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Pual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2018. 6. 8. 21:41톰군/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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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도착 첫 날 늦은 저녁, 올드쿼터 내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자마자 짐도 안 푼 채 맥주거리로 뛰쳐나가 새로운 여행자 친구들을 사귀었었죠. 그리고 그 날 Paul이 스마트폰을 도난 당하는 해프닝도 일어났고 다음 날, Paul을 만나 pate를 먹고 사흘째 장실과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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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첫 날, 둘째 날 모두 Paul을 만나고 너무 피곤해 헤어진 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둘 사이의 호텔이 무척이나 가깝다는 사실과 하루종일 속이 안 좋아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통에 무척이나 힘든 며칠을 보냈고 있었어요.


어제는 The Train Street라고 좁은 골목 길 사이로 실제 기차가 운행되는데 그걸 보러 갔어요. 사실 어제, 그제 이틀 연속 보러 갔는데 그제는 시간을 잘못 알아 기차가 다니는걸 못 보고 어제는 저녁 7시에 사파에서 하노이 기차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구경할 수 있었어요.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기차를 보고 여전히 속이 안 좋아 저녁은 포기하고 돌아오는데 혹시나 Paul이 호텔 로비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고 있나 봤더니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호안끼엠 호수에 갔거나 새로운 여행자 친구들과 술 마시러 갔나보다 하고 저는 호텔로 돌아왔었죠.


그리고 저녁에 사실 설사와 구토로 인해 밥도 못 먹고 고생중이라고 메세지를 보내놓고 겨우 누웠는데 역시 잠은 거의 제대로 못 자고 밤을 지새웠어요.




아침에 paul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도대체 뭔 일인지 술도 아니고 과일 쥬스를 마셨는데 그게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왔어요. 스마트폰은 분실중이고 노트북은 파워 차저에 이상이 생겨 못 쓴다고 했으니 호텔 로비에서 컴퓨터 사용중일거라 생각하고 paul의 호텔로 갔더니 역시 있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를 나누고 봤더니 얼굴은 다쳐있고 돌아서 발을 보여주는데 신발은 사라지고 웬 삼디다스 보다도 못한 헤진 슬리퍼를 하나 신고 있는데 뭔 일이니? 하고 물으니 쥬스를 마시고 기억이 없대요.


새벽 2시 정도에 들어온 건 기억이 나고 노점에서 파는 쥬스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는데 2백만동 정도가 사라졌다는 사실과 자신의 신발 또한 사라지고 낯선 헤진 슬리퍼를 신고 돌아왔다는 것만 기억하더라고요.


전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분짜를 먹으러 갈 생각인지라 같이 갈래?라고 하니 그 슬리퍼를 신고 올드쿼터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흐엉리엔까지 갔어요. ㅎㅎㅎ;;;




요새 하노이 온도는 낮 시간 내내 36도에요. 차가 다니는 길을 돌아다니면 아마도 40도는 넘어설 듯 한 날씨인데 슬리퍼를 신고 저를 따라왔으니 이 친구도 대단하긴 하네요. ^^*



- 냐항 흐엉리엔 -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이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이 곳 분짜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더욱 유명세를 타는 곳이죠. 실제 이 날 저희 옆자리에 한국 관광객들 앉에 계셨고, 계산하고 나오니 한국 단체 관광객 팀이 내려 식사하러 왔더라고요. 조금만 늦게 갔어도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 뻔 했어요.


그렇게 걸으며 대충 어제 저녁의 긴 사연을 들어보니 어느 식당에서 파는 쥬스를 마신건 아니고 길에서 파는 과일 쥬스를 마시고 저리 됐다는 이 친구, 이틀 전에 스마트폰을 오토바이 탄 베트남 커플에게 소매치기 당하고도 이렇게 경계심을 못 갖을까 싶기도 하고 막상 저였더라도 혼자서 걸어다니다 마셨다면 당했겠다 싶기도 했어요.


영화 행오버가 생각나기도 해서 약간 웃기기도 한데 도대체 어제 저녁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이 친구를 첫 날, 둘째 날, 그리고 넷째 날 이렇게 세번을 만났는데 오늘 느낀 바로는 저렇게 얼굴은 뭘 하다 다쳤는지 까져서 빨개지고 삼디다스 보다도 더 어설픈 핑크색의 헤진 슬리퍼를 신고 그 위에 양말을 신었어요. ㅎㅎㅎ;;; 그렇게 먼 흐엉리엔까지 걸어다니며 느낀 바로는 이 친구가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 얼굴이구나였어요.


