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11. 12:05ㆍ톰군/태국 여행
반 베이커리에서 가볍게 에스프레소 한 잔 하고 치앙마이 게이트로 나가 썽태우를 잡아 봅니다. 치앙마이는 어느덧 우버랑 그랩이 다니고 있어 무척이나 편해졌어요. 더 이상 성태우 아저씨와의 이해하기 힘든 가격을 참을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런면에서 더 이상 예전의 치앙마이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해요. ^^''
님만은 중국인들의 세상이 됐고 님만의 마야 몰은 치앙마이에서 방콕의 모습을 연상시키게 하고요. 우버랑 그랩이 다니는 모습도 여느 대도시의 모습 그대로죠.
하지만 제게는 너무나 생소한 세계였어요. 제가 알던 치앙마이는 썽태우가 주된 교통 수단이고 외국인들은 여전히 썽태우 보다는 걷는걸 선호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치앙마이에서는 개와 외국인만 걷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어요. 그리고 치앙마이에 사는 외국인들은 현지인들 보다 더 가난해 보인다는 말도 나돌았죠. 그런 치앙마이가 이제는 관광 도시가 되어 땅값이 들썩이고 여기저기 상업용 부동산이 늘어가고 있어요.
우버랑 그랩을 방콕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타고 다니면서도 쿠알라룸푸르(KL)에서도 마찬가지죠. 치앙마이에서는 계속 썽태우만 타고 다녔어요. 차츰 적응하는데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나봐요~ㅎㅎ
치앙마이 게이트~치앙마이 대학 정문 까지는 40바트. 원래 가격은 모르겠네요.
정문에 내리고 나서 들어가는데 경비를 서 계시는 분이 저를 이상하게 한 번 두 번 쳐다봅니다.
그러더니 부르더라고요.
저쪽으로 가요~ㅎ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중국인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고 트램을 타라는 그 얘기구나~ 싶었어요.
입장료를 받게 된 사연을 들어보니 이렇더라고요.
중국에서 드라마인가 영화 배경이 여기 치앙마이 대학 호수와 도서관, 그리고 수업하는 몇몇 교실이었나 봐요.
그 드라마인지 영화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는지 그 이후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기 치앙마이 대학 호수에 와서 캠핑을 시작하고 ㅎㅎ 음식을 해먹고 도서관이나 교실에 가서 인증 사진을 찍으며 특유의 성조로 인한 고성을 내지른거죠.
그 뒤로 대학은 중국인 관광객을 적절히 통제하기 위해 그리고 대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입장료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40바트였나 50바트였는데 이것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올라서 60바트 받았나 했어요. ㅎㅎ
이렇게 중국 관광객 분들과 함께 사이좋게 트램을 타고서 대학을 한바퀴 돌아봅니다. ㅎㅎ
방송은 중국어와 태국어 위주로 나왔나 했던거 같아요.
아마도 중간 중간 알려줬던 곳이 드라마인가 영화에서 나온 장면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중국어로 안내하니 알 길이 없어요.
간만에 트램 타고 한바퀴 도니 기분은 나쁘지 않아요~ㅎㅎ
호수 볼려고 와서 트램도 타 보고 뭐 돈은 좀 냈지만 그래도 이렇게 구경하니 느낌이 새롭더라고요.
기대했던 호수에 내려봅니다.
치앙마이대학교 호수
호수에 내려주더니 5분인가 15분인가 뒤에 오래요.
음.. 하지만 원하던 호수 왔으니 기사분에게 너네 예전에 입장료 안 받더니 요샌 받네? 하고 물었더니
기사분이 너 한국인이야?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응, 했더니 아~하고 뭐라 하는데 뭔 말인지는 모르겠어요.
방송은 왜 중국어로만 하는거야? 라고 했더니 웃더라고요.
여튼 그런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이제 트램으로 돌아가지 않겠어~라고 마음을 먹고 호수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어차피 기사분이 찾지도 않더라고요.
역시 치앙마이 대학 호수는 언제나 좋아요~ㅎ
밑으로 내려가니 러이끄라통 전날이라 그런지 축제인지 의식인지를 하고 있더라고요.
러이 끄라통은 이삥 축제라고도 부르고 러이 끄라통 뜻 자체는 연꽃을 물에 흘려 보내다라는 뜻인걸로 알아요.
꽃 모양의 등불을 강에 띄어 보내며 기도하는 거죠.
콤 러이(로이)는 랜턴(등불)을 하늘로 향해 보내며 기도하는 거고요.
우리가 보통 아는 러이 끄라통은 콤 러이(로이)이고요.
타이완, 지우펀에서도 이런 비슷한 등불을 쏘아 올리긴 하지만 러이 끄라통 축제 만큼 많은 등불을 한꺼번에 올리는 경우는 그리 흔치는 않은 듯 싶어요.
특히나 메조 대학에서 열리는 등불 날리는 행사는 매년 큰 행사이기도 하죠.
뭔가 의미있는 축제인 듯 한데 물어보기도 뭐해서 한바퀴 둘러보며 내려왔네요.
나중에 보니 다른 한국 관광객 분들은 안 잡고 그냥 호수 구경을 다녀왔다고 하더라고요.
고로 짐작하건데 이 날, 다른 축제가 열리고 있어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다 통제하고 트램을 타도록 했다.
또는 이 날, 제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욱 중국인으로 의심 받기에 충분했다.
결론은 저도 몰라요. ㅎㅎ
요새 태국 재대로 된 현지 음식을 많이 먹었더니 간만에 떡볶이가 땡기더라고요.
한국 음식이 확 땡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치앙마이 대학까지 왔으니 근처에 있는 K-Pop 한 번 들려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요.
혼자라 즉석떡볶기로 먹기 어려웠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즉석떡볶이로 먹는게 더 낫다고 여튼 혼자라 1인분으로 먹기 좋은 음식을 시켰는데 직원에게 어느게 가장 낫냐고 물어봐서 추천받아서 시켰어요.
약간 매운 듯 하면서 달게 만들어줬더라고요.
맛은 뭐 쿠알라룸푸르, 하타마스에서 먹은 국물 떡볶이 따라 갈 떡볶이 집은 없을 듯 하고요.
요새 떡볶이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닌지라 뭐 외국에서 떡볶이 한 번 맛보는 정도의 의미로는 충분히 먹을 만 하다 생각이 들어요.
다만 그린 무슨 티를 시켰더니 오이시 그린 티 ㅎㅎ
아 그리고 실내인데도 모기가 너무 많아서 ㅠㅠ
그 이후로는 치앙마이에서는 긴바지만 입고 다녔어요.
그렇게 잘 보고 잘 먹고는 다시 썽태우를 탔답니다.
다시 40바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