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호목학교 후원 및 나콘사완 여행 후기

2024. 6. 21. 16:33은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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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콘사완 짜오프라야 강의 시작점 조형물

 

작년 후아힌에서 지낼 때에도 치앙마이나 수코타이를 여행하기 위해 중간 지점으로 선택한 곳은 아유타야였어요. 그렇게 두 번을 여행했지만 나콘사완의 존재를 알지는 못했죠. 그러다 시간이 남아도는 백수(?) 은퇴생활자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동영상을 보다 골라듄 다큐에서 흥미로운 영상 하나를 발견하게 됐어요.

 

태국 호목학교 (나콘사완)

출처 EBS 골라듄다큐

 

바로 호목학교로 알려진 학교인데 여기 교장선생님은 호목을 팔아 어려운 학생들을 돌보고 있어요. 물론 EBS 방송에 나오기 전 이미 태국 방송도 한 차례 탄 듯 싶은데 그래서인지 구글에서도 학교 리뷰를 쉽게 찾을 수 있긴 해요. 태국에서는 후원 단체를 믿지 못하는 사례가 꽤 있어 유명세를 탄 곳에 후원한다는 것이 조금 꺼려지기도 했지만 어려운 아이들에게 그저 후원받은 음식이나 돈으로 운영하기 보다는 직접 호목을 팔아 번 돈으로 학생을 돌보고 있다는 점이 이 곳을 방문하고 싶어지게 했어요.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 주기 보다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이 곳의 교장선생님 철학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거든요.

 

나콘사완에 위치한 Wicha Wadi School (โรงเรียนวิชาวดี)

톰, 교장선생님, 짝꿍

 

태국은 후원을 하면 인증사진을 꽤 찍는 듯 해요. 예전 한국에서 첫 대면 후원을 했을 때 주민센터 동장님하고 같이 한 장 찍겠냐고 물어보셔서 거절했는데 여전히 적응이 안 되어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함께 찍은 단체사진에는 저는 빠졌어요. 밖으로 나와 찍은 사진도 사실 짝꿍하고 둘이서 찍으려고 부탁한 건데 선생님들이 으레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해서 꼬맹이들은 거절하고 교장선생님만 모시고 같이 찍었어요. ㅎㅎ

 

안 그래도 다큐를 봤을 때 건강이 좋지 못한 교장선생님 안부를 여쭤 보니 다른 곳은 많이 좋아지셨고 현재는 무릎 정도만 꽤 불편하다고 하시더군요. 연세를 감안했을 때 건강이 많이 좋아지신 듯 해서 기분 좋게 여러 대화를 나눴어요. 그 중에 EBS 다큐를 보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태국어로는 검색해도 찾을 수 없어 한 번도 보신 적이 없대요. ^^

 

교장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한테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며 자랑하시는 모습이 동네 여느 할머니, 어머님 모습과 다르지 않아 아이들에게도 잘 대해주시겠구나, 싶었어요.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금 후원금도 건넸고요.

 

이 곳을 방문하기 며칠 전 학교에 전화를 해 교장선생님께 방문 가능한 날짜와 필요한 것이 뭐가 있는지 여쭤봤어요. 교장선생님이 쌀은 됐고 돼지고기, 닭고기, 아이들 공책과 학생용 제도기 (콤파스)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필요한 것을 사가기로 했어요.

 

우돈타니 B2S (태국 문구점)

 

돼지고기와 닭고기, 아이들 간식 등은 태국의 코스트코라고 불리는 MAKRO (매크로, 마크로)에서 방문하는 당일 사기로 하고 학생용 공책과 제도기는 전날 문구점을 방문했어요.

 

제가 지내고 있는 곳은 우돈타니라 센트럴 우돈타니 B2S에 가서 구입했어요. 이 것을 말하는 이유는 저희가 지내는 우돈타니에서 나콘사완까지 거리는 대략 500km, 차로 7시간 30분이 걸린 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였어요. ^^;

 

후원하러 가기에는 꽤 먼거리라 여행 등의 일정도 같이 짜기로 한 것이죠. ㅎㅎ

 

 

태국은 후원을 하면 이렇게 영수증을 주더군요. 태국도 연말정산 같은 때 후원 금액의 10%를 세금 감면 받을 수 있다고 해요. 물론 우리는 당당한 백수(?)이기에 받을 세금 감면은 없고요. 몇몇 후원금 횡령 사례가 있어 영수증을 받는 게 서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영수증을 받았어요. 뭐 있으니 얼마 썼는 지 쉽게 알 수 있어 좋긴 하네요.