첫째 날부터 계속 이 친구의 약간 복잡한 연애사를 들었고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대만 여자와 태국 여자분의 사진을 봤는데 엄청 이쁘더라고요. 뭐 이뻐봐야 남의 여자고 사귀는 건 저 친구가 사귀는거니 관심도 없어서 그냥 보고 그런가보다. 뭐 남의 연애사이니 사귀던 헤어지던 본인 마음이지 하며 넘겼는데 오늘 길을 걸어다니며 보니 이 친구를 쳐다보는 여자들의 눈빛이 이래서 남자도 잘 생기면 어떻게 입어도 눈에 띄는구나였어요.


뭐 남자 잘생긴거야 관심이 없지만 지나치며 마주치는 여자들 눈빛을 보면서 이왕이면 남자도 잘생긴게 좋아~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에잇~ 잠시 얘기가 외모로 빠졌네요.


그렇게 같이 밥을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며 돌아오는데 저도 지치고 이 친구도 지치는지 헤어져 각자 호텔로 돌아왔어요. 저는 내일 이른 아침에 사파로 들어가야 해서 그렇게 작별을 하며 paul에게 베트남이 맞지 않은 듯 하니 대만이든 캐나다든 어여 돌아가라고. 이 친구도 다낭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베트남에서 더 머물고 싶지는 않은 듯 해요. 부모님 뵈러 캐나다로 돌아가려고 해서 어여 가라고 더 있다가는 정말 큰 사고 날 듯 하다고 걱정해주며 헤어졌어요.


그 이후 저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물을 그동안 그냥 마셨는데 오후부터는 끓여마시니 조금 속이 편하더라고요. 술병과 무더운 날씨 등의 복합적인 원인이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


내일 이른 아침에 사파로 떠나면 그 뒤로 푸꾸옥으로 가기에 한 번이라도 더 분짜를 먹어야겠다 싶어 오후에는 닥킴에 가서 또 분짜를 먹었어요. ㅎㅎㅎ;;; 그리고 호안끼엠 호수를 한 바퀴 돌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아니 저 멀리 키 큰 멀쑥한 멀대가 보이는게 paul이더라고요. 저녁에는 그래도 머리에 왁스를 발랐는지 더 말끔해 보이는데  신발사러 나가면서 저녁 먹고 저녁에 맥주나 한 잔 하려고 한다고. ㅎㅎㅎ;;; 말하는 그를 보면서 밑을 내려다보니 아직 핑크색 헤진 슬리퍼에 양말 신고 있더라고요. ㅎㅎㅎ


참 저리 뭔가 당하고도 그래도 잘 돌아다니네 하면서 신기했어요. 이따 저녁에 맥주 한 잔 할까? 해서 그래 하자. 그런데 어떻게 연락하지? 넌 연락할 방법이 없잖아 했더니 저녁 먹고 신발사고 난 뒤 호텔로 들어와 연락하겠다 하더라고요. 전 그 사이 호텔로 돌아와 내일 사파로 떠날 짐 정리하다 이렇게 간만에 블로그에 글 써봅니다.


하노이에서 보낸 나흘 동안 paul하고 수다 떠는 시간 아니면 혼자 호텔에서 장실과 친분을 쌓으며 지낸 것 말고는 크게 한 일이 없네요. 그나저나 paul 이 친구, 혼자 술 마시면 또 뭔 일이 일어날려나 걱정 되는데 과연 술을 마셔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이따 호텔 돌아오면 메세지 보내고 저도 상황봐서 만나자고는 했는데 걱정도 되면서 제 걱정이나 하는게 맞기도 하면서 그래요. 참, 지금껏 여행지에서 만난 여행자 친구 중에서 가장 걱정되는 친구면서 여자에게 인기많은 부러운 친구이기도 하네요.


그럼 저는 짐 정리하러 가야겠네요. 원래는 사파 호텔 예약과 버스를 예약하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paul 때문에 여행지에서 보낸 별난 일들을 적게되네요. ^^' 이따 저녁에 paul을 만나면 하노이에서 둘이 행오버 한 편 찍는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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