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6. 21:30ㆍ톰군/태국 여행
부제 : 퇴사 여행
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사람들
영업 조직에서 4개월, 만 3개월 보름을 보냈다.
정확히는 10월 말 퇴사지만 내일까지 일하면 회사하고는 안녕이다.
솔직히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라 힘들다고 징징댔던 모습을 떠올리면 가끔은 얼굴이 화끈거린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쉽게 나가는 곳이라 친해지기 쉽지 않은 곳이지만
그래도 사수와 실장분 그리고 동료 선배들
가장 큰 힘과 의지가 되었던 동기들이 있어 조금씩 발전하는 나를 보며 신기해하기도 하였다.
아픈 부모님을 대신해서 움직여야 하고 틈 나는대로 주식도 봐야했고
생판 처음 겪어보는 영업, 생판 초짜가 버티기에는 무척이나 낯선 곳에서 언제나 그렇듯 사람 하나는 기막히게 잘 만나는 인복 덕에 무난하게 보내지 않았나 싶다.
그들이 이 글을 읽을 일은 없겠지만 고마웠어요!
특히나 어렵고 낯선 곳에서 큰 의지가 되었던 동기들 12월에 한국 들어가면 뭉치자고~ㅎ
여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있고해서 더더욱 가야하는 여행이기도 했다.
그렇게 내년 초, 한겨울에 떠날 계획이던 여행이 부모님 핑계로,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일의 도피처로, 여행을 다녀야 살 수 있을 것 같은 내 운명을 깨달으며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이왕 가는거 러이 끄라통 축제일에 맞춰서~
대한항공 A330-300 Prestige
멋진 호텔 스윗룸은 미련이 안 남는데 비행기 편안한 좌석은 포기 못하겠다.
가끔씩 너무나 짜증나고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일들이 생김에도 짜증을 내지 않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며 저런 성격 반만 갖추었어도 세상살기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고~
작지 않은 조직에서 10년을 근무한 실장 분을 보며 사람에 치이며 살았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존경하는 마음도 인다.
생각보다 삭막하고 낯설거라 여겼던 공간에서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질 때면 그냥 이 공간에 머물고 싶다라는 생각도 일었다.
그리고 바라만봐도 너무나 멋진 사람도 있었다. ^^
좋아하는 감정이 일었던걸 보면 혼자 못 살겠구나~ 새삼 느낀다. ^^;;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면들을 봤고 배울 기회가 많았는데 과연 얼마나 배웠고 받아들였나 모르겠다.
혼자하는 주식 말고는 여행 말고는 잘 하고 좋아하는게 없네.
아쉽지만 그게 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러이 끄라통은 쏭크란 축제와 더불어 명실공히 태국의 2대 축제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축제지만 개인적으로는 쏭크란(물축제)보다는 러이 끄라통에 더 마음이 간다.
축제일에 맞춰 10월 29일 티켓을 끊어놓고서는 치앙마이 숙소를 예약한다.
그리고 전에 가 보지 못한 꼬 묵(Koh Mook) 섬 여행을 계획한다.
어쩌면 인도네시아 발리까지도 갈 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라오스로 훌쩍 갈 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태국 남부 섬 여행을 꼭 가야겠다는 생각에 숙소부터 예약하고 본다.
많은 기간 여행을 하며 지내왔지만 언제나 새로운 여행은 설레인다.
여행을 통해 또 누군가를 만나고 새로운 인연을 쌓을테지.
그 동안 알고지냈던 친구들을 이번 태국에서 만나 함께 한 시간만큼 어쩌면 더 많은 우정과 새로운 관계도 만들 수 있을테지.
어쩌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수도 있을테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할수도 오히려 내 자신을 아끼고 더 사랑할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기대와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들을 정리해야 했기에
이번 여행은 예전처럼 언제나 쉽게 여행을 했고
언제나 좋은 호텔 스윗룸에서 살아가듯 마냥 편하게만 갔던 여행과는 많이 다를 듯 하다.
항공권만 제외하면 한 곳에 길게 머물지도 않을테고 좋은 호텔에 스윗룸에서 머무는 일도 없을거다.
모르는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고
친구들과 우정을 더해가고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싶다.
그런 여행이 되길....
그런 여행의 일기를 이 공간에 쓸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