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쿄 여행의 키워드는 여행 그리고 행복

2018. 9. 25. 21:51톰군/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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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날 도쿄에 도착했으니 어느덧 6일차를 보내고 있네요.


여행 중에 저녁이 되면 으레 느낄 법할 외로움과 쓸쓸함을 대비하기 위해 여행 중 일기를 써야지 했는데 생각 외로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들어오면 씻고 잠들기 바빴습니다.


심심하거나 촉박하게 시간을 다투는 여행 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카페에 앉아 책도 읽을려고 책을 두 권이나 가져갔는데  9일 간의 여행 동안 다 읽기는 어려울 듯 하네요.


그만큼 많은 곳을 둘러봤느냐 묻는다면, 많이 걸어다녔고 많이 살펴봤지만 처음인 도쿄 여행을 잘 이해했는 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첫 (도쿄) 여행이었고 며칠 안 남기고 숙소를 예약하면서 갑작스레 떠나왔기에 현지에서 다음 검색으로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통해 몇몇 정보를 얻어 다닐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남들 다 가는 여행지를 둘러보고 내가 봤던 곳을 이미 많은 분들이 지나쳤고 봤으며 찍었고 느끼며 갔겠죠.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저를 포함한) 지나 온 분들의 여행기를 읽으며 여행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그러기에 여행이 모험기나 탐험기라고 불리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고 누군가의 '일상 속의 특별한 일상'으로 비춰진다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여행에 가져 온 두 권의 책 중 한 권은 <여행자의 책 / 폴 서루> 입니다.


여행기는 사실에 근접한 또는 사실에 근거하여 쓴 수필입니다. (여행) 블로그 또한 개인적인 경험을 (사실에 기초하여) 남들에게 알리는 비슷한 역할을 하죠.


여행기가 사실에 기초하였지만 사실과 100% 일치하기 어려운 점은, 바로 저를 포함한 블로거나 작가의 주관적 입장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기가 사물이나 사건의 묘사 없이 단순한 풍경이나 정보의 사실만을 다룬다면 굉장히 딱딱하게 느껴져 읽기 어려울 수도 있죠. 아마도 찾으려고 했던 정보를 찾았다면 바로 자리를 떠났을겁니다.


지금껏 제가 썼던 여행기는 바로 그러한 사실에 기초한, 단순한 풍경이나 정보를 서술하는 데 그쳤습니다.


누구나 뻔히 가는 대표적인 여행지 또는 과다한 정보에 머리만 아파지는 그런 여행지를 또 한 번 사실에 기초해 다녀 간 수 많은 이들이 작성한, 정보를 또 한 번 (무의미하게) 작성하는 데 시간을 들이며 보낸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폴 서루의 여행자의 책은 여행자가 가지는 여행지에 대한 사색과 고찰에 대한 얘기를 다룹니다.


처음 폴 서루를 접하게 된 것은 마르셀 서루 (폴 서루의 아들)의 먼 북쪽을 읽게 되면서였어요.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일본어 번역을 맡았다는 이유가 컸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번역도 해? 이런 생각에서요. 예전에는 번역도 꽤 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폴 서루가 여행기를 쓰는 작가 중에서도 엄청난 작가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번에 처음으로 읽게 됐어요. 사실 읽고 있는 중이니 읽게 됐다고 말하기도 어렵겠네요.


여행에서 마구 찍은 사진과 많은 이들이 서술하듯 작성하는 정보 등과 여행지에서 갖게 되는 주관적인 견해들을 같이 넣어 보려고 하게 된 계기가 됐고요.


실제 블로그 포스팅에는 작성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혼자 여행하다 보면 정보를 탐색하고 실제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시간도 엄청 나지만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히는 시간도 꽤나 많거든요. 그런데 그 시간은 외면한채 지금껏 사진 속의 장면 등을 설명하는 데에만 많은 얘기를 쏟은 셈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 가져 온 또 한 권의 책은 <프랑수아 를로르 저 - 꾸뻬씨의 행복 여행>, 입니다.


영화로도 나와 꽤 알려진 얘기이기도 하죠. 저도 영화 리뷰를 통해 작품을 소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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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과연 그 자체로 행복을 주는가, 여행에서 누군가의 행복이 내가 추구하는 행복일까, 여행지에서 그가 또는 그녀가 행복하다고 그 순간이 아닌 절대적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에 대한 개인적인 물음이기도 했습니다.


우선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뭘까요?


제게 해당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쇼핑이 즐거운 이유와 같죠. 여행은 맛난 거 먹고 쇼핑하며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즐거움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그러니 즐겁죠. 여행은 소비하기에 즐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저는 오오에도 온천을 다녀왔고 manten sushi에서 mid-top 레벨의 스시를 즐겼으며 저녁에 와인 세 잔을 마셨고 지금 책상에 앉아 우유와 초콜릿 그리고 아몬드를 먹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가 어땠냐고요? 대단히 행복했습니다.


이렇듯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소비'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죠. 단지 그 순간에 느끼는 행복을 가질 수 있을 뿐입니다.


책에서는 그럼 여행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행복에 대해서 메모에 적습니다.


이를 받아들여 제가 떠난 여행지에서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 그들에게 보이는 행복에 대해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하루 아침에 얻을 수 없으니 이번 도쿄 여행 그리고 다음에 이어질 어느 여행에서 갑자기 깨달음에 도달하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세상을 향해 문을 열어 두고 조금씩 알아 나가게 된다면 어쩌면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저만의 진정한 행복을, 또는 불행을 느끼지 않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꾸뻬는 자신이 조금 불행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이 불행의 존재 역시 행복에 대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려움과 내면의 문제는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여행에서 제가 찾고자 하는 것과 얻고자 하는 것을 알아가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제 글에 관심을 갖는 몇몇 분들에게 알리는 것이 제가 그나마 이 공간에 글을 쓰며 느낄 수 있는 작은 보람이지 지 않을까 합니다.


28일 저녁에 서울에 도착하고 도착한 후에도 며칠간은 다른 사정으로 여행기는 한참 뒤에나 쓸 수 있을 듯 하네요.


기다리는 분도 계실 듯 해서 잠깐 여행에서 제가 무언가를 배우고 또 작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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