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인의 행복한 일상 - 31일간의 제주 여행을 끝내고

2018. 5. 23. 23:37톰군/국내여행

반응형

예전 비행기 내에서 서양인 멋쟁이 할아버지와 잠깐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서울행 비행기 안이었기에 자연스레 서울 여행을 하냐고 물었더니 제주로 환승한다고 하더라고요. 제주 여행에 대해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이번 여행이 처음이 아니라 전에도 한 번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분은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이 제주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경제뉴스를 쓰면서 읽었던 기사 중에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공 노선에 대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관련글 :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공노선  <-- 클릭하시면 기사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색어 : 항공노선, 본문 중간)


서울-제주 구간은 2017년 한 해 무려 65000번이나 운항했는데요. 하루에 178번이나 운항했다고 합니다. 놀랍지 않나요? 전세계 주요 공항 노선들을 다 제치고 한국의 서울-제주 구간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운행을 했다는 사실이요.



유럽에서도 2,3 곳의 도시에서 근 한 달을 지냈었고 아시아에서도 고베, 삿포로, 끄라비, 방콕, 치앙마이, 페낭, 쿠알라룸프르 등에서도 한 달 이상을 보냈고 몇몇 도시에서는 근 1년을 보낸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행으로 한 달 이상을 보낸 곳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국내에서 보내는 한 달 이상의 여행을 너무나 유명해진 제주도로 골라봤습니다. 아주 어릴적 작은 이모가 살아 여행 온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기억에도 없는 제주도입니다.


올 해 여행은 계속 섬입니다. 3월의 태국, 꼬창을 시작으로 4~5월의 제주 다음으로 6월의 베트남 푸꾸옥과 섬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큰 삿포로를 7월, 세계 속 대도시인 도쿄를 9월 이렇게 섬으로 짜여진 여행을 계속 이어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한국이기에 너무나 자신만만했어요. 아무런 준비없이 숙소 하나 예약하고 왔고 오기전에 제주 관련 여행기를 두 편 정도 일었던거 같네요. 그걸로 여행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ㅎㅎㅎ


그로인해 그야말로 좌충우돌. 오자마자 교통편을 이해하지 못했고 지금은 사실 내일 체크아웃해야 맞는데 오늘 저녁에 체크아웃해 현재 맥도날드에 와 있습니다.



5월 24일 아침 8시 비행기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니 도저히 그 아침에는 버스를 이용해 공항까지 도달하기에는 무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녁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버스를 타고 제주시청으로 와 맥도날드에서 강제 노숙 중입니다. ㅎㅎㅎ


다행인건 뭐라도 쓸게 있어서 덜 외롭고 시간도 잘 간다는 사실이에요. 와이파이가 너무 느려서 데이터 테더링 돌려서 블로그에 글이라도 쓰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만큼 여행 준비도 없이 와서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시간이 훌쩍 가서 돌아가는 날이 왔네요.



- 새별오름에서 -


새별오름을 끝으로 여행을 마쳤습니다.


- 마지막 저녁은 흑돈까스 -


태국 방콕 여행을 하면 언제나 마지막으로 흑돈까스를 알로프트 방콕 뒤편에 있는 일식집에서 먹었는데요. 제주에서 마지막 저녁을 흑돈까스로 먹으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ㅎㅎㅎ




- 강제 주문 1955 해쉬브라운 -


배가 아직 불러서 따듯할 때 먹어야 맛있는 포테이토만 먹고 햄버거는 옆에 두고 노트북을 켜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


31일 동안 맑은 날의 제주는 너무나 황홀했고 자연 속의 곶자왈, 오름, 산 등에서 걸었던 걸음은 여전히 그 편안함과 상쾌함의 기억을 간직합니다. 애월과 협재, 가파도, 송악산과 산방산, 쇠소깍 부근에서 보이는 바다의 파도는 여전히 그 부서지는 파도를 떠올리면 황홀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이지요.


지루하며 전원 지역의 고독이 느껴질 때는 제주시내로 나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 앉아 여러 생각도 정리하고 글도 쓰면서 보냈습니다. 제주 동문시장과 서귀포 올레시장도 여러 차례 방문해 회도 맛봤고요. 몇몇 박물관과 미술관 4.3의 슬픈 흔적 등이 남아있는 곳등도 방문하고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이 판 오름의 진지 등도 둘러봤습니다.


같은 곳도 여러 번 가며 블로거가 다양한 곳을 여행해야 맞나?에 대한 생각에 빠져든 적도 있었습니다. 정답은 없지요. 제게 여행은 삶과 같은 것이고 삶과 여행에 정답이 있다고 이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엉터리 같은 세계관에 빠져 사는 인간인지 안 봐도 뻔히 알테니까요.


다름과 틀림은 평행선과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주에서 한 달을 잘 보냈으니 다음에도 국내에서 한 달 나기를 한 번 더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아버님이 연로하시고 몸이 불편하셔서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한국에 몇 년 보내야 할 입장인지라 이 기회에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녀볼려고요.


조금은 엉성하고 부족하지만 여행기 많이 찾아 읽으셨으면 힘이 날 듯 합니다.


(글을 읽고 마음에 드시면 아래 공감을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