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연속, 길치의 제주 여행 천지연 폭포

2018. 5. 22. 14:34톰군/국내여행

반응형

여행기는 일기 형식으로 쓰므로 반어체를 사용하겠습니다. 널리 이해하시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제주에서 보낸 첫 날 아침, 숙소 앞 텃밭에서 -


저녁 8시가 넘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가 그친다고 날씨 앱에서 본 듯 한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니 몸도 무거워진다. 공항 5번 출구로 나와 공항버스 600번을 타면 창천리에서 내린다고 하는데 안내판에는 창천리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 다른 버스를 탈까 하며 카카오맵을 켜보니 600번이 간다고 나와있다. 기사분에게 한 번 더 확인하기 전까진 확신이 안 서는데 시간은 점점 9시를 향해 가고 있어 비 내리는 날 느껴지는 몸의 피로와 무게가 느껴진다.


전날, 남은 안동소주에 두반장 치킨을 먹었더니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느라 더 피로감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호스트 분이 창천리로 마중나오겠다고 해서 버스를 타면 연락을 하기로 했는데 600번 버스가 안 가면 또 얼마나 버스를 기다려야 다른 버스를 탈까 하는 조바심이 났다.


다행히 600번 버스는 창천리를 간다고 한다. 호스트분께 전화를 드려 버스에 탔다고 알렸다. 3~40분이면 가니 30분 정도 지나 창천리 정거장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꽤나 고마운 일이었다. 초행길을 저녁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비까지 내리니 혼자 찾아갔다면 꽤나 어려운 길이었을것이다.


창천리에서 내려 호스트분을 만나 숙소로 왔다. 간단히 숙소를 안내해주고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신다. 그렇게 저녁 겸 술 한 잔 한게 새벽 2시까지 마시게됐다.


관련글 :  (에어비앤비) 제주도 한 달 숙소 (4.24 특별한 일상)



전날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는데 또 술을 많이 마셨으니 제주에서 실질적 첫 날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아침 7시 30분이 되니 잠에서 깼다. 전업투자자이니 주식도 살펴야했으니 일어나긴 해야했지만 일어나다 다시 잠들고 싶을정도로 몸이 무겁다.


그래도 여행지에 왔으니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그쳤다. 새벽에도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는 흐리긴 했지만 비가 그쳐있어 잎사귀에 물이 고여있는 모습이 무척 신비롭게 다가왔다. 자. 이제 여행의 시작이다. 숙소를 옮겨 다닐 필요가 없이 본거지를 삼아 여행하는 것이니 급할건 없지만 그래도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 덕수 초등학교 -


에어비앤비 숙소가 위치한 곳은 덕수리인데 산방산이 훤히 보이는 곳이다. 매일 버스타러 나가는 길에 보이는 덕수초등학교와 산방산은 이제 익숙한 동네가 되어버렸다.


천지연 폭포를 여행의 첫 시작으로 삼았는데 어떻게 가야할지 감이 안 온다. 카카오맵을 켜본다. 한 번에 가는 방법은 없다. 환승하라는데 구글 맵스에 익숙한 내게는 카카오맵이 왠지 낯설다. 환승을 어디서 하라는데 뭐가 뭔지 솔직히 하나도 감이 안 온다.


흐린 날, 바람도 몹시 불고 꽤나 쌀쌀하다. 다시 돌아가 잠을 청할까?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왕 샤워까지 하고 밖에 나왔는데 하나라도 보고 오자. 필요한 물건등도 사야하는데 다시 돌아가면 다음 날 여행도 돌아다니기 어렵다는 생각에 음악을 들으며 버스를 기다린다. 한참 뒤에나 버스가 온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카카오맵이 여러 경로를 알려주는데 다른 경로가 더 빠를거라 예상하고 중간에 버스에서 내렸다. 이 때 부터 혼돈이 시작되었다. 내리는 곳은 화순리였는데 내려서 더 빠른 경로의 버스를 확인해보니 버스가 1시간에 한 대 올까말까인 버스였다. 아~ 머리속이 어지럽다 @.@


기다리기도 힘들고 어쩌지 하다 다른 버스가 와서 다시 예전의 버스로 갈아탔다. 내가 시골에 와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있는게 문제일까? 분명 지난 해남, 보성 여행 때, 농어촌버스를 겪어봤음에도 제주에서는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 다닌다는 생각을 인정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ㅎㅎㅎ;;;


관련글 :  전남 해남 & 보성 여행 - 농어촌 버스 이용기, 땅끝 희망공원 & 고산 윤선도 유물 전시관



버스를 타고 내리라는 곳에 이번에는 착실히 내렸다. 그런데 또 환승이 필요하다. 그리고 서귀포 시내 어딘가에서 또 내려 환승을 해야했다. 아~ 뭐가 이리 복잡하고 어려운지. 그렇게 기다리고 버스타고 환승하고 다시 기다리고를 반복하며 총 4번의 버스를 탄 끝에야 천지연 폭포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 때는 아무것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시간이었다. 총 2시간 여를 넘게 걸려 천지연 폭포에 도착했을 때는 몸이 녹초가 되어있었다.


