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아름다운 마을 캇캇 빌리지 cat cat village

2018. 7. 5. 15:40톰군/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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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 여행을 계획할 무렵에 검색을 통해서 캇캇 빌리지에 대해 알아봤는데 좋은 평들이 많았지만 일부 안 좋은 평들을 보면 상업적인 곳만 넘쳐난다. 기념품 가게만 있다. 등의 평이 있더군요.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전, 어른들의 동화 베트남 편을 보면서 너무 주제에 맞춰 뭔가를 억지로 보여주려고 한다는 느낌이 강해서 동화라는 표현이 너무 식상한데 하며 약간 사파에 대해서 기대감을 많이 낮춰 가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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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판시판산을 오르면서 내려다 본 다랭이 논이 펼쳐진 캇캇 빌리지는 꽤나 멋진 풍경이어서 비가 그치면 가야지! 마음을 굳히게 되었어요. 하지만 판시판산을 내려오며 하이캉 레스토랑에서 마신 베트남 전통주 라이스 와인을 마시고 숙소로 와 바로 뻗어버리고 비에 홀딱 젖은 채 판시판산에서 떨며 돌아다녔더니 미열과 함께 감기가 와서 당일 날은 캇캇 빌리지를 못 갔고요. 그 다음 날, 푸꾸옥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날 약한비가 내렸지만 멀지 않기에 캇캇 빌리지 (cat cat village)를 방문하기로 해봅니다.


그럼 동화 속 아름다운 마을 캇캇 빌리지를 소개합니다. 진짜 동화 속에 나올법한 마을이냐고요? 네! 확실히요.



캇캇 빌리지 cat cat village


새벽 무렵에는 분명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잦아들면서 캇캇 빌리지를 갈 타이밍을 엿보게 됩니다. 체크아웃은 12시까지이고 사파 익스프레스를 탈 시각은 4시였던 지라 남는 시간에 마사지나 커피숍에 앉아 쉴 바에야 캇캇 빌리지라도 다녀오자 하는 마음이 커졌어요.


문제는 운동화는 판시판산에서 다 젖어 캐리어에 들어가야 할 운명 (푸꾸옥에 도착해서 열어보니 냄새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이었고 남은 케쥬얼 구두 하나인데 또 억수로 비가 내리면 정말 신을 신발이 없게 될 처지라 약간 망설이기도 했지만 다음에 사파야 또 오고 싶다고 해도 언제 다시 베트남을 방문할 지는 모르는 일이니 예측불가한 날씨지만 우선 가 보자 하고 10시 30분 정도에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토바이 택시 가격


사파 스테이션으로 가면 캇캇 빌리지 이정표가 있고 2km만 걸어가면 된다고 하는데 계속 비가 내렸기에 길이 질척일거라는 생각이 드니 걷기는 무리일 듯 해서 바로 건너편 오토바이 택시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오토바이 기사 아저씨들이 몰려서 뭔가 하다가 제가 다가오니 그 중 몇몇이 일어나 타라고 하더라고요.


우선 가격부터 알아야하기에 얼마냐고 했더니 사파 스테이션 - 캇캇 빌리지까지 왕복 10만동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기 가격표 보니 편도 4만동, 왕복 7만동인데요? 했더니 저거 2014년도 기준이라 벌써 4년도 더 된거라고 하더라고요. 영어로 제법 설명하시는데 그래 내가 현지 물가를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했고 너무 알아도 문제고 적당히 하지만 다음 여행객들을 위해서 너무 바가지만 안 쓰면 됐지 싶어 왕복 10만동에 오토바이 택시를 탔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가 살짝 내렸는데 몇몇 여행자 분들은 걸어서 캇캇 빌리지로 가더라고요. 걸어서 가면 꽤 멋진 산의 풍경과 정말 전원의 마을을 느끼며 걸을 수 있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을 듯 해요. 단점은 질척이는 땅을 걸어야 하고 비도 내리고 좁은 길을 양 쪽으로 차와 오토바이가 다니기에 여유로운 발걸음은 어느덧 항상 물이 튀길 수 있는 땅과 오토바이를 비롯한 차를 경계하며 걸어야 하는 피로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캇캇 빌리지 입구


오토바이를 타고 한 7분 정도 왔나 싶었는데 저기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입장료는 7만동. 무슨 마을을 둘러보는데 입장료까지 하며 약간 부정적인 마음이 들긴 했어요. 이래서 몇몇 분들이 캇캇 빌리지에 대해 너무 상업적으로 변했고 기념품 샵만 많다고 했나? 하는 생각이요.


