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미각이 깨어나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시각적 미가 돋보이는 영화 <봄>

2018. 4. 10. 18:13문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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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두 편을 봤다. 한국 영화 여러편을 봤으나 이렇게 흔적이나마 나만의 감상 소감이나마 남기고픈 영화를 두 편 봤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우선 영화 <봄>은 두 번이나 봤다. 박용우, 김서형, 이유영 주연, 조근현 감독의 영화이다.


영화 봄 (late spring)


작업실 앞 호수(?) 강(?)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 박용우와 김서형이 함께 걷던 그 길가의 아름다움 또한 눈에 기억에 오래 남았다. 전체적으로 작품 전개 또한 나쁘지 않았지만 연기나 배경 모두 꽤 멋진데 그 중에서 단연 으뜸은 배경이다.


인체의 아름다움이나 '미'에 대한 개인적 지식이나 이해는 너무나 바닥이다. 사실 어릴 때 부터 미술을 안 좋아했고 손으로 만져서 뭘 하는건 '똥손'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 영화에 대한 내 개인적 평은 지금껏 봤던 한국영화에서 시각적으로 꽤나 아름다움을 오래 각인시켜 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후로 오랜만에 영화, 봄 (late spring)에서 느끼게 됐다.


영화는 벗는 장면이 많이 나오므로 청불이다. 물론 모든 남자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의 시각적 반응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유영이라는 연기자의 몸매가 꽤나 순수하면서 자연스런 하지만 '몸에 대한 아름다움'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카메라가 그렇게 잡아주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였지. 그러나 자네 덕분에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게되었어. 사람의 얼굴에 베인 삶의 흔적을 얼마나 아름다운것인지 나는 이제야 비로소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네."


예술을 이해하기 어려운 내게 오랜만에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 자체에 충분히 매료되게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주연, 임순례 감독의 영화다. 영화를 개인적으로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미각 자극 영화다' 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이제 세대가 달라서인가? 내용적으로는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검색해보니 소확행, 요새 가장 뜨고 있는 단어,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연관된 듯 싶다. 서울 태생이라 시골의 그런 느낌을 모르겠다. 전원적 생활에 대한 동경이 있긴 한데 (이는 대부분의 남자라면 다 있을 듯 하다) 막상 치앙마이에서도 살아보고 끄라비 같은 약간 도시와 전원의 느낌이 뒤섞인 곳에서 오래 머물러 보곤 했지만 난 서울 태생이다. 역시 100% 맞지는 않다.


소확행과는 별도로 영화에서 귀촌 또는 고향으로의 회귀가 나처럼 서울 태생은 고향이 없는것과 같으므로 무슨 말인지 모른다. 나만 모를수도 있지만 여튼 영화 속 장면에서 별다른 감동이나 동조가 되는 부분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신선하고 이렇게 소감이라도 적고 싶었던 딱 하나의 이유는 이 영화를 보면 배가 고파진다. 일드 <고독한 미식가>나 <심야식당>이 생각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볼 때 와인에  스모키드 치즈와 아몬드, 허니버터 칩을 먹으며 영화를 감상중이었는데 내 단조로운 안주에 속상해하며 영화를 봤다.


"땀을 뺸 후에는 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막걸리를 직접 만든다. 내가 졌다.


이 영화, 슬로우 푸드와 관계된 영화인가 했는데 나중에 영화를 다 보고 검색해보니 소확행과 관련이 깊나 보다.


"최고의 안주는 알싸한 추위와 같이 나눠 마실사람"이라고 말하는 이 영화.

혼술하는 독거남에게 절대 위험한 영화다.


"너네도 사는게 힘들지?" 소가 아닌 우리에게 던진 말 같다. 이 영화가 날 힘들게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음식을 잘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는 만든 음식을 친구들과 나눠 먹는다. 혼술과 혼밥을 하는 독거남에게 쿨하게 이 영화를 넘기고 싶었지만 실증나지 않는 전개와 음식을 만들어 먹을 때 마다 아! 맛있겠다! 너무 맛있겠다!를 외치며 내 안주를 불쌍히 여기게 만든 영화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영화 속 여주인공이 알리오리오를 직접 만드는데 그 위에 향긋한 꽃잎을 뿌렸다. 잠깐 스쳐가는 생각으로는 아 너무 맛보고 싶은 맛이긴 한데 와인이나 막걸리 하물며 차 한 잔 마시지도 않고 먹다니 하며 봤다.


영화 내용과는 전혀 딴 소리다.


영화를 보며 공감 따위를 느끼는게 전혀 없다. 내 감정은 메마르다 못해 건조주의보 상태인 듯 하다. 그럼에도 영화는 먹는 재미가 우리네 인생에서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 새삼 만들고 먹는 걸 보여주며 쉽게 이해시켜 준다.


소확행 많이들 즐기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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