- 새연교 -


천지연 폭포 입구에 내려 돗단배 모양의 특이한 다리위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저긴 어디일까? 우선 내가 가려는 천지연 폭포는 아닌 듯 한데 저기를 먼저 갈까하다가 너무 헤매여 찾은 천지연 폭포라 우선 천지연 폭포부터 둘러보자고 애써 눈길을 돌려 천지연 쪽으로 향했다.


우선 아침 겸 해장이 필요했다. 천지연 휴게소를 둘러보니 편의점도 있고 식당들도 있는데 다들 가격이 만만치않다. 제주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음식 하나에 만원을 넘는 것들이 꽤 보여 약간 부담이 되었다. 


- 돌하르방 잔치국수 , 천지연 휴게소 -


그래도 7천원에 제주도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고기국수 집을 찾았다. 처음 국물을 먹어보니 일반 국수에 비해 맛이 진한 편이었다. 아침을 거르고 2시간 넘게 버스를 탔더니 시장기가 돌아 밥도 추가할까 싶었는데 연 이틀 술을 과하게 마셨더니 너무 무리하게 안 먹는게 좋을 듯 해서 일단 고기에 국수를 먹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게 국수양이 생각보다 엄청났다. 다 먹고 나서는 배가 불러 더 먹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고기 양은 너무 적은편이라 그 점은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도 꽤 불어서 몹시 쌀쌀했다. 가벼운 봄 잠바를 가져오긴 했는데 제주는 남쪽에 있으니 따듯할거라 생각하고 셔츠에 긴바지만 입었던지라 여행 첫 날 부터 감기에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국수를 먹고 숙소로 돌아가야 하나 망셜여지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안 했다. 많은 관광버스 및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분주히 우산을 찾는 모습이 2시간 넘게 걸려 천지연 폭포를 찾은 나를 고민에 빠뜨리게 한다.


천천히 국수를 먹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옅은 비가 내리는지라 우선 비를 맞으며 빗방울이 굵어지면 철수하기로 하고 천지연 폭포로 향했다.


- 오리들의 나들이 -


입구에 들어가기 전에 오리들이 물 속에 나와 여기저기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별로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게 관광지의 오리들 모습답다고 할까? ㅎㅎ 꽤나 근처에 가서 사진을 찍는데 정면으로 찍히기 싫은지 약간 피하긴 했지만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겁내하지 않았다.


천지연 폭포 : 높이 22m, 너비 12m, 폭포 아래의 못의 깊이는 20m에 이른다고 한다. 연못 속에 신령스러운 용이 살았다는 전설과 가뭄이 들었을 때 이 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내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천지연폭포 내에 용 두마리가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지키는 형상을 만들어났다. 난 처음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와서 이런 중화풍의 석상을 만들어놨나? 꽤 연관성 없는 석상에 어이없어 사진을 찍었는데 천지연 폭포 내 용이 살았다는 전설의 내용을 나타낸거라 생각을 고치게 됐다. 그래서 어딜 여행가나 여행지 내 안내문을 꼭 읽게 된다. 자세히 못 읽을 때는 사진을 찍어줘서 나중에 확인해본다. 그럼 그 곳의 유래나 특징 등을 눈으로 감상한 뒤 다시 되새길 수 있어 한 번 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게된다.



- 먼나무 -


- 돌하르방 -


- 물허벅 -


제주가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가 아닌 섬인지라 어딜가나 자연경관이 참 아름답게 펼쳐져있다. 폭포를 보러 왔는데 오리를 감상하고 꽃과 나무, 기이한 암석 등을 보며 눈요기를 실컷 할 수 있는 곳이 제주라는 생각이 드니 이 곳을 거닐며 나무 이름 등을 들여다보며 외우지도 못할거면서 한 번 더 눈으로 살펴 이름을 되내어본다.


그 중에 먼나무가 가장 아름다운데 폭포 가는 길에 여러 나무 및 꽃들 이름을 알기쉽게 적어놓았다. 입구에서 폭포까지의 시간은 20분이면 충분하다. 느릿느릿 주변을 감상하며 걸어도 길지 않은 짧은 코스였다. 하지만 숲 속을 거닐며 푸르른 자연을 접하니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졌다.


비가 그쳤다. 날은 여전히 흐리지만 그래도 밝은 모습을 띄고 있었다. 


- 폭포로 가는 길에서 보이는 풍경 및 천지연 폭포 -


- 폭포 동영상 -


쌀쌀하고 비도 내려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보지 않고 돌아섰으면 얼마나 나중에 아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내려서인지 나무잎에서 나는 냄새가 더 상쾌하게 느껴졌다. 폭포 자체로는 큰 만족이 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천지연 폭포 주변을 둘러보는 경관을 생각해보면 꽤나 괜찮은 관광 스팟이었다. 그리고 다음 편에 쓸 새섬, 새연교와도 연계해 다녀올 수 있어 더더욱이나 볼만할 거리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제 글이 괜찮았다면 글 밑에 공감 (하트) 좀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




입장료는 성인 기준 2천원.



이전글 :  도보여행자를 위한 제주도 대중교통 이용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