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남은 마지막 주

2018. 5. 20. 15:08톰군/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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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보내는 한 달의 마지막 주 일요일이네요. 어제부터는 이제 뭘 사갈까 고민을하기 시작했어요.


제주 동문시장이나 서귀포 올레시장 등의 재래시장에서 한라봉이나 회를 사갈까? 아님 농장을 알아보고 한라봉이나 천혜향을 사갈까 해서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너무나 많은 정보로 넘쳐나더라고요.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없는 것 보다 못할 때가 많아요. 우리는 정보의 과다,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듯 해요. 하지만 넘치는 정보만 넘쳐나지 아닌 정보는 여전히 검색 등을 통해서 다 알기 어려운 것들도 많아요. 그런 양극화의 정보를 대할때면 요새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 뜻밖의 발견에 오히려 가슴설레이기도 해요.


우연히 걷다 발견한 나만의 소중한 공간. 우연히 찾은 맛있는 음식점. 우연히 찾은 곳에서 뭔가 새롭고 특색있는 또는 안정된 느낌을 받을 때 그런 뜻밖의 발견에 작은 행복을 느끼나 봅니다.



삶도 여행도 우리는 그런 의외성에 끌리기도 하고 남들이 다 하는거 나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대중성에 사로잡히기도 하죠. 제주도 한 달 머물기도 어저면 그런 '남들하니까 나도'라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금껏 생각도 못한 공동생활을 해야하는 에어비앤비 독채에서 불편함을 가지고 지내보니 여행의 색다른 맛을 알게되요. 당장은 짜증스럽고 귀찮게 느껴지는것들이 시간이 지나보니까 그런 불편함이 느껴지는 여행이 진짜 여행이 아닐까? 여행에서 삶에서 불편함을 모르고 지낸다면 그 인생은, 그 여행은 어쩌면 분명 뭔가가 잘못되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요.


한라봉을 어디서 살까? 고민하다가 농장을 가볼까 했는데 많이도 안 사고 누나에게 보낼것 하나만 살거라 호스트 분에게 문자를 남겨봅니다. 호스트분이 알아봐주셔서 그 곳과 통화해보니 꽤나 괜찮은 듯 해서 그곳으로 하려고요. 오히려 판매하는 분께서 하나로마트에도 납품하고 있으니 가셔서 먹어보고 사라고 권하시는데 여기 사는 분들이 추천하는 곳이면 믿고 사보는것이죠. 더 찾을려고 애써봐야 정보만 많아지고 선택지만 넓어질 뿐 비슷할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한라봉 하나 더 사서 나도 먹을까 하고 있어요.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회를 사서 집으로 보내 실컷 먹다 베트남 여행을 떠날까하고요.




-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 서울까지 거리는 486km -


제주도 여행이 끝나면 베트남 여행까지 남은 날은 10여일 정도밖에 안 되네요. 지금은 여행중에 제주 여행 일기를 쓰려고 마음 먹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몇 편 못 썼어요. 여행기로 쓸 내용도 그리 많지 않아서 과연 내가 한 달을 어떻게 보냈나? 스스로도 궁금해서 떠올려보니 그래도 잘 지냈던 듯 합니다. 초반에는 여행을 많이하였고 중반 이후에는 제주시내에서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으니까요. 뭐라도 하며 보낸게 일상이고 그 일상에서 여행을 다녔으니 특별한 일상인것이죠.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게 제주 여행기로는 독거인의 행복한 일상편으로 글을 써야겠어요.


오늘은 한라봉 알아본 것 외에는 제주, 서귀포중앙도서관에 와서 글을 쓰고 있어요. 애월이라도 가서 바다라도 구경할까 아님 오름이나 곶자왈을 갈까하다가 도서관으로 왔어요. 어제, 오늘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몸이 밀리는 느낌이 들 정도거든요. 실제로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느낌이에요. 바람에 밀려 몸을 가누기가 어렵게 느껴질 때도 가끔 있고요.


이제 제주여행기를 쓰며 남은 제주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가끔씩 특별한 일상을 통해 제주에서의 느낌을 적어야겠네요. 그리고 한라봉과 회를 사서 서울에서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보내고 같이 먹어야겠어요. 그렇게 여행지에서 그냥 사는 이들마냥 특별하지 않게 도서관에 앉아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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