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멋진 관광속에 비극의 역사 현장, 제주 다크투어

2018. 5. 25. 14:55톰군/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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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하면 신혼여행지로 유명하였고 귤과 한라봉과 말과 바람, 자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맑은 날의 제주의 자연속에 거닐거나 바다를 바라보면 이 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진하게 들곤 하는데요. 이런 제주에 슬프픈 비극의 역사가 있었다면 믿어지시나요? 제주를 여행하기 전에는 별 관심도 아는 바도 없었던 다크 투어를 해봤습니다.


제주 다크투어 : 제주 평화박물관, 알뜨르비행장, 섯알오름 4.3 유적지, 송악산 일본진지



관광지 순환버스에서 만난 가이드 분이 슬픈 제주에 대해 알려주기 전에는 제주에 태평양 전쟁 말기에 강제노역의 현장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런건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태평양 전쟁을 치르며 일본의 오키나와 등에서 강제노역 및 자살특공대를 엿볼 수 있을 뿐이었죠.


그런데 태평양 전쟁 말기에 미국의 공격을 대비 만주부대가 일본으로 들어가지 않고 제주도에 남아 진지를 만들어 공격에 대비하면서 제주도민 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사람들을 동원해 강제노역을 통해 수 많은 오름에 진지를 팠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군사적 지역으로 왜 제주였을까 싶기도 했는데 남태평양의 오키나와에서 너무 격렬하게 저항하자 미국이 제주도로 우회하거나 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일본 본토가 아닌 제주도에도 원자폭탄을 터트릴 여러 계획안 중 하나를 세웠다는 설도 있을 정도더군요.


그리고 4.3유적지. 아직도 우리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기 힘들죠. 지금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난잡한 사상의 논리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5.18도 그렇지만 4.3도 이런 이데올로기 속 정치적 이해를 이유로 무자비하게 인명을 사살한 사건으로 기억되는 가슴 아픈 현장이 남아있습니다.


아름다운 관광지의 제주의 슬픈 역사의 현장으로 떠나는 다크투어를 해봅니다.



- 섯알오름 4.3 유적지 -


먼저 방문한 곳은 제주 평화박물관입니다. 이 곳은 한 개인이 어릴 적 강제노역으로 장애를 앓았던 아버지를 위해 집념으로 땅굴과 그 안에 증거들을 찾아내어 만들었다는 박물관입니다. 지금은 정보 소유가 되었고 그 곳의 관장으로 지내고 계신다고 하네요.


- 제주 평화박물관 제2땅굴 -


순서는 영상 상영을 먼저 하고, 박물관 전시실을 거친 뒤 땅굴을 보는데 제 1땅굴이 더 크고 볼게 많은데 현재 통제중이라 제 2 땅굴을 봤어요.


베트남, 호치민 여행을 가서 땅굴 투어를 한 적이 있는데 베트남 땅굴은 게릴라 작전에 쓰였기에 겨우 사람 몸 하나 들어갈 정도로 작아요. 하지만 제주 땅굴은 진지로 쓰여 무기 등도 이동해야 하고 군사 막사로도 쓰여야 하기에 꽤나 넓고 크게 팠더라고요. 제주도 돌은 대부분 손으로 파도 될 정도로 잘 부서지는 현무암이라고는 하지만 도구도 주지 않고 손으로 파야 할 정도로 열약한 환경에서 강제노역을 했다고 합니다.



- 제주 평화박물관, 가마오름 -


제 2 땅굴은 5분이면 둘러 볼 수 있어서 뭔가 아쉬워 가마오름에 오릅니다. 그런데 수 많은 오름에 진지를 팠는데 왜 가마오름에 더 집중해서 진지를 구축했을까요?


안내문구를 읽어보니 가마오름에는 산방산과 모슬포항, 알뜨르비행장, 고산해안가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 군사적 장점이 있었던 것이죠. 출입구만 33곳으로 되어진 진지 미로는 총 길이 약 2천미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제 1 땅굴을 봐야 제대로 느꼈을텐데 조금 아쉬워요.


- 제주 평화박물관 입장료 및 관람시간 -


임장료는 성인 기준 6,000원이에요. 820번 관광지순환버스를 타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4,800원에 관람했어요. 순환버스 가이드 분이 직접 평화박물관에 전화까지 주셔서 혼자 방문하는데 전시 설명을 받도록 돌봐주시고 20% 할인도 가능하도록 전화까지 직접 해주시더라고요. ^^*




제주평화박물관을 버스에 가는 경우 제주평화박물관 입구, 피자굽는 돌 하르방 앞에서 내려요. 여기서 저 마지막 사진 길을 내려와야 하는데요. 피자굽는 돌 하르방에서 조금 내려가면 갑자기 개 3마리가 뛰쳐 나와 완전 무서웠어요.


예전 태국 후아힌에서 수상시장 걸어 가던 길에서 그리고 쿠칭에서 윈드 케이브에서 개들이 짖으며 우르르 쫓아나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고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도 거긴 철조망 안에 묶인 개이긴 했지만 철조망도 뚫을 만큼 엄청 크고 무시무시한 개들이 짖어서 정말 걸어다니다 개님 잘못 만나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어 길에서 만난 개님들을 항상 조심하는 편이에요.


