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작은 인연으로 읽게 된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2018. 5. 13. 16:58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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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가끔은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누고픈 사람이 있다. 가끔은 나는 그들에게 시끄러운 사람일수도 과묵한 사람일수도 있다. 어쩌면 나는 어떤 느낌도 불분명한 사람일수도 있을것이다.


꽤나 수다스러운 나였을 때 어떤 분을 알게되었고 그 뒤로 밤새 커피숍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남자분과의 커피를 놔두고 밤샘 수다가 처음이었던지라 꽤나 낯설었지만 대화는 깊지도 얕지도 않은 삶에 대한 무게감 있는 얘기들이었다.


그 시간이 지나고 여행에서 만나 여행지에서 헤어져 연락을 취하면서 간간히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게되었다. 그런 연으로 한국에서도 한 번 뵈었고 그렇게 그 분이 작가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분의 삶을 대하는 방식이나 사고 등에 관해 알고 싶어졌다. 사랑에 관해서도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얘기는 내가 전업투자자인걸 알기에 주식 얘기로 흘렀고 얕은 지식인 사람이 대부분 그렇듯 더 수다스러운지라 내 얘기 위주로 애기를 하였다. 그 분은 듣는걸 잘하는 듯 하다. 아는게 많아 오히려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더 조심스러울 울수도 있다.



-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김재식 지음 -


내 사랑은 덜 성숙하고 항상 미완의 그것이라 말할 수 있다. 온전한 사고가 사랑 앞에서는 무너져버린다. 그렇게 나이를 먹고 이제 사랑을 알고 이해할만한 나이도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솔직히 사랑에 대해 이해하고픈 마음이 줄어든다. 요새 드는 생각은 인연 함부로 맺지 않는게 좋고 혼자서 지내면 무척 외롭지만 둘이라고 해서 꼭 외롭지 않다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거다.


오히려 둘이라 고통은 더 크기도 하다. 혼자라면 능히 견딜 고통도 오히려 둘이라 서로 의지가 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소통의 부재만 낳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 책읅 읽기전에는..


그 분과 대화를 꽤나 나눴음에도 물론 그래야 몇 번 만난게 전부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을거다. 정작 대화의 주제는 삶에 대한 방향에 맞춰져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 얘기는 별로 하지 않아 궁금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내가 준 상처는 언젠가 나에게 되돌아온다. 미련은 되돌리지 못할 그때의 시간을 억지로 끌어와 지금에 두려 하기 대문에 힘겹다.


그리운 건 떠나간 그대가 아니라 지나간 계절임을 이제는 알겠다.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도 사랑받고 싶어서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나를 기억해줄 누군가가 없다는 건 참 씁쓸한 느낌이야.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중에서


내용이 단편으로 나뉘어져 있어 여러 글에서 아! 그렇구나~하며 읽어 내려가는 부분이 많다. 내 지난 사랑을 반추하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얼마나 나만을 알아주길 바라며 지냈는지 와 닿는다. 하지만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다.


그저 조용히 다가올 인연을 위해, 아니라면 혼자 살아가는 부드러운 삶을 위해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나를 기억해줄 누군가가 없다는 건 참 씁쓸한 느낌이야'라는 글 처럼, 영화 코코 Coco에서도 비슷한 애기가 나오지만 점점 다른 누군가에게 흐릿한 기억으로 존재될 내가 가끔은 두렵다.


책을 읽다보면 내 자아의 미성숙이 느껴져 부끄러운 마음이 일었다. 그런 과거를 반성하며 '더 성숙한 자아를 만들어가며 살아야지. 아니라면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혼자 즐기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제주 애월의 해변의 어느 커피숍에 앉아 해본다.




- 애월의 해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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