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근교 여행 : 에노시마 매력적인 고양이 찻집 (Aburaya Enoshima)

2018. 10. 19. 20:42톰군/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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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 세 개의 신사와 이와야 브릿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거닐다 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지나쳤습니다.


이와야 동굴 가는 길에는 꽤 많은 식당들이 시야를 가로막는 어떤 장애물 없이 언덕 위에서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는데 에노시마 역에서 이미 점 찍어 둔 곳이 있어 애써 참았어요.


그러다 돌아오는 길에 찻집 옆에서 무척이나 털 색이 고운 고양이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그 계기로 고양이 찻집인 (Aburaya Enoshima)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고양이 찻집답게 문 입구에도 고양이를 디자인해서 걸어뒀다


사실 이집 이름은 고양이 찻집은 아니에요.


원 이름은 島の茶屋あぶらや (Aburaya Enoshima)입니다.



한자 간판이름



처음에는 찻집을 가려고 한 게 아니였어요. 하지만 고양이들 때문에..


이와야 동굴과 다리 밑에서 파도를 들으며 산책을 즐기다 배고픈 마음에 어여 산을 내려가야지 했다가 우연히 고양이들을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노랑이 셋과 혼자 다른 색을 지닌 위 사진인 녀석 한마리라 고양이가 제법 크네, 하며 잠깐의 호기심으로 쳐다봤어요.


그러다 밥을 주려고 직원이 나오는데 고양이들이 밥 그릇 앞에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더 호기심을 갖고 쳐다보고 있는데 다른 노란 고양이가 천천히 걸어 들어오더라고요.


그런데 그 고양이를 보더니 밥 그릇에 코를 박고 먹던 흰검 고양이가 놀래서 조금씩 뒤로 도망쳐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다른 구경꾼들과 함께 웃으며 바라봤어요.



감주도 판다


'뭔가 재미있는데', 하며 다른 사람들도 뭐라고 한마디씩 하며 재미난 광경을 구경하는데 감주도 판매하는지 나뭇가지에 걸어 뒀더라고요.


주인 아주머니로 보이는 분께 감주도 파냐고 하니 그렇다고 해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감주보다는 고양이들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감주를 시켰어요 ^^


여기 고양이들 무척이나 조용하더라고요. 자기네 끼리 조금도 싸우지 않고 조용히 밥을 먹는데 그릇도 서로 달라요.


주인 아주머니에게 감주를 시키고 난 뒤 뒤문을 통해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니 더 가까이 가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전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바라보는 걸로 만족했어요.


얘네들 말고 나중에는 노랑이 고양이들이 더 나타난 걸로 봐서는 애들이 가족이 아닐까 싶었어요.


흰검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은 안 무서워하는데 유독 무서워하던 고양이를 보고 도망가서 여기 대장인가 싶었는데 다른 노랑이 고양이들에게는 큰 텃세를 부리지는 않는 듯 하더라고요.



감주 (甘酒)


일본 감주는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요.


모주처럼 술이 들어갔을까, 아님 일반 식혜와 비슷할까 했는데 일반적인 술이 안 들어간 식혜 맛과 비슷했어요. 밑에 밥알이 깔려 있었고요.


맛은 식혜와 달랐지만 이상한 맛은 아니었어요.



고양이 찻집 (Aburaya Enoshima)의 내부 모습


주인 아주머니에게 친구들에게 이 곳을 알려주고 싶은데 여기 찻집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일본어 이름은 있는데 영어 이름, 하며 찾더니 페북에 있는 자신의 찻집을 보여주더라고요.


'Aburaya Enoshima', 라고 검색하면 보여요.


찾을려면 이와야 동굴 내려가는 식당 많은 곳 가기 전 바로 앞이니 찾기는 쉬울거에요.


밖에서 고양이만 구경하셔도 되요. ^^


몇 녀석은 안에서 잠들었고 몇몇은 가만히 앉아 뭔가를 사색 (?) 하는 듯 했다



밖에서 널부러진 녀석


밖에 고작 한마리 널부러져 자고 있는데도 많이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들고 녀석을 찍기 바쁘더라고요.