 

후원 영수증에는 23,000바트로 나와 있지만 실제 후원한 금액을 기억을 위해 상세히 적자면 아래와 같아요.

 

B2S 문구점 1,274바트
* 짝꿍 센탄 원카드 포인트 털어서 할인 받았어요. 알뜰하게 썼죠. ㅎㅎ
매크로 마트 3,364바트
*태국은 돼지고기, 닭고기가 한국 대비 꽤 저렴해요. 많이 샀는데도 가격이 많이 나오지 않네요.
후원금 20,000바트
*여러 아이들을 돌봐야 하니 현금이 꽤 필요하겠다 싶어 믿고 현금으로 많이 준비했어요.
총 합계 24,3333바트 + @
*3년 간 총 10만바트 후원을 목적으로 한 첫 해에요. 그래서 우리 예산의 1/3인 23,333바트 + @를 썼어요.

 

제 지난 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백수(?)이나 투자로 조금 벌어 아끼고 아껴 써 남은 돈 중 중 10만바트를 후원금으로 정하고 3년으로 나누어 그 중 첫 해인 올해 23,333바트를 쓴 거에요. 총 33,333바트 중 나머지 1만바트는 짝꿍 내 조카들 미래 교육비에 도움이 되기로 했어요. 1천 바트는 짝꿍 어머님이 후원해주셨어요. ^^

 

앞으로 2년 더 이런 방식으로 태국 내 학교를 후원할 예정이고요. 앞으로도 매 3년 간 아껴 써 남은 돈 중 일부를 이렇게 후원하려고 해요.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에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나와 축구도 하고 카놈 (스낵, 아이스크림 등)을 먹으며 잘 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더군요. 어려운 애들 특징 중 하나가 어른들 눈치를 너무 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보통 말도 없이 조용히 앉아 있으면 선생님들이 너무 엄히 다루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제가 안녕하며 손인사하니 수줍게 웃으며 받고 교장선생님 옆으로 와 코끼리 그려진 사탕도 먹으며 저와 짝꿍에게 호기심도 나타내고 여러 아이들이 선생님들 주변을 꺼리낌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이 곳을 잘 선택한 것 같아 마음이 놓였어요. 선생님들이 하는 말씀이 애들이 착하고 다 좋은데 공부는 참 안 한다고 하더군요. ㅎㅎ

 

혹시 다큐를 보시고 학교명이 궁금한 분을 위해 나콘사완에 위치한 Wicha Wadi School (โรงเรียนวิชาวดี) 이 곳은 구글에서 찾지 마시고 구글 지도에서 학교 영문명을 넣으시면 쉽게 검색이 가능해요.

 

그렇게 1시간 정도 머무르며 교장선생님과 담소를 나누고 나콘사완을 방문한 첫 번 목적인 후원을 무사히 마쳤어요. 둘 다 수줍어해서 아이들과 장난도 못 치고 교장선생님과 담소만 나누다 끝났네요. 다음에는 조금 나아지겠죠? ㅎㅎ

 

이제 나콘사완을 방문한 두 번째 목적인 여행 후기를 시작합니다.

 

B2 나콘사완 프리미어 호텔 (트립닷컴)

 

 

위치가 좋아 예약한 곳인데 B2 호텔은 태국 호텔 체인이에요. 이비스 호텔 정도의 중저가 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해요. 평일이라 박당 500바트에 예약했어요. 호텔 예약은 그 때 그 때 싼 곳 찾아 예약을..ㅋ

 

위치가 꽤 좋은데 주변에 맛집들이 많고 (나콘사완은 생선 요리가 유명해요. 머무는 동안 fish noodle soup를 매일 먹었어요) 큰 호수 공원도 도보로 10~15분 거리라 둘러보기 좋았어요.