하지만 오토바이 택시도 왕복으로 대절했고 체크아웃 후 어디 갈 곳도 없으니 간단히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캇캇 빌리지 지도와 입장권을 받았습니다.


오토바이 기사 아저씨가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반대편 매표소에서 12시 정도에 만나자고 하길래 혹시 캇캇 빌리지가 너무 좋아서 더 머물고 싶으면 어떻하지 하는 마음에 12시로 우선 정하되 너무 마음에 들어 더 있고 싶어지면 1시 30분까지 제가 전화해서 연장하면 그 때 절 데리러 오라고 일러줬어요.


계약금도 없이 아저씨가 제 번호를 알려주니 저한테 전화하고 그걸로 끝! 정말 신용사회네요. ㅎㅎㅎ


그렇게 왕복 10만동 계약은 제가 돌아가서 주기로 잠정 합의를 하고 전 지도를 들여다 보며 어떤 길로 갈까 고민하는 사이 기사 아저씨는 떠났어요.




아저씨가 어느 루트로 돌아야하는지 대략 1시간이면 걸어서 충분히 마칠 수 있다고 알려줘서 그 길로 안 갔어요~ㅎㅎㅎ 너무 청개구리인가요? 왜냐면 천천히 둘러보며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하니 어느 길이든 우선 갔다가 별로 볼게 없으면 지도에 나온 관광 루트를 따라 걸으면 되지 하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


실제 다랭이 논에서 모를 심고 있었고요. 닭들은 한국의 어느 깊은 시골에서 처럼 마음껏 밖을 활보하고 다녔어요. 제가 낸 7만동은 마을발전기금으로 쓰인다면 상업화에 빠진 캇캇 빌리지가 아닌 관광객들에게 시달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보상이 돌아가는 서로 윈-윈 전략인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뉴스에 한옥 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호소하는데요. 여러 현실적인 윈-윈 전략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마을발전기금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거닐다 주요 캇캇 빌리지의 주요 관광 스팟으로 향해봅니다.



캇캇 빌리지 cat cat village




고산족 전통복을 입은 아가씨가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여행지에서 그 나라 현지 전통복 (아오자이)을 입고 사진 찍는 분들 보면 꽤 멋져보이더라고요. ^^*


산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마을 풍경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옛날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전래동화에서나 나오는 신비로움을 갖췄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동화 속 마을의 풍경은 아니죠. 저도 여기까지는 그렇게 느꼈어요.




마을 이름은 cat cat village인데 고양이는 안 보이고 개, 닭, 소 등만 많아요. 개님 한 분은 낮잠을 주무시고 어린 개님은 자기 엄마에게 가는 줄 알고 찍었는데 그냥 옆을 스쳐가더라고요. 개 닭 보듯. ^^''


여기부터 기념품 샵들과 음식점들이 많아요. 제가 두 번이나 먹었던 BBQ 등도 팔고요. 커피숍 등은 계속 이어지고요. 수제로 만든 옷부터 악세사리 기념품 및 여러 물건들을 팔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관광화, 상업화가 꽤 됐다는 뜻이겠죠. ^^



Vuon Hoa Cai


통발이 걸려있는 호수(?)를 대나무 다리로 엮어서 주민들이 건너 다닐 수 있게 만든 곳 같은데 여기가 왜 관광 스팟이지 했어요. 몇몇 분들은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던데 전 잠깐 구경하다 또 관광 루트에서 벗어난 주민들이 다니는 길로 들어섰어요. 별로 볼게 없는 빨간 다리가 나오고 진창이 넓게 퍼진 곳을 지나다 케쥬얼 구두가 깊이 빠져 엉망이 된 뒤에야 더 볼게 없음을 깨닫고 다시 관광 루트 쪽으로 들어서봅니다.




