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친구들 (3.14 특별한 일상)

2018. 3. 16. 20:27톰군/방콕 파타야 후아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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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일정이 그리 길지않은데다 꼬창은 섬이라 혼자 여행하는 이들이 별로 없을 듯 했고 파타야는 나이 든 할아버지들이 많아 특별히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있을까 싶었는데 꼬창 가는 길에 말동무가 되어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조르한은 여전히 꼬창, 론니 비치에서 너무나 즐겁게 보내고 있어 꼬창을 벗어나지 않고 2주간을 내리 머물 계획이라 전해왔다.


파타야에서는 주로 오전에는 밖을 돌아다니며 바나 커피숍 등에서 블로그 한 편 쓰며 휴식을 취하며 지냈는데 우연찮게 태국 친구가 생겼다.




- 태국 친구네 집에서 -


파타야는 한국 및 일본인에 대한 인식이 워낙 안 좋은 도시라 굳이 여기서 태국 친구를 만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부분 중국인 단체 관광객 아니면 주로 친구들 또는 커플, 서양 할배와 태국 아주머니들의 커플 조합, 가족 단위 여행자들이 주를 이루기에 여기서 혼자 여행오는 여행자 또한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우연찮게 아이스와 몹을 알게됐는데 내 입장에서는 우연찮은 듯 하고 태국 친구 입장에서는 오히려 내가 한국인이라 더 날 친구로 앉힐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나중에 하게 되었는데 그건 이따 설명하겠다.


사진에 보이듯 조니워커 블랙 2병 (소)과 조니워커 레드 1병 (대)를 소다와 코크로 거의 끝장을 냈는데 이 날 모인 사람들은 태국 친구 5명과 한국분 1명이었다.




- 본인들 얼굴 크게 나올까봐 셀카를 엉망으로 찍는 날 앞세웠다는 ㅎㅎ -


맨 뒤의 친구는 태국어를 가르치는데 그러다보니 영어를 꽤 잘했다. 나중에 보니 여기 친구들끼리 도쿄 및 인근 여행을 같이 다녀왔다. 


가운데 친구는 Agency Driver라고 해야하나, 우버나 그랩등의 드라이버였는데 저 친구 덕분에 다른 친구들과도 알게되었다. 그 외 사진에 없지만 쁘언 (발음이 외국인은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외국인들은 애플이라고 부른다)과 핌, 고기 (진짜 고기인지 태국어 발음이 고기인지 예명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및 파타야에 거주하는 한국분도 자리에 함께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왜 굳이 낯선 이방인이자 서로 알고 지내지도 않는 나를 저녁 식사 및 집까지 초대해 같이 술을 마셨을까 많이 걱정 및 불안 약간의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나중에 보니 멤버 중 한명이 파타야에 거주하는 한국 남자분을 꽤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 날 친구로 세워 그 한국분을 모임에 초대하려고 하는 일명 난 징검다리 및 미끼 상품이었던 것. ㅎㅎ


그래도 꽤 다른 멤버들과는 무척 즐겁게 지냈는데 나랑 동갑인 핌과 가장 나중에 온 이쁘장한 아가씨, 쁘언 (애플)과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놀았다. 우리는 저 엄청난 위스키를 건배 (촌깨우)를 외치며 죽어라 퍼마시고 노래방을 갔다.




- 파타야 할리우드, Hollywood Karaoke -


할리우드 클럽이라고 아마도 파타야에서 꽤나 유명한 클럽인 듯 하다. 그 클럽 옆에 가라오케도 있는데 거기 노래방으로 총 7명이 들어가 노래를 부르고 그것도 성에 안차 할리우드 파타야 맞은 편에 한국분이 운영하는 포차가 있는데 최신형 노래방 기기가 있다고 하여 거기서 또 노래를 부르고 한국 소주를 마시고 놀았다.


라이브 음악은 좋아하는데 음악을 부를려니 힘들었지만 그렇게 한국 노래와 태국 노래를 무려 새벽 5시 무렵까지 죽어라 부르고 마시고 춤추고 놀며 지금껏 다른 여행지에서 사귀었던 친구들과는 달리 무척 열정적인 밤을 불살랐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놀고 거주하는 분과는 숙소가 비슷해서 오는 길에 커피도 마시고 (24시간 하는 커피는 탐앤탐스밖에 없다) 태국 친구가 차가 있어 차로 탐앤탐스까지 데려다줘서 커피도 마시며 긴긴 대화를 나눴는데 치앙마이 때 알고지냈던 한국분과 마야 몰 반대편에 위치한 탐앤탐스에서 엄청난 수다를 과시하며 긴긴 대화를 나누며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대화도 나누고 새로 생긴 콘도 견학도 가고 해장 겸 아침식사도 하고 그것도 모잘라 세븐 일레븐에서 커피를 사와 정오 무렵까지 수다를 이어가며 무척이나 길고도 다이나믹한 여정의 친목을 즐겼다.


요즘들어 여행에서의 즐거움 중 하나가 서로를 모르는 낯선 여행자 및 현지 사람들과 친해지기. 너무 깊지도 너무 얇지도 않는 친구 쌓기인데 이번 여행은 전혀 예상 못했음에도 어떻게 친구들이 생기는걸 보니 이런게 여행이구나. 예상대로 안 되는게 여행이 맞구나! 그래서 그런 예측 불가한 일들로 힘들어하고 때로는 환호하고 즐겁고 슬프고 달콤하고 행복한 모든 추억들이 생기는 거구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태국 여행이 막바지네요. 주말을 보내고 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다시 경제뉴스도 쓰고 늘어졌던 책이나 읽고 술이나 마시며 작은 행복에 취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톱니바퀴 돌아가듯 어느 정도 규칙적이고 정형화된 삶의 현실로 돌와가야 하겠지요.


그래야 제 본업도 챙기고 블로그를 쓰며 시간가는 재미에도 빠지고 정말 재미없게 쓰지만 나름 글 쓰는 재미에 시간은 잘갑니다.


이 글을 쓰고 자리에 일어나 파타야에서 불금을 보내러 나갈려고 합니다. 한국은 따듯한 봄날이라고 하더군요. 다들 따듯한 봄날의 주말 잘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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