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만든 [신도 버린 사람들]

2018. 3. 1. 17:33문화/서평

반응형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구시대의 악습으로 유명하다. 카스트 제도에는 4계의 계층이 있고 이 계층에 속하지 못한 5번째 계층이 바로 불가촉천민이다. 이들은 노예보다도 못하며 가축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으며 그들도 알기 어려운 전생의 죄로 인하여 현생에서 고통을 받으며 내생을 위해 자기 몫을 다하는 이들이다.


1947년 인도가 독립하면서 불가촉 제도는 법적으로 폐지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인도에서는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며 인도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관련글 : [영화 리뷰] 좋은 책 한 권을 읽는 느낌의 영화 마사안 (Massan)


영화에서 바라나시에서 화장장을 삶의 터전으로 사는 불가촉천민 디팍에게 그의 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회사에 취업해 바라나시를 떠나길 바란다. 디팍이 사랑에 빠진 살루는 상층 카스트에 속한 여자이다. 


그의 친구들은 디팍에게 그녀와의 사랑에 계층이란 벽이 존재할 것임을 걱정한다. 그는 그녀와의 사랑이 이뤄지지 못할까 걱정을 한다. 디팍은 까닭없이 사는 동네를 묻는 살루에게 화를 내며 자신이 불가촉천민이라고 말하며 뒤돌아선다. 불가촉천민에 대한 모습을 가장 잘 묘사한게 아닌가 싶다.






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만든 [신도 버린 사람들]



"당신의 할머니인 빅토리아 여왕한테 가서 말하시오. 우리는 행복한 국민이라고. 그리고 이 말도 잊지 마시오. 1억 9천만 명의 인구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 '1889년 인도를 방문한 영국 왕세자는 이런 문구를 보았다.' - [신도 버린 사람들] 중에서 -


소설은 [대륙의 딸들] - 장융 저와 비슷하다. 대륙의 딸들은 3대에 걸친 저자의 외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얘기를 담았다. 대부분의 글을 할머니와 어머니의 시대에 촛점을 맞춘다.


할머니는 군벌의 첩으로 20세기 초의 중국의 모습을 그린다. 어머니는 모택동 시대를 그리며 소위 지식인에 대한 처벌을 확대해나갔던 문화혁명을 그려낸다. 그리고 문학혁명 시대에 홍위병으로 활동하는 자신까지 3대의 모습을 그리는 책이다. 엄청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시각으로 자신을 비롯한 어머니와 할머니의 지나온 삶을 통해 중국의 근현대사를 현실적으로 바라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륙의 딸들]역시 교육을 통해, 등소평의 개방시대에 들어서면서 저자가 삶의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는 [신도 버린 사람들]에서 암베드카르 박사의 사회운동에 깊은 영향을 받은 아버지 다무가 교육을 통해 신도 버린 계층, 불가촉천민이 삶의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을 깨닫고 자식에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신도 버린 사람들]은 나렌드라 자다브 저자의 아버지, 다무와 어머니 소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나간다. 불가촉천민 - 배우지 못한 자. 하지만 암베드카르 박사의 영향을 받은 다무는 불가촉천민이 현생에 감수해야할 불평등이 실제로 터무니없음을 자각하고 타파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이 위대한 점은 자신의 아버지의 실제 삶을 다뤘으며 불가촉천민으로써 누구나 당연히 여겼던 불평등에 맞서 싸웠으며 교육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아 자식에게는 좋은 교육을 통해 카스트 제도의 밖에 놓여있는 불가촉천민, 마하르 가장 천한 사람중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아들, 나렌드라 자다브를 만들어낸다.



'교육이야말로 자녀에게 물려 줄 최고의 유산이다.' 누가 한 말인지 기억 안지만 난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교육 앞에 인성이 강조된 무언가를 더 붙여야하겠지만 없이 살던 한국이 그 식민지 시절과 부패정권, 독재정권, 남북전쟁 또는 625 전쟁을 거치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의 부모님들이 자신들은 굶으면서도 자식들에게는 공부를 가르치길 열망한게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신도버린 사람들]에서도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게되면서 불가촉천민들의 의식도 점점 깨우쳐가며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암베드카르의 사회운동은 많은 불가촉천민들을 계몽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책의 마지막 뒤에는 나렌드라 자다브의 얘기가 그리고 그의 딸 이야기를 실으므로써 [대륙의 딸들]처럼 3대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무지개가 뜨려면 비와 햇살이 모두 있어야 한다는 걸 잊지마."


나는 성공이란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거라 생각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란 없다. 누구나 내면에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아버지는 박사학위는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셨다. 운전의 끝이 아나리 시작이라는 것이다. 박사학위를 비유한 최고의 표현이었다.


"죽은 이후를 다루는 종교가 무슨 소용인가? 삶 그 자체의 질은 어쩌란 말인가?"


"누구나 먹고 마시고 살면서 행복과 슬픔을 느낄 수 있듯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죽어 천국의 문을 두드렸네.

"너는 누구나?" 내게 물었지.

"이승에 사는 동안 제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당신께 여쭈러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저는 누구인가요?"


[신도 버린 사람들] - 나렌드라 자다브 저



기회가 된다면 [대륙의 딸들] - 장융 저, [신도 버린 사람들] - 나렌드라 자다브 두 권의 책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인도와 중국의 근현대사를 가족의 실제 삶을 통해 잘 그려내서 지루하지 않게 그 시대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무척이나 속도감을 갖게 만드는 책들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