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6. 22:47ㆍ생활정보/블로그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많은 글들이 네이버 블로그 검색 상위 페이지에서 사라지거나 누락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요. 처음 며칠 동안은 속을 태우다 어제, 그제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죠.
뭘 써도 키워드 검색에 노출이 안 되거나 되더라도 하위 페이지에 위치해 있기에 직접 방문하는 분들이 아닌 이상, 제 최신 글들을 읽어주는 분들은 없을거에요.
그나마 예전 글들 중 일부가 상위 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어 방문자 수가 어느 정도는 나오고 있는데 그나마도 특색없는 여행 블로그인지라 빠르게 다른 글들이 대체해 가고 있어요.
사실 제가 블로거로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한계를 느낀 건 예전부터였어요.
사진도 못 찍고 글 재주도 부족해서 사람들을 끌어 들이지 못했죠.
그럼에도 요즘 같은 비디오 전성시대에 뒷걸음 치는 아날로그식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글 쓰는 게 즐거워서에요.
악취미일까요? ㅎㅎㅎ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글들을 계속 생산해 내는 게요.
그래도 너무 외롭고 지칠 때 블로그라도 쓰며 보내는 시간이 유일한 낙이었어요.
일일 방문자 수가 천명을 넘기지 못해던 블로그가 작년 말, 올 초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빠르게 성장해 갔어요.
글을 쓰니 검색으로 들어와 글을 읽고 덕분에 광고 수익도 많이 올랐죠. 물론 그 돈으로는 수입이라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그래도 제 글에 굳이 가격을 매기라면 아무리 형편없는 글일지라도 하나하나 귀중한데 누군가가 그걸 알아준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감사했어요.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이 달 들어 너무나 빠르게 식어가는 블로그를 보니 9개월 넘게 열심히 글을 썼던 시간이 아깝고 누군가에게는 별 볼 일 없는 글들일테지만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글들인데 이렇게 묻혀야 하나, 아쉽고 속상한 마음만 하나 가득이었어요. 본업인 주식으로 수익을 못 내고 오히려 크게 손해봤을 때 보다 더 슬픔이 밀려왔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조건 앞만 보며 뛸 때는 모든 사물이 제게 가까이 다가오잖아요. 하지만 멈춰 서서 바라보면 사물은 가만히 있을 뿐이죠. 움직이는 건 저에요.
글을 쓰는 건 제 만족을 위해서였고 더불어 보러 온 분들이 제 글에서 뭔가 얻어가길 바랬던 것이죠. 하지만 얻을 게 별로 없는데 내 소중한 글이니까, 특별하게 봐달라고 생각하는 건 실례겠죠.
그런데 그걸 잊고 글만 썼던 거에요. 부지런히, 열심히 쓰다보면 언젠가 내 글들을 이해하길 바라면서요.
이런 여행기와 글들을 쓰는 블로그는 전체로 보면 흔하디 흔할거에요. 대부분의 분들이 여행을 다니고 그 여행에 대한 자신의 추억을 담기 위해 매일 매시간 매분마다 글을 쓰니까요.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몇몇 글들을 읽다 보면 너무나 멋진, 훌륭한 글들이 빛을 보지도 못하고 진흙 속에 묻혀 있는 걸 봐요.
그런데 제 글은 운이 좋게도 그 동안 네이버에서 호사를 누렸죠. 네이버 블로그도 아닌데도 말이에요.
정말 그냥 글만 쓴거에요. 내가 좋으니까 남들도 좋아하겠지, 하면서요.
저도 다른 누군가의 글들을 읽으러 들어가면 내 소중한 시간을 들여 읽는데 뭔가 원했던 것을 찾고 싶거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고 얻고 싶어서였을거에요.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할 수 없는데 계속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야 말로 포털 사이트에서 평범하고 별 내용은 없는 글들인데 그래도 오래 글 썼으니 우대해줘,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현재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 시스템은 블로그 지수를 가지고 상위권에 노출시켜 주는데 정확한 시스템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많은 글들을 쓴 블로그의 글들이 대개 상위 페이지에 노출되요.
그 특권을 저도 조금 누리게 되면서 좋았어, 이제 나도 방문자 수를 늘릴 수 있어, 이런 생각만 했을지도 몰라요. 내 글을 읽고 뭔가 만족스럽고 다음에 다시 방문해서 새로운 것들을 찾고 싶고 얻고 싶은 게 있는지, 이런 정말 중요한 것들은 눈을 감고 살았던 것이죠.
내가 여행을 다녀왔는데 왜 상위에 노출시켜 주지 않아, 내가 글을 썼는데 왜 아무도 안 읽어줘, 투정만 부렸어요.
블로거로써 가장 레드 오션 중 하나가 여행일거라 생각해요. 남들 하는 방식으로 똑같이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올까요? 소셜미디어(SNS)에 카페에 블로그에 얼마나 많은 글들이 하루에 쌓일까요?
그럼에도 여행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제가 좋아서죠. 그런데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쓰면서 다른 블로그보다 사랑받고 싶다면 최소한 인정받고 싶다면 방법을 바꿔야겠죠. 다른 여행자들에게 없는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어떤 상황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제 글들을 찾아 오겠죠.
그런 콘텐츠 (무기)도 없이 모두가 다 하는 여행, 모두가 다 하는 소셜미디어와 블로그, 유튜브를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겠죠.
그래서 나만의 콘텐츠를 찾아 더 잘하고 싶고 앞서가고 싶어요. 그게 재미있고 글을 쓰는 시간이 행복하니까요.
지금껏 해왔던 방식을 버리고 나만의 콘텐츠가 뭐가 있을 지 고민해봐야겠어요. 그리고 바꿔봐야죠. 같은 방법으로는 이번 사태가 아니더래도 언젠가는 살아남기 어려웠을거에요.
저도 다른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우선 남들과 다른 나만의 확실한 콘텐츠가 있었나,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검색으로 쉽게 찾아온 게 아닌, 정말 그 블로그의 글들이 좋아 찾아오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분들이 많아진다면 여기가 아닌 어느 곳에서도 항상 좋은 글들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을거라 생각하며 저 자신부터 변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