주머니들 단체 사진을 찍는 바람에 사진만 찍고 얼른 다른 곳으로 갔어요
신궁이 신사를 의미하는 다른 말인 듯 하네요.
May Peace Prevail On Earth (지구에 평화가 가득하길)
일본 사람들도 중국 사람들도 러시아나 미국 사람들도 제발 평화가 지구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진실되게 바랬으면 좋겠습니다.
평화를 그 누구보다 더 간절히 바라는 민족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중국 사원도 있다
에노시마 전망대를 지나쳐 내려와 보이는 뷰
타임랩스로 찍은 뷰
에노시만 전망대는 따로 입장료를 받고 있긴 한데 안에 정원도 있어 한 번 구경하고 싶기는 하더라고요. 그런데 에노시마 자체가 워낙 크고 넓고 높아서 볼 게 무척이나 많았어요.
전망대와 안에 정원까지 구경한다면 다른 곳 방문하지 않고 여기서만 하루를 다 보낼 수도 있겠더라고요.
여기 전망대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올 수도 있어 무릎이 안 좋은 분들은 그걸 이용하면 좋아요. (에스컬레이터 역시 유료) 하지만 걸어서 보면 더 다양한 곳들을 볼 수 있어 괜찮다면 걸어 올라가길 추천해요. 물론 꽤 계단이 많아 다리는 아프지만요. ^^
느낌이 좋았던 거리 풍경
또 다른 신사의 모습
3개의 신사가 있다고 해서 전 뭐 한두 시간이면 충분히 보겠네 하고 올라왔는데 에노시마 역에서 해안가를 거쳐 산으로 올라와 한바퀴 도는데 3시간이 지났어요. 그런데 아직 내려가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여기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냥 내려갈까 아님 한 번 보는 거 잘 구경하고 다른 것들은 그냥 지나칠까, 하고 말이에요.
일단 둘러보는 데 까지는 보고 그 다음 상황에 따라 움직이자며 감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주로 돌을 쌓아 올리는데 여긴 파인 곳에 동전을 넣네요 ㅎㅎ
여기도 그렇고요
역시 반짝반짝 빛나는 게 좋아요. +.+
사람들 예배드리는데 방해되지 않게 뒤에서 찍어봅니다
기도를 드리지 않기에 드리는 분들에게 방해될까봐 안으로 향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보통 오픈된 곳에서 기도를 드리는데 여긴 막혀 있는데도 기도를 드린다
일본은 딱히 종교적인 문제로 큰 갈등은 없는 듯 해요.
청소년들부터 노인분들까지 딱히 사당에 와 기도드리는 데 거부감이 없는 듯 했어요.
크게 절하지도 않고 대부분 서서 기도 드리는 풍습도 괜찮아 보였고요.
세계 전쟁사에서 종교로 인한 비극이 많았기에 종교 문제만이라도 조용히 지낼 수 있다면 그 나라에 큰 복이 아닐까 싶어요.
부서지는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런 도쿄 근교 여행이에요
이와야 동굴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풍경인데요.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또 입장료 (500엔)를 받아서 굳이 들어가 보지는 않았어요. 밖에서 파도치는 해안만 바라봐도 멋지더라고요. ^^'
이와야 브릿지 부근 동영상
귀여운 거북이 상도 있네요
승운의신 (?)
에노시마 신사를 산 하나를 끼고 다 돌고 내려오는 길에 마주쳤는데 딱 봐도 뭔가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검색했을 때는 이런 곳은 없는 듯 했는데 말이죠.
저뿐 아니라 일본 사람들도 그냥 지나쳐 가더라고요. 하긴 그 많은 신사를 둘러봤는데 밑에 내려오니 하나 더 있으면 포기하고 가고 싶을 듯 해요. ㅎㅎ
대충 뭔 말일까 보니 일로전사 메이지유신 얘기 나오는 거 보니 이 곳은 굳이 들려 볼 필요는 없을 듯 했어요.
우리도 왜곡된 역사인식을 배우는 게 당연히 있겠지만 동북아 삼국 모두 워낙 지랄같은 향수병에 시달리며 왜곡이란 왜곡은 더하냐 덜하냐의 차이만 있을 뿐 심각해서 가끔은 민족주의 발현이 다시 동북아를 감싸 전체주의 망령에 시달리는 게 아닐까 하는 섬뜩함에 빠져들 때가 있어요.
에노시마 신사에는 전망대를 포함해 이와야 동굴 그리고 멋진 고양이 카페도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는데요. 다음 편에는 바로 고양이 카페를 소개하려고 해요. 제가 따로 한 편을 떼어 따로 소개할 정도로 멋진 곳이었어요. ^^
이 여행기가 마음에 들었다면 글 아래 공감 부탁드려요. 공감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