이 날, 갑자기 개 3마리가 우르르 뛰쳐나와 가방 안에 우산을 꺼내야 하나 난감해하며 어떻게 저길 뚫고가지 걱정했는데 큰 개는 제 앞을 지나가고 사진 속 두마리 개는 계속 저를 쫓아왔어요. 돌 하르방 피자 가게 직원분에게 물어보니 물지는 않고 게속 쫓아온다고 하네요. ㅎㅎㅎ


그렇게 동행이 생겨 개님 두마리와 평화박물관 입구에서 평화박물관까지 20분의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10분이면 갈 듯 한데 개님들이 하도 자기들끼리 장난치고 내게 와 비비고 만져주면 둘이 막 엉켜서 먼저 머리 쓰다듬어줘 하며 싸우고 제 흰 바지 위에 막 올라서고 안아달라고 난리고 휴~ ㅎㅎㅎ 


그렇게 제주 평화박물관까지 갔이 왔는데 얘네들 어떻게 돌아가지 걱정해서 매표소에서 물어보니까 걱정말래요. 자기들끼리 알아서 돌아간다고요. 그래서 안녕하고 나와 평화박물관에 영상도 보고, 전시실도 감상하고 제 2 땡굴 진지 및 가마오름도 올라갔다 왔는데 저 개님들이 여전히 절 기다리며 떠나질 않고 있더라고요. 졌다. ㅠㅠ


그래서 다시 개님들 집으로 데려다줄겸 저 길을 올라갔어요. 10분이면 가는 길을 20분 이상 들여서요. 지네 집으로 들어가더니 또 뛰쳐나와 저 버스 탈 때 까지 자기네들기리 놀고 물고 싸우고 휴~ ㅎㅎㅎㅎ ^^*


버스에 타고 애들과 작별했는데 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저도 애들과 헤어질 때 작별 인사하게 만들 정도로 귀여운 녀석들이었어요. 그나저나 차 조심하렴~ ^^*



- 제주평화박물관 전시실, 알뜨르비행장 -



제주 올레길 10코스를 걸었을 때 방문하게 되는 알뜨르비행장입니다. 알뜨르 비행장 모형 앞에는 그 뜻을 기르기 위해 내용을 적어 걸수있게 마련되어 있어요. 전 그 모형기 앞에 서서 묵념을 올렸습니다. 

일본이 중국 남경을 폭격하기 위해 1926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했다 합니다. 비행장의 격납고 등은 패전이 역력했던 1944년, 일본의 본토방어를 위해 자살특공대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졌다고 합니다. 총 38의 격납고 중 현재는 20개만 남았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콘크리트 구조물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저 역사적 현장 주변은 마늘밭이고 경작하고 계셔요. 그리고 멀리 산방산도 보이고요. 시간이 흘러 역사적 유물은 고인돌 마냥 그렇게 우둑커니 남아있었습니다. 올레길을 순회하는 분들은 갈 길이 멀어서인지 다크투어리즘 유적지는 그냥 지나쳐가셔서 아쉽지만 각기 다른 목적의 여행이 있으니까요.


굳이 방문했다 하여 더 역사를 잘 알고 그 뜻을 기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주의 아픈 역사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보면 어디 제주 뿐이겠어요.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4.3 유적지를 방문하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 섯알오름 4.3 유적지 -


내 가족이 정부의 권력 남용으로 인해 무참히 희생당했다면 과연 나는 온전히 이런 나라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6.25 전쟁이 반발하고 이승만 대통령이 제주로 피난에 올라야 하면서 제주도의 불순분자를 척결하기 위해 계엄령을 발포, 게산에서 내려오라는 통보와 함께 어길시 사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발했던 세력을 공산당 세력으로 간주, 계엄군은 마을 전체를 다 죽이는 등 만행을 저지르는데 일본군 잔인하다고 하는데 남말 할 정도가 아니에요. 한국 경찰이나 군대나 일본군이나 잔인함은 그들의 정당함을 위해 스스로 자행되었습니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끌고간 사람들의 물건을 모두 태웠고 한명씩 줄줄이 세워 모든 대원들이 총으로 쏴 죽이게 만들었습니다. 일부는 시신을 찾았으나 여전히 못 찾은 시신들도 꽤 많다고 하네요. 제주 4.3 사건과 연관되어 사망한 숫자는 대략 3만명이며 이는 그 당시 제주시민의 총 인구 30만의 10%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어른아이 등도 죽음을 당한 것입니다.


섯알오름은 그 중에 대표적인 4.3 유적지입니다.



- 섯알오름의 고사포진지 -


자국민이 권력을 내세워 자국민들을 무참히 죽이고 침략국인 일본군은 방어를 위해 진지를 파고 자연의 아름다운 위에 이런 슬픈 역사가 쌓여져 있다니 그 동안 모르고 지냈던 제주에 대해 이제야 조금 알게되네요.



- 송악산 일본진지 -


"슬픔도 분노도 없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중에서 -


올 2월 말에 방문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볼 때도 마음이 아팠는데 한국의 근현대사는 너무나 슬픔만 하나 가득해서 가끔은 눈을 돌리고 싶을 때도 많아요. 슬픔도 분노도 이런 억울함으로 사무쳐있다면 조국을 어찌 사랑할 수 있을까요? 가슴아픈 그들의 슬픔을 이제라도 조금 덜어내려고 하는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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