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 나카지마 교코

Posted by 톰하 3H의 신나는 인생
2018.07.01 11:03 책●영화 리뷰

영화 아주 긴 변명에서 후카츠 에리 씨를 보게되서 무척이나 반가웠는데 처음 춤추는 대수사선으로 알게되어 여러 드라마 등에서 활동하는걸 보다가 거의 마지막 작품으로 [막내 장남 누나 셋]을 봤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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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이있었음을 작품활동 내역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약간은 가족 드라마 느낌이 강했던 [막내 장남 누나 셋]이 제 기억에 오래 남아서였을수도 있겠네요.


나카지마 쿄코의 [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는 제목만 봐도 대충 무슨 내용일까 짐작이 가는 소설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뭔가 내게 필요한 내용이거나 아님 너무 멋진 표현이 담겨 있으면 보통 메모를 해두는 편이에요.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도움이 될수도 있고 무엇보다 책리뷰를 하거나 제 스스로에게 책 속에 내용을 한 번 더 음미하게 함으로써 뭔가 새로운 자극을 일깨울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 소설은 그럴만한 메모가 많이 없었던 소설이에요. 유일하게 저랑 관련을 굳이 찾자면 장녀 이쓰코의 남편 소스케가 사업을 하기 전 직장이 증권회사였던 점. (저는 전업투자자이므로 별 관련은 없겠네요) 1남 2녀 중 막내이자 장남인 가쓰로는 히키코모리이자 전업투자자라는 점이죠.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다르다.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한국에서라면 치과의사의 공동원장이었던 류타로가 조금은 더 상류층 계급에 속해있을텐데 책에서는 중산층 가구의 모습으로 나와요. 일본 사회와 한국 사회가 다른 점일지 아니면 장녀 이쓰코의 남편, 소스케가 사업을 했을 때 류타로의 아내 하루코 몰래 여러차례 도움을 준게 집안 경제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줬는지 여부는 소설에서는 알 수 없어요.


그렇게 의사 생활을 은퇴한 남편 류타로와 침략전쟁이 한창인 시절 만주에서 태어난 아내 하루코, 치매에 걸린 하루코의 어머니 다케 (92).


첫째 류타로의 사랑을 받고 자란 장녀 이쓰코와 IT 사업을 하다 망한 그의 남편 소스케

둘째 하루코의 사랑을 받고 자란 차녀 도모에는 이혼을 하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합니다.

그리고 막내이자 장남인 10여년 간, 가족들과 대화조차 거부하며 집에서 머물지만 존재감 조차 없는 히키코모리 전업투자자 가쓰로.


그리고 첫째네 아이인 사토루까지 총 4대가 겪는 일본의 가족을 픽션으로 다룬 소설이에요. 이렇게 장황하게 소설 속 주인공들의 내력을 안내한 건 그 안에 복잡한 사연들은 어쩌면 우리가 겪는 수 많은 일들 중 특별한 에피소드일지 모르겠으나 어느 집이든 각각의 이유로 가족 구성원들이 많다면 그 만한 사연들이 존재할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류타로의 기준으로 보면 장모 다케와 아내 하루코. 그리고 자녀들인 이쓰코와 도모에, 가쓰로까지 평온했던 자신의 가족에 유일한 흠은 아들 가쓰로와 부양해야 하는 치매 걸린 장모 다케일거라 생각하며 삶에 평온을 유지하며 지냈는데 어느 날, 첫째네가 사업에 망해 들어오고 둘째 딸이 이혼해 들어오면서 그들 부부에게 많은 혼란을 가져다줍니다.


전형적인 가장 류타로는 사실 자기의 자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요. 묵묵히 가장의 역할은 잘 수행하며 살았지만 정작 자녀들에게 어떤 일들이 문제이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는 잘 모릅니다. 예전 일본 드라마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이유가 일본 드라마는 조금 더 한국 드라마에 비해 현실적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꽤나 밋밋하고 큰 재미나 흥분을 갖기 어려운데 대신 소소함과 현실감은 꽤나 느낄 수 있어요. 한중일 국가 특유의 외교분쟁이나 역사 인식 문제로 인해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지만 정작 소설을 통해 읽다보면 동아시아 이 세 나라의 가족에 대한 문화나 이해는 많은 부분 일치하는 듯 싶어요. 


그래서 가족에 대한, 그것도 대가족에서나 일어날법한 그러면서도 일본 사회가 안고있는 문제를 각 세대를 대표하는 4대를 통해 보여주고 나름대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또는 이해하려는 모습도 소설에서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각자의 세대, 4대가 각자의 세대만이 겪을 수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나 수긍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과 각각의 문제로 소요가 일어났을 때 나름 대처하는 방식과 이를 이해하고 보다듬을려는 특유의 가족애를 볼 수 있어서 마치 일본 드라마 한 편을 본 듯, 픽션이면서 무척 현실적고 소소한 재미를 많이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책도 속도감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고요.


첫째 이쓰코네는 사업이 부도 나 처가살이를 하게 되는데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쓰코의 아들은 공립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가장 두려운 왕따를 면할 수 있을까요?

둘째 도모에는 이혼을 하고 자기보다 한참 연하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미혼모로써 자신있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셋째 가쓰로는 히키코모리로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집안의 골치였는데 과연 그가 변화될 수 있을까요?


이런 자녀를 둔 부모는 어쩌다 우리 집이 이렇게 됐을까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을 가책하게 되는데 이런 불편한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대가족이 안겨주는 각자의 소요를 유쾌하게 펼쳐낸 [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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