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의 협재 해수욕장

2018. 5. 12. 16:11톰군/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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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날씨가 아닐까 싶다. 흐리고 궂은 날씨에는 몸도 마음도 흐려지고 시야도 맑지 못해 사진도 아름답게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비까지 내리면 걸으며 구경하기도 어려워 어디 안으로 들어가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앉아 비 구경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긴 여행중의 하루 이틀이라면 낭만일지도 모르지만 며칠내내 그런다면 아마도 여행을 망쳤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4월 말에서 5월 지금까지의 제주는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흐리거나 비가 내렸다. 바람은 무척 거세서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흐트러지기 일쑤다.


그런 바람 강하고 흐린 날, 협재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한림공원도 같이 볼까 하다가 전날 마신 술이 과한데다 궂은 날씨에 한림공원을 둘러보기에는 무리감이 있어 협재만 둘러보고 왔다.



- 금능해수욕장 -


흐린 날씨에도 제법 사람들이 붐볐는데 특히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아이들과 고기를 잡는지 신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뭔가를 찾고 있었다. 할일없이 걸어니다 금능해수욕장까지 걸어갔다. 금능쪽에 가서야 햇살이 살짝 비추니 이렇듯 아름다운 하늘색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한 바다색이 펼쳐졌다.


역시 바다는 맑은 날에 와야한다. ㅎㅎㅎ 흐렸다 맑아지니 바람도 수그러든다. 정말 제주도는 어찌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지 돌많고 바람 부는 제주가 맞다. ㅎㅎ



- 협재해수욕장 -


잠깐 맑다가 다시 흐려진 하늘.


뭔 돌을 이리도 쌓아올렸을까? 여기저기 돌탑을 만드는 여행자덕에 꽤 많은 돌탑을 구경할 수 있다. 연인들의 사진찍기 놀이는 해수욕장에 오니 제법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 협재국수가게 (구 청산식당) -


별다른 정보없이 들어간 집인데 맛집인 듯 하다. 수육이 먹고 싶어서 고기국수와 같이 시켰는데 정말 양이 많아서 한참을 먹어야 했다. 전날 과음했던지라 술 없이 먹을려니 조금 아쉽지만 김치가 너무나 맛있어서 다행히 다 먹을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여러 고기국수집을 갔는데 다들 맛이 다르다. 여기 협재국수가게 (구 청산식당)에는 뼈다귀가 들어가 있어 예전 치앙마이 뼈다귀 국수가 생각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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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임에도 비가 내려서인지 비양도가 꽤나 선명하게 보인다.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밀려드는 파도에 잠시 생각을 멈춰본다.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걸으며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행복은 밀물처럼 몰려들고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래서 다시 그 때의 행복을 찾아 우리는 또 여행을 계획할지도 모르겠다. 그 때의 행복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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