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뮤지컬 영화 안나 카레니나

2018. 6. 21. 12:02문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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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다르다.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 영화


뜻밖의 영화 시사회 초대를 받아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뮤지컬 영화를 무척 좋아하기에 영화에 대한 초대를 받았을 때 꽤 반가웠는데요. 마미아나 물랑루즈, 레미제라블, 시카고, 라라랜드 등과 같은 여타의 뮤지컬 영화와 다르게 톨스토이 작품의 '안나 카레니나'라는 조금은 무거운 사랑 얘기를 담았다는 점과 한국 영화관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러시아 영화라는 점도 반갑게 다가온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러시아하면 뭐가 떠오를까요? 가장 최근이라면 러시아 월드컵이 있을테죠.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러시아를 방문해 의회 하원에서 사상 첫 연설을 한다고 합니다. 사실 러시아는 한국과 그리 친교가 깊은 나라는 아니죠. 역사적으로는 몇 번 접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비극과 더 관련이 깊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면 러시아는 급속도로 여러 경제활동 영역에서 가까운 교류국이 될테고 여전히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주는 세계 강대국일 것입니다.


그런 러시아에서 월드컵 기간에 안나 카레니나 특별 개봉을 내놨습니다. 항상 러시아를 뉴스에서 많이 접하면서도 사실상 아는게 많지 않은데  문화 및 스포츠 교류를 통해 조금 더 가깝고 친근한 나라로 발전하길 바래봅니다.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 영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작품을 논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자면 실제 모스코바에서 공연하는 뮤지컬을 그대로 영화 필름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했지 정말 뮤지컬 원작을 그대로 필름에 담았을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처음에는 조금 당혹스러웠는데요. 워낙 작품성과 연출이 탄탄하기에 다시 제작하는 것 보다 우수한 뮤지컬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 영화


이 뮤지컬 영화를 개인적으로 추천하고픈 이유는 영화에 초대받았기 때문만은 아니고요. 더 큰 이유 하나를 들자면 톨스토이가 누구며 안나 카레니나가 무슨 작품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본다고 하여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점입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사실 굉장히 방대한 분량의 책이죠.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앉아서 책만 읽는걸 좋아하지 않기에 고전을 특히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읽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거에요. 2012년 작품, 안나 카레니나도 있지만 시대적 (역사적)흐름과 공간적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나 작품이 무거운 사랑 얘기를 담고 있어서 자칫 지루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고요.


뮤지컬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뮤지컬 마니아 또는 안나 카레니나를 사랑하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경쾌한 음악에 맞춰 빠른 전개로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그리고 전혀 사전지식없이 봐도 대충 무슨 이야기를 전하는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강점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면서도 뮤지컬에서 작품에서 보여줘야 할 요소등을 담아냈어요. 그 중 하나가 제가 제목으로 택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이 뮤지컬 영화의 주제이기도 한 사랑에 관한 얘기를 유부녀이자 귀족인 안나가 맹목적인 사랑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이었을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웃음의 요소도 돋보이는데요. 키티가 다시 돌아오는 장면에서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고뇌하면서 5명을 죽였다고 하는 부분과 철학적인 골치아픈 얘기 보다는 편하고 가볍게 생각하자 등의 얘기를 노래로 부르는 장면입니다.


소설을 읽어서 아님 사전지식으로 주요 인물들 이름 정도는 알아도 좋을테지만 사실상 안나와 키티만 알아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예전 알쓸신잡이라는 여행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시민 씨 또는 김영하 씨가 안나 카레니나에 관한 애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려고 서점에 가서 두터운 상하 권을 사서 감명깊게 읽었다고 합니다. 그 후, 우연히 서점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안나 카레니나 책은 상하 권이 아닌 상중하 권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 권을 읽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안나 카레니나는 긴 내용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무척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불륜, 맹목적 사랑, 도피, 그리고 비극적 결마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위대한 명작에 드는 이유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불륜에 대한 사랑이 아닌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말이죠.


하지만 뮤지컬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과 비극적 결말에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강렬하고 경쾌한 음악을 통해 실제 관람했던 관객들과 하나가 되고 영화를 통해 보는 관람객에게 주연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필 수 있는 현장감을 전해줍니다.


물론 뮤지컬 전체가 아닌 필름 카메라에 담겨진 영화를 봐야하기에 전체적인 무대를 들여다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뮤지컬을 실제 봤다면 가끔은 주연 배우들의 몸짓 뿐 아니라 주변에 움직이는 사람들과 무대 장치를 움직이는 사물들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을테니까요.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작품과 무대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장면 하나하나를 영화처럼 세밀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은 여타의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갖게 하는 듯 합니다. 또한 2시간 가량의 상영 시간 동안 음악과 함께하는 즐거움은 다른 영화들과는 차별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원작을 소재로 한 뮤지컬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소설의 사전지식 유무와 별개로 관람하는데 즐거운 시간을 갖게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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