저런 노란 다리를 건너면 폭포와 낡은 풍차가 있는 옛날에 지어진 작은 영화 세트장에 들어선 것 같은 마을에 들어서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곳이 제일 좋았어요. ^^*




제가 간 시간에 음악이 흘러나왔는데요. 알고보니 음악이 나오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더군요. 한 번 흘러나올 때 마다 40분씩 연주하네요. 굳이 음악시간에 맞출 필요는 없을테지만 그래도 음악을 들으며 앉아 폭포를 감상하는 느낌은 해 본 사람은 아니까! ^^


폭포






비가 제법 내려서인지 떨어지는 물줄기가 엄청 납니다. 떨어지는 낙차에서 만들어내는 소리와 유속에 감탄하며 폭포를 감상하고 있는데 외국인 아주머니가 자기 한 장 찍어달라고 해서 혼자 온 줄 알았더니 저 멀리 남편 분 책 읽고 계셨어요~ㅎㅎ 어디서 왔냐고 하니 미국 사람이래요.


남편분이 아내 사진 찍어주는 거 엄청 시달리다 이제는 귀찮구나 싶었어요. 대신 아주머니가 제 폰으로 저를 찍어줬어요. 잘 나왔다고 하는데 사진 보니 아니 배 나온 아저씨 한 분이~ ㅎㅎㅎ 누구셔요? 했어요. 그래서 제 사진은 뺐습니다. ^^''


이 날 폭포를 보면서 비가 올 때만 볼 수 있다는 제주도의 엉또 폭포가 생각나더라고요. 이렇게만 비가 내리는 날, 엉또폭포를 갔다면 정말 멋진 폭포를 볼 수 있었을텐데 하면서요. 하긴 엉또 폭포는 비도 많이 내려야 하지만 안개 등도 안 껴야 시원한 폭포수를 감상할 수 있으니 운이 정말 좋아야 할 듯 해요. ^^




캇캇 빌리지에서의 폭포도 이 정도인데 엠마가 알려준 꽤 멋지다는 폭포, Thac Bac (Silver Waterfall)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옛추억의 마을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저는 서울 태생이라 솔직히 잘 모릅니다. ^^''



아이들이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돌아다녀도 신경 쓰지않고 자기들끼리 물장구 치고 노는데 한껏 빠져 있더라고요. 옛적 영화에서 봤던 낡은 풍차와 옥수수로 만든 조형물은 꽤나 추억이라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가공된 이미지의 옛추억일지라도요. (서울 태생이라 이런 옛 시골 풍경에 대한 추억이 없어요. 막연한 시골의 풍경은 이럴거야 하는 가공된 이미지의 추억만 가지고 있을 뿐이죠.)




전 구두를 신어 저 대나무 보트가 있어야 저 쪽으로 갈 수 있는데 젊은 서양 아가씨들이 옷 젖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저렇게 물놀이에 흠뻑 빠져 있더라고요. 저는 저 친구들 찍으며 너네 언제 나올거니? 하며 기다렸어요. 오토바이 아저씨한테 1시 30분에 보자고 했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저 친구들이 간혹 저를 보면서 가볍게 미소로 인사하면 저도 가볍게 미소로 인사하며 그래서? 언제 나올거냐고? 하고 기다렸죠. ^^''




제가 위로 올라가니 그 때서야 물놀이를 마치고 나오는 처자들. 잘들 놀았는가? ^^*


물이 대나무로 만든 좁은 통로를 따라 흐르다 물통에 담겨지고 그 물이 어느 정도 차면 자동으로 방아를 찧더라고요. 어디선가 본 장면인데 다큐였나? 영화였나? 희미한 기억을 헤집으며 뭔가를 떠올릴려고 하지만 기억하려 할수록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요.


