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24. 01:01ㆍ톰군/국내여행
- 가파도 터미널 -
청보리 축제가 한창인 가파도를 가기 위해 모슬포항으로 향했다. 솔직히 모슬포항으로 가면서도 가파도와 마라도 중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마라도는 이미 너무 유명해졌고 가파도 또한 비슷한 상황이지만 청보리 축제까지 한다고 하니 가파도를 고르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가파도에 들어가는 관광객이 많은지 임시 배편을 운행중이었다. 4월~5월에만 해당되고 매 기간마다 다르게 운행하는 듯 해서 따로 시간표를 올리지는 않겠다.
전에 가파도 관련 글을 <지금은 여행중 편> 써서 거기에 배 시간표에 대해 썼으니 그 글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약간 혼자만의 오해에 빠진 시간이기도 했다. ㅎㅎㅎ;;
관련글 : 제주도 3일차 가파도 청보리의 물결 (4.26 특별한 일상)
배에 올라타 2층 선실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2층에서 바다를 바라보느라 붐볐는데 가파도를 가면 실컷 바다를 볼 수 있는데 미리 앞설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자리에 앉았다. 배가 출발하려니 직원분이 돌아다니면서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그러다 거의 도착할 때가 되어 밖으로 나가 바다를 바라본다. 흐린 날씨라 딱히 여느 바다와 다를바는 없지만 그래도 바다에서 보이는 거라고는 산과 물결이 이는 파도 뿐인지라 마음 또한 별다른 생각에 잠기지 않는다. 잠시 머리속도 생각에서 쉬게 놔둬주는게 좋은데 그 시간을 못 참고 별스럽지도 않은 동영상을 찍고 있으니 이것도 병 아닌 병인듯 하다. ^^''
제주에는 총 7개의 산이 있다고 한다. 그 중 가파도에서는 영주산을 제외한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군산, 고근산, 단산 등 6개의 산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 방문한 산은 산방산과 송악산이다. 둘 다 정상은 통제되어 올라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제주도라 있을법한 독특한 돌들과 소라껍찔인가로 만들어진 돌담과 조각상을 보고 있으면 같은 한국이지만 다른 곳과 꽤 다른 이질적인 느낌을 받곤 한다.
"응??? 응?!?!"
누가 장난을 했던 것일까? 순하게 생긴 개인데 누가 그렸는지 모를 낙서에 자꾸 쳐다보자 개가 쑥스러운지 자꾸 모습을 감춘다. 주인이 장난으로 지나가는 관광객들 웃으라고 했다면야 다행이고 관광객이 저렇게 만들었다면 몹쓸짓이다. 그런데 귀엽긴 하네. ㅎㅎㅎ
파도소리를 들으며 가파도 해변도로를 따라 걷다가 들판쪽으로 들어와 꽃들을 구경했다. 청보리를 보러 들어왔는데 꽃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게 봄인가 보다.
- 가파도 해물짜장짬뽕 -
마라도 짜장면이 유명하다면 가파도에는 해물짬뽕이 유명하다는데 들어오기 전에 밥을 먹었던지라 솔직히 시장기도 안 들었다. 그런데 가파도에도 짜장 짬뽕이 유명하다고 하니 그래 가볍게 먹어보자 하며 짜장을 시켰다.
해물짜장은 7천원, 해물짬뽕은 12천원. 해물짬뽕은 정말 양이 무시무시하다. 해물로 위를 쌓아 올렸다. 다음에 가면 해물짬뽕을 꼭 먹어봐야겠다.
- 일몰전망대 -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꽤 멋지다하는데 사실 가파도 뿐 아니라 사라봉도 그렇고 애월 곽지해수욕장도 그렇고 대부분의 제주가 일몰이 아름다운가 보다. 일몰전망대에서 조금 더 앞으로 가보니 이끼와 바위, 바다의 조합이 아름답게 어울러져 있어 사진 한 장 찍어봤다.
허수아비가 영화 코코 (Coco)에 나오는 모습들과 너무 흡사해 한참을 들여다봤다. ㅎㅎ
허수아비를 보니 Remember me의 노래가 떠올라 한참을 청보리 밭을 들여다보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내가 죽으면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는 이가 있을까? 종교가 없기에 죽으면 기억에 잊혀진다고 해도 슬프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며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청보리 축제라고 하는데 축제 구경은 못하고 바람에 휘날리는 청보리와 황금빛 물결의 보리는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날 흐리고 바람이 몹시 불어 바람에 휘날리는 보리가 파랗고 황금색을 이뤘다.
그럼 청보리의 가파도 들판을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고 생각하는건 나뿐일까요? ^^
너무나 아름다운 가파도의 보리밭이다.
올릴곳만 있으면 너도나도 돌을 쌓아 올리는 제주도. ㅎㅎㅎ
뭘 그렇게 돌들을 쌓아 올릴까? 저 돌들을 쌓아올린 사람들은 다 소원을 이루었을까? 남산과 퐁데자르 다리에서 사랑의 자물쇠를 잠긴 이들은 모두 영원한 사랑을 이루었을까? ^^'
가파도에서 같은 사람을 여러번 마주치며 지나치면서 말을 한 번 걸어볼까 했는데 소심한 나는 말을 걸 자신이 없었다. 위에 <지금은 여행중 편>에 관련글을 썼으니 궁금한 분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별 내용은 없고 혼자 설레이다 끝난 바보같은 이야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