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누구나의 연인 - 플로리앙 젤러

2018. 1. 7. 18:02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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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읽는 남자입니다.


<누구나의 연인>이라는 프랑스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조금은 딱딱하거나 어렵고 추상적인 단어들이 너무 많아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읽는 속도가 나지 않을까 따분할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어요.


이 소설을 쓸 때 작가, 플로리앙 젤러가 23살이었다니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인간 내면의 심리적 묘사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걸어보지만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가 도망치과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으로부터이고, 그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는데.' 

'그의 안에서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양립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기차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 누구나의 연인 중에서..


소설 속의 트리스탕은 유능하고 잘 생긴 29세의 젊은 변호사로 나오지만 그에게 사랑은 그저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순간의 쾌락'정도입니다. 그런 그에게 '아멜리'라는 여자가 '그녀는 도둑처럼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의 소제목 처럼 그의 삶에 불쑥 끼어듭니다.


그는 결코 한 여자에 안주하거나 사랑할 수 없을거라는걸 알기에 그의 내면에서는 아멜리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멜리를 떠나게 됐을 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하며 그녀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사랑은, 뒤에 남기고 가는 슬픔을 통해 계속 그 존재를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 누구나의 연인 중에서..


이 소설에서 매력적인 부분은 트리스탕의 관점에서 얘기가 주로 흐르지만 아멜리의 생각과 얘기도 교차해서 들여다 보면서 그들의 사랑이 아니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랑이 얼마나 '희극과 같은, 우연에 의한 환상인지'를 나타내줍니다.


그는 그녀가 우연히 그에게 다가왔다고 믿지만 그녀는 그를 센강에서 부터 쫓아갔으며 아무 생각없이 어떤 말이라도 걸기 위해서 "폴란드의 서점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라고 물어봅니다. 트리스탕은 아멜리와 사랑을 나눈 첫날 밤, 그녀가 흘린 눈물을 보고 그녀에게서 다른 여자에게 느끼지 못하는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그녀를 떠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눈물을 보인 건 렌즈 때문이었는데 말이죠. 


이렇듯 연인의 사랑은 우연과 필연 어딘가에서 각자의 관점에서 상대를 해석하며 벌어지는 한 편의 '환상의 희극'입니다.





하지만 정작 와 닿은 소설에서의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감정이입이라고 해야하나요? 너무나 트리스탕의 내면에 와 닿더군요.


'그는 자신의 삶이 영웅적이기를, 숭고한 삶이 되기를 바랐지만, 보잘것없는 목표와 쓸데없는 까다로움, 하찮은 쾌락들을 쫒으며 삶의 초반부를 망쳐버렸다.'  (중략)

'이 세상에서 아직 그에게 허락되는 유일한 위안은 가끔씩 울 수 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오늘날 그를 슬프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고통의 초라함이다. 고통의 보잘것없음이다.'  (중략)

'그의 태도에서 가장 나쁜 점은 변명과 이유를 스스로에게 쉽게 용인하다는 것이다.'


- 누구나의 연인 중에서..


이 글을 읽은 다른 분들은 어떻게 다가왔을지 모르겠네요. 사랑은 그 자체로 환희입니다. 그리고 또한 고통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사랑만을 쫓다 돌이켜 보니 무엇인가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놓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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