개울가에 세워둔 낡은 풍차가 일정하게 늘어서있고 그것이 바람에 의해 아님 물의 유속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지 정확히 모를,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도 알 수 없는 것들까지 더해져 뭔가 신비로운 마을의 이미지를 갖게 해줍니다.




우로 올라가니 정자가 하나 있는데 거기서 아이들이 나와 자기네 집으로 가는지 밑으로 내려가더라고요. 맨발인 아이들 셋인데 큰 아이는 먼저 사라졌고 그 뒤를 따르는 작은 강아지가 아이들과 함께 걸어 내려갑니다.


꽤나 목가적인 풍경을 느끼던 때가 지금이었어요.


마을을 둘러싼 높은 산들 속에 위치한 어느 작은 산 속 마을. 고양이 마을에는 고양이는 없고 아무데서나 잠에 빠진 어미 개와 모든 풍경이 신기하기만 해서 돌아다니기 바쁜 어린 개. 닭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소는 풀을 뜯어 먹고 사람들은 논에 모를 심고 있어요.


폭포의 깊은 소리는 여기가 번잡한 도시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고 질척이는 땅과 농촌에서나 쓰일 법한 물건들을 들여다 보면 기념품 샵과 커피숍 등과는 이질적인 이 곳에 원래 있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 존재함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저 계단을 넘어서도 구름에 가리워진 산이 보이고 물이 흐르는 개울가 위의 다리가 펼쳐지고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의 세계를 살아갈 따름입니다. 그 곳에 제 안에 살아있는 가공된 이미지의 동화 속 아름다운 마을이 있습니다.


캇캇 빌리지 cat cat village.


오기 전에는 의심으로 남은 동화 속 마을은 오고 난 뒤에는 작고 아름다운 동화 속 마을로 남아 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겁니다.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로 남는 동화처럼 '오래오래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로 말이죠.





그리고 오토바이 택시 기사 분이 원래 만나기로 한 곳 보다 더 안으로 들어왔네요. 저랑 약속한 시간이 넘어서도 제가 안 보이자 더 안으로 와서 절 기다리고 있었어요. ^^'' 아무래도 전 길을 모르니 1시 30분에 만나려고 했던 약속장소 바로 전 길을 걷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아저씨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네요.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산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싶어서 잠깐 멈춰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구름 아래 덮힌 산과 마을을 한 번 더 사진으로 기억으로 담아봤습니다. 아저씨께서 한바퀴 오토바이로 돌아줄까 했는데 충분히 둘러봤다고 너무나 멋진 곳이다! 라고 말해줬어요.


아저씨가 사파 스테이션, 처음 오토바이를 탔던 곳으로 가면서 숙소가 어디냐고 자기가 거기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사파 가든 호텔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10만동을 건네고 좋은 시간이었고 고맙다고 하니 아저씨가 좋아하시더군요. ^^*


호텔로 돌아와 진창에 빠진 구두를 닦기 위해 화장실 좀 써도 되겠냐고 했더니 엠마가 구두를 닦아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래 제가 닦기 보다는 부탁하는 것도 좋겠지 하고 얼마냐고 했더니 무료래요. 정말 서비스가 너무 좋은 곳이에요. 하우스 키퍼 아주머니가 닦아주셨는데 조금 돈을 드리는게 좋을까 그냥 감사의 인사를 하는게 좋을까 하다가 감사의 인사만 드렸어요. 객실 청소 시킬 때는 지금껏 2만동만 베개 위에 올려놓고 바람에 날라가지 않게 에어컨 리모컨으로 고정시켜요.


큰 돈은 아니지만 청소하는 분께 감사의 인사 정도의 성의 표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구두를 닦아줬는데 인사 외 돈을 드리기가 애매하더라고요. 얼굴을 마주해서 그럴까요?


사파는 그렇게 모든 면에서 아름다운 모습만 저에게 보여주며 3일간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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