 

Nai Tee fishball noodles (나콘사완 추천 맛집)

 

후아힌에서도 꽤 유명한 fishball noodles 집을 꽤 갔지만 이 곳은 생선이 유명한 곳인 만큼 더 특별하게 맛이 좋았어요. (호목학교의 호목 또한 생선을 쪄서 만드는 요리에요) 총 두 번을 방문했는데 가격도 착한데 맛이 좋아서 완전 감동하며 먹었어요. 누들도 생선으로 만들어서 더 강추하는 곳이죠.

 

 

fishball noodle soup을 먹고 나와 주변을 걸어 둘러보니 분위기는 중국풍 화인 도시 (*화인 - 중국에서 건너 온 화교에서 자신들의 언어를 쓰지 않고 그 나라에 동화 돼 그 나라의 언어만을 쓰는 이들을 화인이라고 하더군요) 같았어요. 태국에서 화교, 화인 비중은 인구 대비 총 10% 정도이고 태국 부자를 칭하는 하이쏘들은 대부분 화교 또는 화인 출신들이에요. 이들은 피부가 하얗고 경제적으로 큰 부를 가지고 있죠. 태국의 하이쏘는 한국 재벌들 수준 이상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 만큼 태국은 전세계에서도 빈부격차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에요.

 

우돈타니에서 새벽에 출발해 호목 학교를 후원한 뒤 긴장이 풀리니 몸이 꽤 피곤하더군요. 점심 먹으러 나와 주변 둘러보고 들어와 샤워하고 그대로 기절했어요. 잠에서 깨 걸어서 호수 공원을 거닐었으니 B2 프리미어 호텔 위치하나는 꽤 좋았어요. 호수 공원 주변에 로터스 마트도 있어 아이들에게 후원도 했는데 우리도 맛난 것 먹자며 프랑스 와인 한 병, 치즈 하나 사서 호텔에서 먹었네요. ㅎㅎ

 

나콘사완 PN 스테이크

 

태국 방콕 물가 대비 나콘사완 물가는 정말 저렴해요. Nai Tee 피시 누들 수프 음식점도 정말 가격 착하고 맛 좋았는데 여기 스테이크도 ㅋ 100바트 / 70바트 돼지고기 스테이크 세트에요. 야채 샐러드, 튀긴 감자 포함이고요. 물도 무료로 줘요. 태국 로컬 콜라도 병 당 10바트 ㅎㅎ 싸죠?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관광지 아닌 로컬인들이 가는 곳은 여전히 가격 저렴하더라고요.

 

나콘사완 파싼 조형물

나콘사완 파싼 조형물

 

하필 이 날 음악 콘서트 열린다고 스텝들이 조형물 아래 무대 장치를 하느라 아쉽게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는데 조형물 아래에서 보는 뷰가 더 멋져요. 구글에서 pasan nakhon sawan으로 검색하면 추가적으로 멋진 뷰를 감상하실 수 있어요.

 

나콘사완 워터파크 수영장

 

성인 - 100바트

아동 - 50바트

 

* 수영복, 수영모 없음 대여 50바트, 개인 타월 필요한데 없으면 이 것도 대여가능 한 듯 싶어요.

 

 

유아용 슬라이딩이 두 곳, 1층 슬라이딩 두 곳, 2층 슬라이딩 두 곳, 2층 반 슬라이딩 한 곳이 있어요. 너무 더운데 흐르는 물이 적어서 슬라이딩 하다 살 벗겨져서 조금 고생중이에요. ㅎㅎ

 

 

이렇게 제대로 그늘막이 되어진 성인 전용 수영장도 있어요. 슬라이딩 잘못 타서 여러 곳 살 벗겨진 뒤 이 곳에서 수영했어요. 태국에서 슬라이딩 이용하실 계획이라면 긴 팔도 꼭 챙기세요.

 

 

둘째 날은 워터파크에서 수영 후 야시장에서 음식 사 와 맥주와 함께 마시고 일찍 잤어요. 새벽 5시에 체크아웃 후 나콘사완에서 우돈타니으로 돌아올 때는 8시간 이상 걸린 듯 하네요.

 

그래도 어려운 학생들 후원도 하고 나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돈은 써도 써도 부족하기만 한데 이렇게 좋은 일에 쓴다고 생각하니 다음을 위해 아끼며 잘 살자, 다짐도 하게 되고요. 다음에는 짝꿍이 살았던 동네 학교를 후원하면 어떨까, 태국 이싼 지방이 많이 낙후됐는데 문화 시설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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