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퇴사하겠습니다, 누구. 토머스 그레이 안데르센을 만나다, 현대문학상

2017. 12. 25. 19:55문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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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 '퇴사하겠습니다' - 이나가키 에미코 저, '누구' - 아사이 료 저. '토머스 그레이 안데르센을 만나다' - 필립 J. 데이비스, 2015 현대문학상, '소년이로' 편혜영 대상 작 외


12월 6일, 강한 추위가 몰아닥칠 시기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는데 그래도 그 추운 겨울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E-Book으로 읽던 것을 손 맛을 느끼며 읽는 책이 그리워서였을까요.


어머니가 겨울만 되면 병원 중환자실에 들어가기에 건강이 걱정되었지만 이번 요양 병원을 옮긴 뒤로는 그렇게 크게 아프지 않으셔서 다행이네요. 

이모가 집으로 찾아와 40일 간 집을 비운 사이 어머니 치과 치료 등 여러 상황에 대해 알려주셔서 이모에게 무척이나 고마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어요. 

점심이라도 같이 하면 좋을련만 바쁘다고 바삐 가는 혼자 사는 이모를 보니 가족과 자녀가 필요한가에 대한 상념에 빠져 들게되네요.


첫 날은 너무나 피곤해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둘째 날이 되어서야 요양병원과 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대출하였어요.





방콕에서는 깊은 잠에 드는 경우가 드물어서 그런지 전 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서관에 갔더니 무슨 책이 흥미가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한 시간을 넘게 고르고 또 고르다 일단 뭐라도 읽자라는 생각으로 총 4권을 빌렸습니다.


가장 흥미롭게 꼽았던 책은 '철학자 고양이 토머스 그레이 안데르센을 만나다'였어요.

하지만 3~4일 읽으며 너무나 책을 읽는 속도에 탄력이 붙기 어려워 중간에 포기하고야 말았어요.

철학자가 진부한거니? 아님 이 책의 저자가 하려는 말이 진부한거니? 모르겠다 모르겠어 ㅎㅎ



조금은 진부할거라 생각했던, 진부하겠다고 느낀게 토머스 그레이에서도 고양이가 나오고 '퇴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본 에세이 문학 중에서 고양이 소재로 한 책들을 많이 봐서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퇴사하겠습니다'를 골랐던 이유는 최근에 생각할거리를 남겼던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였어요.


(출처 - 다음 영화)


'퇴사하겠습니다' - [아나가키 에미코 저]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묻고 싶은 것입니다.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돈을 인생에 지배당하는 것 아닌가요?

돈이 없어도 행복한 라이프 스타일의 확립을 목표로 삼자. 였어요.


'물건을 손에 넣으면 풍요로워진다'는 발상은 급속도로 과거의 산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의 별명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거기서 얻은 돈으로 소비합니다.

모두가 성장하 수 있던 시대에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제가 돌아갔습니다.


'있으면 편리한' 것들은 의외로 쉽게 '없으면 불편한'게 되어버립니다.

그 결과, 경제성장에 휘말린 사람들은 점점 물건에 의졶지 않고는 살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경제성장은 우리의 자립이 아니라 의존을 낳아버린 게 아닐까요?


일이란 원래, 사람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행위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기뻐할지 고민하는 것은, 무엇보다 창조적이고 가슴 뛰는 행위입니다.


회사를 그만 둔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그건 바로 '일'입니다.

취직을 하고 싶은 것도, 돈을 벌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일'은 하고 싶습니다.


- '퇴사하겠습니다' 중에서



저자는 급성장하는 과도기 사회에서 회사 생활(아사히 신문사)을 했었고 그 때의 성취, 행복감을 얻었던 세대입니다.

하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회사라는 사회가 한계에 다다르자 '회사'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가 아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필요하게'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존재. 그것이 회사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승진과 급여'

회사가 소속된 사원에게 필요한 건 '성과' 하나만 남게 되었다는 거지요.


일본 에세이 문학이 잘 읽히는 개인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그들이 겪는 문화, 사회적 현상이 점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책에서는 고령화 사회, 고속 성장과 경제 성장에 한계에 부딪힌 현실, 성과 중심적 회사 문화와 국가의 회사 사회. 아베식 일본 경제 부흥 정책 등에 관해 말을 합니다.


한국이 겪고 있는, 때로는 앞으로 겪을 당면 과제 등을 일본은 미리 앞서 겪고 있습니다.

한국은 근현대 일본에게 겪은 아픔 때문에 애써 일본을 외면하고 들여다 보지 않으려 하지만 안 좋은 점만은 너무나 무서우리만치 닮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그들의 자각있는 성찰은 우리가 보고 무엇을 고쳐나가야 하는지 그 해답을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회사 사회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국가적 관점과 개인적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으며 자신이 대기업 신문사에서 안정된 급여를 받으며 살 수 있음에도 뛰쳐나와 겪는 현실적인 문제와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와 닿았던 건, 회사 사회를 통한 '일'이 아니더라고 충분히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으며 회사 생활을 안 하는 사람일지라도 '일'은 하고 싶다는 점입니다.

'일'이 없다면 마냥 놀 수 있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주어진, 인간이 최초에 했던 가장 큰 업무는 '노는 것'이라고요.


하지만 요새는 그 생각이 변했습니다.

나이 들어도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행복을 내 옆에 두고 살 수 있는 건, '일'과 '일'을 통한 사람들과의 '교류'라고요.



'누구'는 이 작품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아사히 료]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갖습니다.

솔직히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다룬 이야기인지라 내용 면에서는 끌리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조금은 '나랑 맞지 않구나, 일본인들이 대체로 느끼고 생활하는 생활관과 문화의 차이가 들어나는 구나' 정도.


아직 읽고있는 중이지만 탄력이 붙지 않아 끝까지 완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015 현대문학상 수상작 '소년이로' - 편혜영 저 대상작 외


장편소설이 아닌지라 여러 의미있고 실험적일 수도 있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고 한국 작가들을 알아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상작품에 대한 해설이 있어 어렵게 와닿는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때로는 나만의 견해를 가져보는 재미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상작 대부분이 그렇듯 속도가 붙지는 않네요.


나중에라도 도서관에 방문해서 다시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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