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은 추억을 일깨우고

2018. 6. 18. 21:03톰군/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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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라시에스타 호텔에 다시 머물고 싶었지만 17일 ~ 19일 가격이 크게 올라 조금 가격대가 낮으면서 머무를 매력이 있는 곳을 찾다가 발견한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


우선 호텔 가격은 계속 변하기 마련이고 이 달 들어 유니온페이,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 할인 행사가 많아 어떤 방식으로 예약 하는 지에 따라 할인율은 다를 듯 해서 굳이 예약 후기는 쓰지 않겠습니다.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


하노이 올드쿼터 내에서 꽤 평가 좋은, 1박에 20달러 대에 머무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호텔 중 하나에요.



푸꾸옥 데이지 리조트에서 (Daisy Resort) 1시 전에 체크아웃 하면서 Anna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공항에 도착했더니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베트남 Summer Vacation 기간이라더니 푸꾸옥은 대체로 한산해서 1시간 전에 출발해도 충분하다고 Kriss가 말했는데 이런 날은 조금 서두르는게 좋을 듯 싶어요. 늦지는 않았지만 검색대 들어서기 전까지는 약간 촉박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하노이 국내공항도 86번 공항버스가 있더라고요. 한 번 이용해볼까도 생각해봤는데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찾을 생각을 하니 전날 감기로 컨디션이 별로였던지라 그랩 택시를 불렀습니다. 공항버스가 3만동이라고 얼핏 들었는데 국내공항에서 86번 버스 다니니 참고하세요.


그랩택시를 부르니 그랩 채팅으로 어디에 있냐고 바로 물어오더군요. 그래서 GATE 알려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몇 분 내 간다고 했는데 실제 GATE 바로 앞이 아닌, 국내공항 입국장에 나오면 보이는 게이트에서 바로 짧은 길 하나 건너면 택시들이 많이 서 있는 그쪽으로 오더라고요.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라시에스타 호텔까지는 300k (15k, 톨비포함) 나왔는데 국내선에서는 252k + (25k, 톨비) 총 277k 나왔어요.


그랩택시가 좁은 골목을 돌아다니며 내려준 곳은 비좁은 도로의 어느 길 위였어요. 바로 옆이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의 좁은 로비 출입문이 보이더라고요. 갑자기 그 좁은 도로 위에서 차가 멈춰서니 뒤에서 오토바이며 차들이 경적소리를 울리며 난리도 아니더라고요.


제가 그랩택시는 카드를 설정하지 않고 현금으로 냈기에 그 동안 뒤에서 난리난거죠.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계산, 호텔 직원은 뛰쳐나와 트렁크에서 제 캐리어를 꺼냅니다.


이때부터 어라?! 이런 느낌 어디서 많이 경험했는데 싶었어요.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 슈페러어 룸


가장 기본 룸이에요. 뷰는 없습니다. 체크인을 마치고 직원과 함께 들어왔더니 침대 위 이런 분위기를 연출 ㅎㅎㅎ


어쩐지 직원이 체크인을 도와주면서 혼자왔어 ?라고 묻더라고요. 분명 너 2명으로 예약해서 이렇게 해놨더니 혼자왔구나! 룸에 도착해보니 왜 물어봤는지 알게됐어요~ㅎㅎㅎ 쏘리! 전 아무 요청도 안 했어요.




푸꾸옥 데이지 리조트 (Daisy Resort)는 꽤나 넓은 룸과 높은 천장에도 불구하고 벽에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 회색의 룸이었다면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은 하얀색 바탕에 엣 하노이의 사진을 벽에 걸어뒀네요.


아고다 등의 후기를 잠깐 읽었을 때 리노베이션 됐다는 말을 얼핏 읽었는데 꽤나 최근에 한 듯 했어요.





하노이에서도 혹시나 월드컵 중계를 해줄까 싶어서 저녁 7시 (한국시각 저녁 9시)를 기다려 채널을 돌리는데 푸꾸옥에서 HTV에서 방송을 해줬는데 하노이에서는 VTV에서도 해주네요. 어쩌면 두 곳 방송사 모두 중계 방송을 해주는지도 몰라요.


어제 저녁 10시 (한국시각으로 저녁 12시) 독일과 멕시코 전도 잘 봤어요. 화면 크기는 작아도 화질이 더 깨끗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


로비문을 나가려다 앗! 하고 다시 로비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물어봤어요. '내가 4년 전에 하노이에 여행 온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때 너희 호텔에 머무른 것 같아. 너네 언제 리노베이션 했어?' 라고 물었더니 '응. 1년 반 정도 됐어.'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는 4층이었나 했는데 맞아? 했더니 5층이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밖에 나가면 2층으로 된 유명한 분짜 음식점 있지? 했더니 맞대요. 그럼 쌀국수 Pho 10도 직선 거리지? 했더니 맞대요. 아! 여기 4년 전에 처음 하노이로 여행 와 이 곳에 머물며 분짜와 쌀국수를 매일 먹고 호안끼엠 호수를 실컷 감상했던 그 곳이 맞네요.


예약할 때만 해도 전혀 같은 곳일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어떻게 우연찮게 숙박한 곳이 4년 전 머물렀던 바로 그 곳이에요. 유럽 여행에서 터키로 갔다가 불가리아, 소피아로 올라가려다 너무 추워서 말레이시아 KL을 거쳐 JB, 조호바루에서 머물다 하노이에서 일주일 가량 보냈을 때 머물렀던 곳이죠.


