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커피 한잔 할까요? 허영만 글/그림

2018. 2. 10. 15:19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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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읽는 남자입니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생각나는게 있다면 따듯한 커피 한 잔 일텐데요. 오늘은 커피와 관련된 만화책, 커피 한잔 할까요?를 읽고 소개합니다.


강릉에서 3년 넘게 살았을 적에 좋았던 두가지가 있었는데요. 


강릉, 포남동에 위치한 도서관은 인구가 적은 강릉에서 책을 쉽게 빌려 읽을 수 있고, 안목항, 송정, 사근진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마실 수 있는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커피숍들과 송정의 솔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으며 저물어가는 하루를 맞이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피. 그 커피에 관한 얘기입니다.




커피 한잔 할까요? 허영만 글/그림



"커피는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같이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고 키스처럼 달콤하다." - 탈레랑


카페에 들어서면 풍기는 그윽한 커피 향과 평온한 분위기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죠. 특히나 춥고 더운 계절에 커피 한 잔 마시며 사람들과 나누는 담소는 또 하나의 재미이자 문화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커피를 좋아하게 된 게 20대 초반이었는데 그 때는 주변 사람들이 학교 자판기 커피 말고는 잘 마시지 않았을 때에요. 커피 한 잔에 100원인데 스타벅스나 명동이나 종로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실려면 엄청난 돈이 들었죠. IMF 때라 그런 돈을 쓰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들이 미쳤다고 했을 때에요.


저는 타이타닉은 안 봐도 커피를 마시러 그런 곳에 돈을 썼었죠.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두어시간 앉아 책을 읽기 좋았거든요. 하지만 그 때만 해도 남자들끼리 커피숍도 안 가던 때라 친구에게 같이 가자고 말하지도 못했네요.


요새는 커피 한 잔 하러 친구들이 먼저 가자고 하는 모습을 보며 시대가 참 많이 변했구나 싶어요.


"한 잔 커피에 담긴 위로의 양은 평등하지만 그걸 마시는 사람들의 상처는 결코 똑같지 않지."


- 커피 한잔 할까요? 중에서 -


2대 커피의 주인장 박 석이 책 속에서 한 말입니다. 왜 우리는 한중일 삼국 중에 유일하게 차가 아닌 커피가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옛적부터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차 문화가 발달했고 지금도 즐겨 마시는데 우리는 차가 아닌 커피가 가장 사랑받고 대표하는 음료가 되었을까?


어쩌면 커피 한 잔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음료 한 잔의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전 나이가 들며 커피를 마시면 소화 기능이 떨어져서 요새는 차를 즐겨 마셔요. 2,30대 초반만 해도 맥주와 커피 사랑이 극심했는데 그 이후부터는 와인과 차를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관련글 : [책 리뷰] - '무심하게 산다' - 가쿠타 미쓰요 저  [검색어 : 무심하게 산다]


나이가 들면 느껴지는 변화 중 가장 큰게 소화불량과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 그리고 허리 등이 자주 아프고 가끔 삐끗하기 시작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저 책이 오랜 기억에 남네요.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자면 커피는 우리가 받은 각각의 알 수 없는 크기의 상처를 위로해준다고 저자는 말하고 싶은게 아닐까요?



갓샷 (God Shot) 창작에 영감을 주거나 삶의 변화를 일으킬 만한 극적인 커피 한 잔


- 커피 한잔 할까요? 중에서 -



나중에 포스팅 하겠지만 포르투갈의 포르투라는 작은 도시에 유명한 것 중 하나가 작은 '렐루 서점'입니다.그 주변에 커피숍 등도 유명한데 이유가 바로 해리포터 작가죠. 조앤 K. 롤링에게 영감과 동기를 불러 일으켜준 곳들입니다. 서점에서 해리포터의 주요 모티브를 얻고 창작의 준비를 그 작은 커피숍에 앉아 했다고 하더군요. 갓샷! (God Shot)


'커피 한 잔 할까요?'에서도 조앤 K. 롤링에 대한 일화가 나옵니다. 저는 포르투라는 곳의 커피숍과 서점을 들었지만 작가분은 에든버러의 <디 엘리펀트 하우스, the elephant house>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 3화, 홈그라운드



벚꽃 아래였던 거지

바람이 속눈썹을 스쳐갔던 것인데


살얼음 녹고 먼 산 봉우리 눈이 녹아

그 핑계로 두근거리며 당신을 불러내었던 것인데

그러니까 봄, 봄이었던 거야.

바람들 가지런한 벚나무 그늘에 앉아 커피 내리기 좋았던 평상이었던 거야.


햇살은 아직 야위었지만 당신 뺨을 비추기엔 모자라지 않아서

나는 당신 앞으로 슬며시 커피를 밀어놓았던 것인데


커피잔 휘휘 저으며 지금까지의 이별을 까마득히 잊고

당신과의 이별만 걱정이 되었던 이른 봄


꽃이 지고 다시 꽃 피는 그 사이

벚꽃잎 짧게 빛나던 허공


가만히 맨 손 쓰다듬으며 분홍의 시절에게 이르길

우리 한 생애가 이렇게 나란히 앉았으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사랑인 것이지


커피 식어가도 봄날은 지나가도 꽃 핀 정성은 가득했네

말간 사기잔 조심히 커피 물 끊인 보람은 설레였네.


<벚꽃 커피 당신> 최갑수



봄이오면, 이 시를 다시 읆조리며 커피 한 잔 입에 물고 그 설레였던 옛추억과 설레일 미래의 추억을 위해 커피를 마셔볼렵니다. ㅎㅎ



당신은 알고 있나요? 창밖으로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따스한 커피 한 잔 마실때의 그 느낌을..


- 커피 한잔 할까요? 중에서 -


어쩌면 우리가 커피를 사랑하는 이유는 저런 멈춤의 미학,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커피 한 잔 마시며 우두커니 바라보며 생각을 멈출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떠신가요? 커피 한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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