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잘 오는 책도둑 (The Book Thief) - 마커스 주삭

2018. 4. 22. 20:05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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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게 된 배경에는 우선 책도둑이라는 영화를 가지고 있었고 그 영화를 왠지 보지않고 계속 가지고만 있었기에 봐야겠는데 (봐야겠다는 압박이 든 이유는 IMDB 평점이 좋았다. IMDB 7.6점, 10만명 이상이 평가했다) 막상 볼 마음이 안 생기는 묘한 영화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동대문구립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낯선 책꽃이에 꽃혀진 도서관에서 우연히 하지만 운명처럼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두 권 짜리 책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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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을 다 읽으면 영화를 봐야지했는데 다 읽기 전에 와인에 샤워한 노트북이 사망하면서 영화를 볼 일은 사라졌지만 <책도둑>은 책으로는 다 읽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잠이 잘 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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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IMDB -


책이 아닌 영화 표지를 소개했는데 책 사진을 안 찍었기도 하지만 영화의 이 장면이 책도둑을 가장 잘 설명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 자우멘슈, 자우케를, 퓌러 (히틀러)와 하일 히틀러 등의 단어이다. 그리고 '말'이라는 단어.


큰 틀에서 보면 굉장히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얘기들이다. 히틀러 통치 하에 뮌헨에 거주하는 빈민가의 마을에서 목숨을 구해준 옛 전우의 아들을 보살피는, 입양된 리젤에 관련된 얘기이다.


관점은 리젤을 통해 바라본, 또는 죽은 영혼을 데려가는 사자를 통해 들여다보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영화 등을 통해서 무척이나 독일, 나치 하의 비극적인 모습 등을 자주 봤는데도 동양에 살고있는 내게 독일 등이 벌였던 비극에 대해 아주 크게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서양인들이 과거 일본이 자행했던 참혹한 만행에 대해 서양인들 또한 큰 감정적 동요가 일어나지 않겠구나 그들의 무관심이나 소극적 관심이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유대인의 시각에서 바라 본 책, <운명> 임레 케르테스 저 같이 유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책과 달리 뮌헨에 살았던 양심있는 독일인이 주인공으로 그들의 시각에서 나치를 독일을 바라봤다는 점이 특색있다. 처음에 영화를 생각하고서는 청소년 책인가 싶었는데 (실제 저자는 청소년 관련 책들을 꽤 썼었던 것 같다) 내용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계속 잘 때만 읽었는데 잘 때 읽으면 금방 눈이 피곤해지고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그 외 시간에는 읽고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든다. 아마존이랑 어디서 1위를 차지했던 책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흥미롭고 신선한 소설일텐데 재미가 없다. 영화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도 좋고 시각도 참신한데 퓌러와 죽음, 자우멘슈와 자우케를, 하일 히틀러와 양심적 독일인과 아코디언 등은 내 독서 읽기 수준이 이 책에 미치지 못함을 나타내지 않을까 하는 자각과 함께 읽는 동안 잠이 잘 와서 고마웠던 책이었다.



나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바로 다른 기회로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게 된다. 위험이 더 많은 위험으로 이어지고, 생명이 더 많은 생명으로 이어지고, 죽음이 더 많은 죽음으로 이어지듯이.


비참한 일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일도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살기 위해.

사는 것은 사는 것이었다.

그 대가는 죄책감, 그리고 수치였다.


죽음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설사 기다려준다 해도 아주 오래 기다려주는 경우는 드물다.


나는 말을 미워했고

나는 말을 사랑했다

어쨌든 나는 내가 말을 올바르게 만들었기를 바란다.


- 책도둑 중에서 -


리뷰로 써야하나 고민이 들었다 2권짜리 책을 읽었는데 그래도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는 알리고 싶은 마음에 썼다.


글쓰기에는 '벌과 고통'이 있고 또한 행복도 있다. 이 내용 또한 <책도둑> 중에 들어있는 말이다. 그래서 글쓰기가 즐거우면서 괴롭고 또한 변변치 않은 재능에 슬퍼지는가 보다.


마커스 주삭이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는 부모님이 독일에 살았고 2차 세계대전을 경험했기 때문이란다. 이런 비슷한 사레의 글들이 꽤 많다. 


<자비> 루네이 저, <쑤저우의 연인> 베트 바오 로드 저, <대륙의 딸> 장융 저 등은 부모의 세대, 조부모의 세대가 겪었던 중국의 격변기를 듣고 쓴 책들이다. 그러고보니 다 중국 소설이네. 아무래도 공감할 수 있는 역사가 아닌 먼 나라에서 벌어진 글이라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부족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과거 일본제국이 저지른 만행을 알리는 글을 쓰는 작가들이 어떻게 써야 서양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여튼 잠이 아주 잘 오는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큰 틀에서 바라본 책 내용은 무척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러고 보니 '잠이 잘 오는', '자우케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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