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커넥트 자전거 한 달 후기 - 아프니까 중년이다

2020. 6. 15. 21:12생활정보/생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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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커넥트 자전거로 일을 한 지도 한 달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자전거에 오래 앉아 있으니 엉덩이가 무척 아팠는데 역시 적응하니 그럭저럭 앉을만 했더랬다.

 

하지만 아프니까 중년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머리, 어깨, 무릎, 허리 안 아픈데가 없다. ㅎㅎ 오늘은 배민커넥트 자전거로 한 달간 일해 본 소감과 온 몸이 아픈 40대 초짜 중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프다. 지난 주 부터 무릎이 너무 아파 무릎보호대를 샀는데 이제는 허리가 아프다. 어깨는 항상 아픈데 다른 곳이 더 아프면 덜 아픈 곳은 통증에 끼지도 못한다.

 

잘 때 너무 아파 잠을 이루기 힘들고 몸을 조금 숙이면 절로 에고고~ 소리가 나온다. ㅎㅎ 초짜 중년치고는 너무 엄살이 많은가, 싶으면서도 '아프니까 중년이다.' 라는 소리가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싶은 요즘이다.

 

 

(6월 15일) 월요일인 오늘은 일을 나가지 않았다. 배민커넥트의 한 주는 수요일에서 시작해 화요일에 끝나고 주당 20시간 정책으로 9시간이 넘으면 일을 하지 못하므로 어제까지 18시간 일했으니 내일까지 1시간 정도 더 일할 수 있다.

 

전업투자자인 필자의 나이는 42세. 이제 막 중년 초입에 들어섰다. 자전거를 거의 타 보지 않은 필자이기에 사실 전기자전거로 배민커넥트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운동삼아, 라는 변명을 스스로 많이 했다.

 

하지만 막상 콜을 받고 일을하면 전투모드로 변하기에 픽업지건 전달지건 최대한 늦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무리해서 페달을 밟게 되고 (전기자전거는 최대 속도 25km/h가 넘어가면 전기가 오롯이 페달을 열심히 밟아야만 추가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주 (6월 10일 - 16일)는 너무나 무더웠다. 그래서 배민측에서 추가 프로모션 할증을 진행하면서 배달 수입 (지난 주 26만원, 이번 주 29만원 대)은 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난 내가 꽤 자전거를 잘 타고 배달을 잘 수행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수입은 도보로 일한 분에 비해서도 낮더라. ㅎ

 

자전거로 시간 당 2~3 건 정도 하게 되는데 잘 하는 분들은 4~5 건 또는 그 이상을 하는 분들을 보게 된다. 사실 이게 주업이라면 아니 이왕 일하는 것이니 부업일지라도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해야 맞지만 더 높은 수입을 올린다는 건 그 만큼 지리도 잘 파악하고 누구보다 좋은 주문을 빠르게 받는 것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건 수입만큼 비례해 주행거리가 늘어난 것이니 내 체력이 안 되는 것에 속상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안 다치게끔 안전에 주의하고 (항상 조심한다고 하는데 가끔씩 사고 위험에 노출될 때가 몇 번 있었다) 운동효과 및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에 지금 수입도 꽤나 만족한다.

 

추가 프로모션 할증 생기고부터 커넥터 분들이 늘어서인지 피크 시간대에도 배달 건 수가 많지 않아 다음 주에는 이번 주 배달 수입 기대하기에는 무리일 듯 싶다. 무엇보다 몸이 아프다. 자전거타며 살도 좀 빠지고 활동적으로 돌아다니기도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자전거 살 때 왜 어깨, 허리, 무릎 등이 아플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싶다.

 

 

다행일까, 2년 전 도쿄여행 때 사온 파스 쓸 일이 별로 없었는데 자전거로 배달 알바하면서 이틀이 멀다하고 목, 어깨, 허리, 무릎에 열심히 붙여주고 있다.

 

처음 일을 할 때는 엉덩이와 어깨가 주로 아팠고 그 뒤로는 어릴적 사고로 인해 안 좋은 오른쪽 무릎이 연일 아팠다. 그러다 허리는 언제 삐긋한 건지 모르겠는데 며칠 전부터 조금씩 불편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더니 지난 주말 자전거로 배달일을 하던 중 갑자기 욱씬거려 배달앱을 종료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후 너무 아파서 잘 때 침대에서 연신 뒹굴며 에고고를 연발하는 중이다. 저녁에 잠을 제대로 이루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럼에도 누워있으니 일어나긴 싫더라. ㅎ 이러다 디스크 오면 어쩌나 싶어 무리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주문 콜 창 들여다보면 전투의지가 생기니 이게 중년인가 (경쟁심은 있으나 몸이 따라가지 못 함) 싶다.

 

 

올 3월 중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들어올 때에 비해 확실히 현재 얼굴 살은 빠졌다. 자가격리 대상은 아니었지만 보름 가까이 집에서 머물고 그 뒤에도 딱히 어디 나갈 일도 없어 살만 쪘는데 5월 중순 이후로 배민커넥트 자전거로 일하게 되면서 얼굴 살 많이 빠졌다. 그런데 뱃살은 안 빠진다. ㅎㅎ

 

일에 귀천 없듯 전업투자자에게 배달 일은 나름 삶의 활력이자 현장에서 시장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투자자로써 주식시장을 쉬더라도 주택 구입으로 세금 및 대출금을 갚아야 하기에 조금이라도 벌어 보탤 수 있어 심적으로도 편해진다. 아프니까 중년이다, 그래도 중년이기에 새로운 희망을 꿈 꿀 수 있어 자전거 배달 일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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