안에 많은 고양이들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려면 주문을 하지 않고는 눈치가 보일 수 있어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요.


고양이들 덕분에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아픈 다리도 잠시 쉬고 일본 감주도 마셔봅니다.


키울 자신은 없지만 바라보는 건 좋아해서 고양이들 덕분에 에노시마 신사를 둘러 본 기억이 더 좋게 남았어요. 혹 고양이 좋아한다면 한 번 들려보시길 추천합니다.



에노시마 한식당 고칸


늦은 점심을 먹은 곳이에요.


에노시마 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와인 바 같은 느낌의 곳을 발견해서 이 곳에 들러 점심을 먹으며 와인 한 잔 해야겠다고 마음 속에서 정해놨기에 에노시마 신사 내에서 점심을 안 먹고 버티며 내려왔어요.



한식당 디자인의 고칸



와인은 디아블로


쇼비뇽 블랑 디아블로 글라스를 주문했어요


한 잔 가격은 650엔


일본 편의점에서 900 엔 대, 대형 슈퍼에서는 800엔 대에 팔고있는 디아블로에요. 한국보다 와인 가격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참고로 옐로우 테일의 경우, 디아블로 보다 더 싸게 판매해서 놀랬는데요. 한국은 옐로우 테일 호주 와인 가격이 칠레 와인인 디아블로 보다 더 비쌉니다.


한국도 술 집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집에서 마시는 가격 차가 보통 3 - 4 배가 나기에 의미없는 가격이지만 글라스로 따라주는 와인이 형편없이 작았어요.


비싸지도 않은 와인을 잔 가격에 650 엔에 판매하는데 50ml도 안 되게 따라주는 건 너무하지 않았나 사실 와인 때문에 들어온 건데 주문하려고 보니 한식당이라 나갈까 하다 주인 아저씨가 따라 준 물 때문에 이미 나가긴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아니다 싶은 나갔어야 했는데 마음 복잡한 마음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와인이라도 마시자 하며 쇼비뇽 블랑, 디아블로를 시켰는데 헉- 너무 양이 적어서 한 잔 가격이 한 병 가격과 비슷할 수 있구나, 하는 불편한 마음을 더하게 됐습니다.



주문한 햄버그 정식


저는 다른 나라에서 굳이 한식을 먹는 편은 아니어서 외국까지 와서 한식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 그렇지 딱히 맛 없거나 수준 떨어지는 그런 집은 아니었어요.


다만 와인 때문에 이미 기분이 상해 있었고 한식을 굳이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에노시마 해변과 신사를 둘러보며 기분 좋았던 모든 감정이 한 순간에 나빠지는 게 참 사람 마음 간사하더군요.



햄버그 정식은 1400 엔


와인 한 잔 마시고 나니 추가로 시킬 마음은 더 안 들더라고요. 이 집 때문에 다음에 와인은 병으로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도쿄에서 또 한 번 도전한 결과 이 집의 서비스가 최소한 저에게는 별로였어요.


한식이 그리운 분이라면 에노시마 역에서 신사쪽으로 조금 걸어오시면 있는 고칸이고요.


일본은 세금이 나중에 들어가니 보이는 가격에 세금은 따로입니다. 카드는 받습니다.


저는 제 실수로 와인을 판매하는 피자나 스파게티 음식점으로 알고 왔기에 음식 맛이나 기타 분위기 등은 평가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제목에도 이 집을 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식을 찾는 분들에게는 에노시마 & 가마쿠라 여행에서 보기 드물게 한식당도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서요.


그나저나 와인 잔으로 판매하는 서비스 수준은 너무나 형편없었어요!


그러고보니 저도 뒤끝작렬이군요. ㅎㅎㅎ


이렇게 매력적인 고양이 찻집을 소개하며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가 고칸에 다시 기분 나빠졌지만 그래도 그런게 다 여행에서 인생에서 남는 추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고칸에서 나빴던 기분은 가마쿠라고교까지 이어졌지만 하세 역 바로 앞에서 트럭에서 판매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고 다시 좋아졌어요. ㅎㅎㅎ 단순한 인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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