이 곳과 쉐라톤 하노이 호텔에 머물렀는데 사진을 전혀 찍지 않아 아무것도 남은게 없어 더욱 기억을 바로 못했나봐요. 추억은 이렇게 갑작스레 저를 찾아오네요. ^^



Bun Cha DAC KIM


사파를 가기 전, 하노이에서 분짜 닥킴에서 두 번 분짜를 먹었는데 거긴 그럼 짝퉁이었나 봐요. ㅎㅎㅎ;;;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에서 나와 걸어 1분 거리에 위치한 이 곳이 진짜 분짜 닥킴이었는데 하긴 그 때는 여기가 유명한 맛집인지도 모르고 그냥 매일 정말 일주일 머물며 7번은 먹었던 곳이었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엉뚱한 분짜 닥킴을 가면서도 잘 몰랐어요.


여기 분짜 닥킴 (Bun Cha DAC KIM)은 Since 1966 이라는 간판과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자기네가 원조임을 알리는 것인데 다른 분짜는 저런 마크를 안 붙이는 걸 보니 여기가 닥킴 원조가 맞긴 맞나봐요.


예전에는 매일 여기를 방문하니까 마지막 떠날 때는 다들 영어도 못하면서도 그래도 꽤나 반갑게 인사하고 웃으며 잘가라고 손 흔들어줬던 옛 기억이 떠오르는데 이제는 얼굴도 전혀 낯선 사람들일 뿐이죠. 기억은 그렇게 우리를 쉽게 배신합니다. 어쩌면 저한테만 말이죠. ^^''



하노이 올드쿼터에서 예전 마트 쇼핑을 했는데 그 대형슈퍼를 어떻게 찾을까 싶었는데 인티맥스라는 대형슈퍼가 검색에 잡히더라고요. old church 근처의 곳인데 예전에 제가 갔던 곳은 호안끼엠 호수 부근이었던걸로 기억해서 다른 곳인가 했어요.


인티맥스 구글맵스 :  Intimex  <-- 클릭하면 구글 지도로 연결됩니다.



- Intimex 인티맥스 슈퍼마켓 -


어제 저녁, 그리고 오늘은 제가 예전에 갔던 호안끼엠 호수 부근의 대형슈퍼를 찾으러 헤맨 결과 같은 곳임을 알게됐어요. 어제는 구글 맵스를 따라 호텔에서 나와 분짜를 먹고 인티맥스를 갔으니 호안끼엠 호수를 안 거쳐 바로 성당쪽으로 해서 가게 됐고요.


오늘은 굳이 호안끼엠 호수를 빙 둘러 엣 기억을 더듬어 찾아 갔더니 같은 곳이더라고요. ㅎㅎㅎ 그 때는 인티맥스인지도 모르고 슈퍼가 커서 들어가 물건이 싸서 이것저것 구매했는데 이제는 검색까지 해서 알게되네요. ^^''


폰즈 블랙 (PURE WHITE) 외 화이트도 사야하는데 예전 하얀색은 ACNE CLEAR WHITE인데 이건 기존 것인지 아님 새로운 것인지 모르겠네요.


폰즈 화장품은 면세점보다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슈퍼마켓이 더 싸요. 그리고 데오도란트도 물론 더 싸고요. 저는 폼으로 세안을 한 뒤 그 거품을 이용해 면도를 하기에 거품이 잘 나는 폰즈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G7 커피도 3박스나 샀는데 2in1 으로 샀어요. 블랙은 없냐고 물어봐도 이게 블랙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3in1은 설탕커피인거야? 음.. 2in1이 설탕커피 같은데 그냥 일반 블랙은 없는 듯 해요.


데오도란트 5개, 폼 클렌징 2개, G7 커피 3박스 이렇게 샀네요. 이따 한국 경기 보고 난 뒤 다시 가서 폰즈 White를 사야할까 싶어요. 예전거랑 약간 다른데 같은 건지 아님 다른 건지 모르겠네요.



"실패, 후회, 이기심, 오만을 구글에 쳐봐. 그럼 네 사진이 나올걸. 그게 네 인생의 키워드야."

- 샬럿 스트리트 중에서, 대니 윌리스 저 -

홀리데이 에메랄드 호텔 (Holiday Emerald), 분짜 닥킴 (Bun Cha DAC KIM), 인티맥스 슈퍼마켓 (Intimex), 그리고 호안끼엠 호수.


4년 전에는 참 열심히도 갔던 곳들인데 이 곳에 머무니 잠시 옛 추억에 빠져 들게되네요. 몇몇 추억은 제 자신의 실패와 후회, 이기심과 오만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죠. 여행에서 그리고 인생에서 그런 순간은 참 많지만 옛 여행지와 겹치는 공간에 머무르게 되다보니 제 옛 발자취가 떠오르네요.


네 인생의 키워드는 과연 몇 개의 단어들로 압축할 수 있을까? 좋았던 추억과 슬펐던 추억. 환호했고 때로는 좌절해 낙담했던 순간들. 지루하다며 덧없이 투덜거렸던 순간들과 짧은 인생의 순간에서 이 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거라 믿었던 순간까지 감기 약을 먹고 누웠는데도 잠이 들지않고 잠시 여러 장면들이 스치듯 눈 감은 제 눈 위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내일 아침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글이 여행중에 쓰는 마지막 글이 되겠네요. 과거는 때로는 반성하고 때로는 교훈을 얻으며 새로운 성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시간을 갖는, 하노이에서의 이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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